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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호 시전집 : 詩

윤중호 시전집 : 詩

[ 양장 ]
윤중호 | | 2022년 03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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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0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674g | 140*218*28mm
ISBN13 9791160201710
ISBN10 116020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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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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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절박한 시대의 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윤중호의 시는 한 의미심장한 방향을 가리키는 매우 소중한 시적 좌표이다. 시는 근본적으로 언어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린다면, 시인 윤중호는 생전에 그 자신 ‘비근대적 삶’을 실천했듯이 타고난 성정과 재능대로의 ‘생래적인 시’ 쓰기에 투철하였고, 마침내 자신의 ‘비근대인의 시’를 우리 현대시사 속에서 높고도 특별한 반열에 올려놓았다.”
--- 임우기(문학평론가) 해설 「비非근대인의 시론」 중에서

나는 비탈에 산다.
아침저녁,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다니는 산동네지만
장마질 때는, 제일한강교로
슬슬, 물구경 다니는 맛도 있고
이틀에 한 번씩은, 옆방 아저씨의
쌈구경하는 맛도 있다.
나는 비탈에 산다.
천 원짜리 미술 준비를 못 한 옆집 주희가
울면서 학교를 가는 동네지만, 비탈에서도
깔깔대면서, 나무는 하늘로 곧게 자라고
푸짐한 이파리를 피워
시원한 그늘도 만들 줄 안다.
나는 비탈에 산다.
사철 응달인 비탈이라, 봄은 더디 오지만
겨울 소식은 언제나 일등으로 오고,
몰랐지? 먹어봐야 입만 아리지만
여기서는 돼지감자꽃도 핀다.
나는 비탈에 산다.

부자 동네의 육십 몇 층짜리 빌딩보다도
더 높은 곳에 사신다.
종일 물 받기에 바쁘고 연탄값도
아래 동네보다 10원씩 더 비싸지만, 박 씨 아저씨는
10원씩 더 비싼 연탄값 때문에
술값이라도 생긴다.
새까맣게 종일 일해야
삼천 원 벌이지만, 그게 어디냐고
높은 데 사시는 분답게 매사에 열심이시다.
열심히 술 먹고
열심히 교회도 다니고
열심히 싸워, 심심찮게 코피도 터지지만,
산동네를 철거할 땐 두고 보자고
연판장도 돌리고
연일 술추렴이 벌어지는
부럽지?
나는 비탈에 산다.
--- 1부 「본동일기ㆍ열」 중에서

언덕은, 올라가도
올라가도 숨이 차지 않았다.
까치발을 선 채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했지만
눈을 감고도 보는 법을 배운 것은
여기, 이 언덕을 다 올라오고서부터이다.
다락골 날맹이, 다락 같은 운동장에 모여
잔바람에도 흔들렸지만
안장검, 의점, 발화지, 노루땅, 쪽다락골, 감나무골
고대도가 보이고
흔들릴 때마다
풋보리 피는 소리에
얼굴이 까맣게 타서, 우린
손을 잡고 웃었다.
기차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예쁜 수염을 휘날릴 줄 아는 강냉이에 싸여, 우린
얼굴을 가리지 않고서
하늘을 보는 법을 배운다.
배운다, 무심한 듯이
온몸을 떨어 소리 내는 보리호뜨기처럼
온몸을, 온몸을
내어 보이는 것들을.
--- 1부 「언덕의 얘기들」 중에서

소리여, 너는 어디에 있느냐
세상의 칼날 끝으로, 절둑거리며
엇모리 장단으로 거슬러 오르느냐
구정물이 되어, 세상의 가장 더러운
구정물로 떠돌며
기다리는가?
제풀에 미친 세상의 끝에서
흘러가는가?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여
눈물만 한 사랑이 어디 있느냐
슬픔만 한 믿음이 어디 있느냐
--- 2부 「노래 4」 중에서

구경꾼이 모두 돌아가고
맥주병을 날리던 바른손 뚝살이 심심해지면
차력사 김 씨의 썩은 이빨이
찬물 한 모금에 시큰거린다
시큰거린다네
아주 공갈 염소똥을 챙기면서
떼어놨던 쓸개를 챙기면서
시큰거린다네
비리고 아린 세월만 자르다가
기갈 안 나는 뜬소문만 자르다가
마흔이 넘도록 여자 하나 못 물고
질긴 가난도 못 잘라냈네
한창때는 택시도 물어 끌고
만만한 철사도 자르던 이빨이
시큰거린다네, 찬물 한 모금에
썩은 이빨이 시리다네
하루 세끼가 시리다네
차력사 김 씨의 뿌리가 시리다네
--- 2부 「차력사 김 씨의 썩은 이빨」 중에서

슬그머니 저잣거리에 내려와
서러운 곱사등, 조막손으로 눈을 가리고, 훔치듯 해바라기하며
차부 한켠에서 눈곱을 떼고 있어도
靑山은 靑山이다. 추운 세상 고개 돌리다가 언뜻 보았던
아! 그때 그 사람이었을까?
스스로 세상의 넝마가 되어
무료급식소 식판 그득히
따순 온기를 담던 사람, 세상의 쓰레기가 되어, 저물녘에
어둑어둑, 다리 절면서 스스로
깜깜한 밤이 되던 사람
다시, 靑山을 부른다.
싱싱한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저 마른 잡풀들이, 그리움에 떨며 허리 꺾어 키우는
새봄의 뿌리.
--- 3부 「靑山을부른다2」 중에서

아하! 어둠 속에서 산이 자라는구나
강 노을도 마을 불빛도 웅얼대는 산바람 소리도
모두 잠든 밤에, 감쪽같이
산이 자라는구나.
새벽녘이면 길어지는 그림자처럼
뉘엿뉘엿 지는 저 달그림자처럼
절망 속에서만 사랑이 자라는구나.
--- 3부 「밤길 4」 중에서

장사한 돈은 그날부로 장터 장국밥집에서 모두 부어야 간다는 영동 무쇠솥 장수 편서방, 늘 춥게 웃는 신기료 장수 신씨 아저씨의 곱사등, 날근리 이장과 바람난 석호 아줌니의 댓바람 술주정, 도가집 술찌기미의 달콤한 신맛, 갈쿠리손을 휘두르던 상이용사의 붉은 눈, 새엄마에게 휘둘리던 큰 광운이 작은 광운이의 눈물에 튼 손, 입만 열면 뻥이다 사람 좋은 윤대포 아저씨, 부스스 늘잠이 덜 깬 노름꾼 오서방, 머슴과 눈 맞아 달아난 방앗간집 소년과부, 우물을 잘못 메워서 불났다 하면 왜골, 불이 나면 끽끽 출동하던 의용 소방대의 빨간 물차, 용하다고 소문난 퉁정골의 소경 점쟁이, 소경 점쟁이의 윗집 하얀 예배당, 주책바가지 병연이 엄니의 털털한 웃음.

그립구나,
너무 멀어서 눈물겹네.
--- 4부 「졸린 하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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