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기본을 갖춘 여러분, 문법과 조금은 가까워졌나요?
한 번 더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문법을 왜 공부해야 할까요?
중학생 중에서 문법을 쉽고 재미있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개 문법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거나,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문법을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 애초부터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주어진 개념과 예시를 외우고 문제 풀이를 반복하고는, 시험이 끝나면 언제 배웠냐는 듯 이내 잊어버리고 맙니다. 안타까운 학습-망각의 쳇바퀴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문법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학습해야 할 내용은 많기 때문입니다. 강의식 수업으로 지식을 최대한 전달하고, 까다로운 부분은 예시와 설명을 보충하며 학생들이 일단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대비해 줍니다. 가끔 어떤 학생이 이런 것을 왜 배워야 하냐고 물어보면, 정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답변합니다. 하지만 문법 개념과 현실의 의사소통 사이에는 마치 거대한 벽이 있는 듯합니다. 그 벽을 무너뜨려서, 학생들의 지식과 소통 역량이 연결·융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일 것입니다.
이 책은 여러분이 문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탐구하여,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에 주안점을 두어 만들었습니다. 문법은 단순 암기의 대상이나 성적을 변별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문법은 말과 글에 담긴 규칙과 원리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언어의 체계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며 접하는 모든 정보와 지식은 언어의 형태로 생산·전달되는데, 그 언어의 질서가 바로 문법인 것입니다.
울음으로 자신의 모든 의사를 표현하던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이 자신도 모르게 직관적으로 습득했던 국어의 말소리·단어·문장은 왜, 어떻게 그런 형태·의미·구조를 지니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물론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말과 글의 질서에 대해 궁금히 여기는 마음과 그 궁금증을 풀고자 하는 태도입니다. 이것이 바로 탐구심입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탐구심은 발전과 혁신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됩니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와 ‘어’는 왜 다른지, ‘아’와 ‘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등을 이해하는 과정이 바로 문법을 공부하는 일입니다. 제대로 공부한다면, 실생활에서 상황과 상대에 맞게 ‘아’와 ‘어’를 어떻게 구별하여 써야 하는지 알고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모국어인 국어의 문법 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며, 나아가 탐구심은 물론 비판적·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바탕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법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공부의 목적이나 학습 목표를 먼저 성찰해 보면 어떨까요? ‘목적’은 국어사전에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이라는 의미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것을 실현하고 어디론가 나아가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문법을 왜 공부하는지, 자신이 공부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면 눈앞의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공부의 중심과 방향을 잘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생스러우면서도 뿌듯한 그 과정을 경험하는 여러분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패턴 국어 중학문법:심화편]에서는 현행 2015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2015 교육과정 이전에 있었던 조금 더 어려운 문법 개념을 공부하게 됩니다. 중학교 수업을 이해하고, 내신 시험을 대비하는 데에는 [패턴 국어 중학문법]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패턴 국어 중학문법:심화편]을 꼼꼼하게 공부한다면 고등학교에서 배우게 될 학습 내용 준비는 물론, 국어 문법 체계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심도 있게 이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구분하고 자각하여,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메타인지(meta-認知)’라고 합니다. 메타인지와 공부의 선순환이 만들어지면, 시간과 노력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므로 학습과 삶의 효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집니다. 특히 문법은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있기에, 말과 글의 규칙과 원리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메타인지를 향상하는데 좋은 자극과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시나브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