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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국판 칼라 ]
신훈 글, 그림 | 태동출판사 | 2000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7 리뷰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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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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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18g | 153*225*20mm
ISBN13 9788988820551
ISBN10 89888205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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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그것은 진정 청춘의 마지막을 예고하는 것이었을까요. 하지만 졸업후에도 나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신경쓸 것이 너무 많아 치이기도 하고 속상해 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 동안 아주 평온한 나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죠. 졸업이라.. 어쨌든 인생은 평생 배우는 것일테니까요.
--- p.142
전 모기 이외에도, 그리마(돈벨레)와 바퀴벌레를 극히 싫어합니다. 모기와 바퀴는 명백한 나의 적(물린 적이 있기 때문), 처치하는 데 털끝만큼의 정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마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은데다 잡은 후의 모습이 더 고역이라...크으...(상상 중) 그런 고로 어느 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돈벌레에게 얘기를 건 적이 있습니다. '너의 종족에겐 특별한 원한 같은 건 없다, 내 눈앞에만 나타나지 않으면 잡지 않으마, 밤이나, 내가 없을 땐 마음대로 이 집을 돌아다녀도 좋다, 내 눈에만 띄지 않는다면 그걸로 난 족하거든.' 라는 일종의 협정과 같은 것이었죠. 그 다음날부터 신기하게도 돈벌레느 내 눈앞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내 친구라든가, 어머니는 가끔 본다고 합니다만, 어째서인지 내게는 보이질 않는 거였죠. 그리마들은 약속을 지켰던 겁니다. 시도해 보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모든 생물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신 . 친구에게 이런 얘길 해주니 제게 그러더군요. '너...나우시카냐?'
--- p.177
삼국지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랑은 어차피 길 옆에 피어 있는 꽃이거늘....'

대의를 위해 사랑을 버리고 도망치던 유비가 한 말입니다. 그걸 보고 그때부터 전 '그렇군, 인생의 길에 사랑은 잠시 보고 지나가는 장식물일 뿐이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알고 지내는 선배에게 그 생각을 얘기하니 그러더군요. 길이 끝날 때까지 주욱 이어져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본 적이 있냐고요. 뭐랄까, 인식이 확 바뀌는 느낌. 인정하죠, 그 순간만큼은 그 선배가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어이 듣고 있어? 칭찬하고 있는 중이라구.) 물론, 간디 같은 원래부터의 인격자도 아니고, 그 다음부터는 별 쓸모있는 말은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만.^^;; 나와 비슷한 정신연령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한 말이라 그럴까요, 그 말만은 왠지 가슴속에 남더군요. 그 이후로 제 인생의 테마는 '사랑'이 된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 1,2년 정도는 약발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만, 내 인생길의 꽃들은 좀 지나치다 싶게 듬성듬성 나 있는 것 같군요.
--- p.159
대의를 위해 사랑을 버리고 도망치던 유비가 한 말입니다. 그걸 보고 그때부터 전 '그렇군, 인생의 길에 사랑은 잠시 보고 지나가는 장식물일 뿐이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알고 지내는 선배에게 그 생각을 얘기하니 그러더군요. 길이 끝날 때까지 주욱 이어져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본 적이 있냐고요. 뭐랄까, 인식이 확 바뀌는 느낌. 인정하죠, 그 순간만큼은 그 선배가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어이 듣고 있어? 칭찬하고 있는 중이라구.) 물론, 간디 같은 원래부터의 인격자도 아니고, 그 다음부터는 별 쓸모있는 말은 별로 듣지 못했습니다만.^^;; 나와 비슷한 정신연령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한 말이라 그럴까요, 그 말만은 왠지 가슴속에 남더군요.
--- p.159
꿈에서 멋진 경험을 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되어 갈 때, 혹시 이게 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곧 꿈은 깨어지고 말죠. 그리고 남는 것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에 대한 안타까움뿐. 생각해보면 내 꿈은 그렇게 클라이맥스에서 끝나버린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기분이 드는 거겠죠. 만일 가능하다면 죽을 때쯤 되어, 행복한 꿈속으로 빠져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깨지 않고 그 속에서 스토리를 즐겨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렇게 되면 그것은, 천국이라는 것이나, 환생이라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앗, 갑자기 모호해지는군요. 만일 여러분, 현실에서 만약 아주 좋은 일이 생기면, 절대 그걸 의심하지 마십쇼... 그때가 바로 꿈일지도 모르니까요.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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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행의 길을 걷는 많은 의인 중에는 독특한 자기만의 수행방식으로 공력을 쌓는 선우(仙友)들이 있다. 청풍의 경우 일찍이, 자신을 사물에 투영하는 방법을 행했는데, 그가 선택한 것은 막대기였다. 우선 선사는 목검을 쥐었다. 검에 투사된 사신을 휘두르며 무수한 전투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해 나아갔던 것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막대기를 만나게 될 때까지 그는 지독한 고독에 시달려야 했다. 두 번째 막대기는 펜대였다(역시 공력이 쌓일수록 막대기는 작아지는 것인가?).

검에서 펜으로의 이적을 통해 청풍은 이제 또 다른 전환기를 맞게 된다. 그는 이제 작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공력을 쌓아가고 있다. 만일 여러분이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를 스쳐지날 때, 맑은 바람이 그대를 스친다면, 그리고, 그 바람에서 잊고 지냈던 우리 자신의 향(香)을 느낀다면, 그때 뒤돌아보라. 거기 한 수도자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과거의 짙은 고독을 숨기고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걷고 있을 또 다른 우리가…

만화가 양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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