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걸어가니 길이었다

걸어가니 길이었다

: 강승원 산문집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1쪽 | 412g | 152*225*13mm
ISBN13 9791190526630
ISBN10 11905266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북쪽 땅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짧은 시간에 살펴보고 만났던 몇 사람의 군인이나 식당 종업원, 호텔 종사원, 면세점직원 등은 남쪽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거의가 얼굴에 웃음을 띠거나 밝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그런 원인이 우리 남쪽 사람들이 지레짐작하고 있는 것처럼 곤궁한 생활에 지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유롭게 살아가는 남한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 같은 것 때문인지 그 속내는 올바로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향교에 모셔져 있는 몇몇 중국의 성인들 위패를 계속 존치하면서 제향을 올릴지의 여부를 일반 시민들의 공론화에 붙여 볼만한 문제라고 본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조선왕조시대에 득세했던 몇몇 명나라와 청나라를 좋아했던 학자와 당파들이 만들어 낸 식민잔재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르고 세상이 바뀌었다. 이십일 세기가 된 지금 유교사상의 부활이나 존속을 위해서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를 무작정 짝사랑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다다른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 학벌 시새움이나 명문 선호 관행은 세상이 생겨난 뒤부터 이어지는 암울한 질병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역사시대 이래로 이 땅을 다스렸었던 명문거족들의 지배이데올로기는 수많은 왕조시대를 거쳐서 장삼이사로 분류되던 평범한 시민들이 나라의 주인이 된 민주공화국시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쉬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제도권과 비 제도권의 다툼, 공직사회를 비롯하여 재벌기업과 개인기업에서 인력을 부리는 사람과 상급자의 부림을 받는 고용한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의 불협화음, 이밖에 노동 현장에서 빚어지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시새움, 영세한 토착 농민과 거대한 농지를 가진 신흥농촌 자본주와의 싸움이 모두 그 울타리를 벗어나서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나 잘 아는 일이지만 우리 겨레는 옛날부터 밥을 먹은 뒤에는 입가심으로 밥 〈숭늉〉을 먹어왔었다. 밥을 퍼낸 뒤 밥솥 바닥에 눌러 붙은 밥 누룽지에다 미리 받아놨던 쌀뜨물을 부어서 팔팔 끓여낸 숭늉은 영양성분으로 분석해 봐도 그 지수가 높았겠지만 맛이 참으로 구수하였다. 숭늉 가운데서도 흰쌀밥을 퍼낸 뒤의 숭늉은 으뜸가는 먹을거리나 다름이 없어서 잘사는 집이나 못사는 집을 가리지 않고 모든 가정에서 밥을 먹은 뒤의 마실 거리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 기막힐 만큼 구수한 맛의 숭늉이 지금 우리의 생활 속에서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러니까 재래한옥의 부엌에서 장작이나 연탄 같은 땔감을 때서 밥을 해 먹던 한국인들의 주식생활문화가 층층 살림집이 늘어나면서 어느 틈엔가 온돌용 구들과 밥을 해 먹는 재래식 부엌이 사라지고 밥해 먹는 곳의 구조가 완벽하게 서양식 〈주방〉으로 바뀌었고 조상들로부터 내려받아 온 숭늉을 만들어 먹던 버릇이 뜬금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사실 엄밀하게 다져보면 의술과 인술은 애초부터 공존할 수가 없다. 다만 인술과 의술이 공존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공존할 수가 없는 〈인술〉이 우리의 공동체 사회에서 극진한 존경과 흠모를 받아왔던 것이다. 의술이 이런 본바탕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욕망에 치우칠 때 평범한 시민들은 존경심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치료비를 내지 않는다고 병든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의사들은 인술이 뭔지 모르거나 아예 인술 베풀기를 포기한 돈 밖에 모르는 의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해 전이다. 어느 날인데 집안에 어떤 일이 있어서 가족들이 거의 모인 자리가 있었는데 아내가 굳어진 버릇을 바꿔보자는 놀랄만한 발언을 하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생일날에 미역국을 끓여 먹는 바탕은 아이를 낳은 어머니를 위해서 생겨난 것이지 생일을 맞는 당사자들을 위함은 아닐 것 같다”면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한국의 어른들은 누구를 가리지 말고 생일날 아침에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미역국을 끓여 드려야만 올바르게 생일상을 차려 먹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나는 아내의 남다른 이 발언을 옳거니 하고 손뼉을 치면서 받아들였다. 미역국은 틀림없이 아이를 낳은 애 어미의 산후영양을 염려하여 먹게 되었던 음식일 것이 틀림없다. 가난하게 살던 우리 겨레들이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영양을 섭취시키려고 먹이게 된 음식이 미역국인데 그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된 뒤에도 생일날 아침에 산모나 다름없이 미역국을 얻어먹는 다는 것은 여러모로 다시 생각해 볼 일이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