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달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통으로 추구하는 것은 단 하나다. 무아지경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머릿속에 들러붙어있던 일상 속 복잡한 생각들이 말끔히 씻겨나가는 기분을 느끼는 것. 그 순간 몸과 마음은 온전히 하나가 된다. 감각은 찰나의 기쁨과 함께 되살아나고, 발은 땅 위를 나는 듯 가벼워지며, 모든 것이 밝고 생생하게 빛난다. 이런 몰입의 순간은 모든 러너가 추구하는 성배와도 같다.
---「들어가기」중에서
모든 달리기마다 나름의 보상이 있다. 당신이 얼마나 빨리, 멀리 달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 목표가 있는데, 달리러 나갔을 때 저마다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긍정적인 결과가 자신에 대한 만족감으로 돌아온다. 며칠만 뛰지 않아도 더 간절히 그 느낌을 원하게 될 것이다. 도중에 멈추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누구든 달리기가 주는 평온함, 긍정적인 느낌, 그리고 그것들로 얻을 수 있는 자신감을 끊임없이 갈망한다. 초보 러너인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리기가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이미 삶의 일부가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독한 달리기 중독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달리기 중독
날씨를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실제 조건보다 현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마음챙김 기술을 이용하면 인식은 쉽게 바꿀 수 있다. 가령 당신이 밖에서 달리는 중이라 상상해보자. 아름답고 화창한 날씨에 세상은 밝고 활기가 넘친다. 바람은 시원하고 풀과 나무는 푸르게 빛난다. 언덕은 지평선 너머로 호젓이 모습을 드러낸다. 수면에 닿은 햇빛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반짝이고, 상쾌한 바람은 풀숲 사이를 지나며 사락사락 소리를 만든다. 하지만 달리면서 점점 기력을 잃은 러너는 이제 태양의 열기가 거슬려 견딜 수 없는 상태다. 수면에 반사된 햇빛은 지나치게 눈이 부시고 맞바람까지 불어 시야를 방해한다. 날씨는 그대로인데,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면서 점점 날씨를 부정적으로 느낀다. 이때 약간의 마음챙김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로 생각의 틀을 바꾸면 날씨의 조건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계속되는 눈부심과 타는 듯한 열기를 밝은 햇빛과 청명한 풍경으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 날씨를 즐기기」중에서
부상으로 달리기를 멈춰야 한다면 가장 먼저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라. 진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달리려고 하면 부상이 덧날 위험이 있다. 아픔을 겪는 동안 불안감이 고조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상태 또한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더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면 몸이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이렇듯 인정과 수용이 있어야 인간은 정서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통증을 마음 편히 받아들이면 아픔에 대한 불안이 해소된다.
---「부상에 대처하기」중에서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사람들 대다수는 신체에 생기는 변화를 그리 놀라워하지 않는다. 몸매의 변화는 매우 환영받을 일이지만, 엄청나게 놀라운 일이라기보다 많은 이들에게 핵심 동기가 될 뿐이다. 하지만 달리기가 세상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점은 거의 예상하지 못하는 것 같다. 러너는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세상을 향한 감각의 변화」중에서
많은 러너에게 시간 단축은 중요한 동기 부여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속성은 이들의 시간 단축 욕구와 필연적으로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어느 나이대가 되면 아무리 애를 써도 젊었을 때보다 일찍 도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현실이 반가울 리는 없겠지만, 윌리엄 브루스 캐머런William Bruce Cameron의 현명한 말을 잊지 말자. ‘중요하다고 전부 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시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시간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달리기가 줄 수 있는 모든 기회가 눈앞으로 펼쳐진다. 속도를 늦춰야 하는 순간이 달갑지는 않겠지만, 조금 달리 보면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러너도 나이가 든다」중에서
생각으로 어떤 사람 자체를 완벽히 정의할 수는 없다. 생각은 있다가도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생각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 생각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 이후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면서 내가 자신감 있고 강한 러너가 될 수 있다는 전개에 힘이 실린다.
---「생각의 변화」중에서
사람들은 이미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미디어와 주변 사람들에게서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에 자주 노출된다. 타인이 가진 가치관과 의견을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정보들은 의도되었든 아니든(대부분 의도된 것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 영향력을 행사한다. 외부 가치가 내부 가치와 충돌할 때 혼란은 가중된다. 다행히 러너에게는 달리기가 있다. 진정한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에 외부 가치가 보이면 달리기가 나서서 이것들을 없애준다.
---「좋은 선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