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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선셋 비치에서

그해, 선셋 비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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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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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88g | 140*210*18mm
ISBN13 9788970125282
ISBN10 89701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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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위대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말이다,” 아버지가 호프에게 말했다. “사는 동안 열심히 살다가 마침내 떠날 때가 오면 자신을 놓아주고 우아하게 떠나기 때문이란다.” --- p.53

그 순간 그들이 함께 나눈 저녁 식사가 두 사람 사이의 평생 끝나지 않을 대화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바보 같다는 기분이 들어 그 생각을 떨쳐버리려 했다. 그들은 잠시 스치는 이웃일 뿐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향한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밤이 깊어갈수록 얼굴이 평소보다 더욱 발그레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 p.113

“때로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 솔직해지기가 제일 쉬운 법이죠.” --- p.127

짐바브웨에서의 삶이라든가 노스캐롤라이나에 온 이유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보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함께 보낸 시간들을, 그 생생한 순간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여러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쳤다. 순간 지금껏 걸어온 모든 발걸음이 그녀에게 가기 위한 발걸음이었던 것처럼, 그녀가 그의 최종 목적지인 것처럼 느껴졌다. --- p.168

“사람들은 진실이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말한단다.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 그리고 때로는 진실이 득보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 만큼 오래 살았단다.” --- p.198

노자라는 중국의 철학자가 그랬어요. 누군가에게 깊이 사랑을 받으면 힘이 생기고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면 용기가 생긴다고 말이죠.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당신이 내 삶에 들어왔기에 미처 몰랐던 용기가 생겼고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을 담대히 마주할 수 있게 됐어요.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나는 한층 더 성장했어요. --- p.235~236

희생은 사랑의 필수 요소였을까? 사실 알고 보면 사랑과 희생은 같은 말이었을까? 희생이 사랑의 증거일까 아니 그 반대일까? 사랑에는 실망, 고통, 불안과 같은 대가가 따른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때도 있었다. --- p.246

그 순간, 동화 같은 결혼식으로 포장된 거짓 로맨스에 미소 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진정한 사랑이란 환상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며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폭풍우가 치는 어느 9월의 오후, 한 남자가 외로이 서 있는 우편함에서 꺼낸 편지를 읽어주는 일처럼 소박한 것이었다. --- p.257

청첩장을 보고 있자니 인생이란 세계라는 가장 큰 무대 위에 무수히 세워진 도미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가 무너지면 다음 것도 무너지고 마는 도미노. 애당초 청첩장이 오지 않았다면 조시와 싸울 일도 없었을 테고, 혼자 선셋 비치에 가지도 않았을 테고, 트루를 만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청첩장은 바로 첫 번째로 넘어진 도미노였던 것이다. 넘어지면서 그녀의 나머지 인생을 흔들어놨던 것이다. 완전한 사랑을 경험하게 한 이 공연에는 대본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었다. 그녀는 결말이 다시금 궁금해졌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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