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배우고 시간을 들여 익힌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먼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벗을 이룬다면, 그 역시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서,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면 군자답지 않겠는가?”
해설
첫 구문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방법에 대한 주제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움(學)과 익힘(習)을 통해서 살아간다. 특히, 사회와 과학, 기술의 변화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더 학습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사람은 아기 때부터 표정, 말, 걷기, 뛰기, 행동 등을 부모와 주위 사람들을 모방하면서 배우기 시작한다. 즉, 학습의 과정은 내가 속한 사회·집단의 주위 사람들과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본능에서부터 출발한다. 성장하면서 언어와 지식에 대한 학습도,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동질성 확보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세분되면서 학습의 방향과 목표, 단계 등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근본이 되는 학습의 요인은 동일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렇고, 노년이 되어도 마찬가지이다. 학습을 멈춘, 배움이 없는 상태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해가 쉽다. 어떤 형태로든 배움(學)과 익힘(習)을 멈추는 기간이 지속될수록, 그만큼 내가 속한 사회와 시대 환경의 발전 흐름에 뒤처지게 된다. 삶이 불편하게 되며,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 대해 거리감이 조금씩 생겨난다. 자연적인 노화현상이나 질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주위 사람과 환경에 대한 거리가 벌어져서, 이질감과 고독을 느끼고, 불편하게 되며, 외로워지는 일이다. 그래서 평생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살아가는 일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신 스스로 기쁨(說)을 얻는 것이 공자가 설명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 p.16~17
1.9
해석
증자 왈 “(학문이, 행위가) 마음을 다해 이루어지고, 멀리 서민을 추구하면, 덕이 두텁게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해설
이 구절은 주어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무엇을 마음을 다해 이루느냐’에 따라 내용이 현저하게 달라진다. 필자는 제1편이 학이(學而)이기 때문에, 주어를 학(學)이라고 해석하였다. 한자를 읽을 때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는 띄어쓰기나 문장 부호가 원문에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띄어쓰기를 잘못한 내역 그대로 읽다 보면 의미가 정반대로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추원민(追遠民)은 학문의 목적이 서민을 잘 다스리는 데 있음을 의미한다. 배움의 목적을 나 자신의 지위를 높이는 일과 영달을 추구함이라 여기지 않고, 서민들의 삶을 올바로 다스리기 위한 것이다. 멀리 있지만, 더 큰 범위에 해당한다. 그런 큰 목적을 기반으로 한다면, 덕(德)이 두텁게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 p.28~29
3.5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오랑캐들도 그들의 임금을 가지고 있으나, 이는 중원에 군주가 없는 것보다 못하다.”
해설
왜, 공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북쪽의 오랑캐는 몽골과 서북쪽 민족들을 의미한다. 야인의 성격이 강하고, 말과 양을 키우는 유목 형태로 생활을 이루었다. 동쪽의 오랑캐는 만주와 한반도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기자조선 시대에 해당한다. 중국은 일찍이 문화를 이루었다. 글을 통해 시(詩)와 역사(書)와 변화의 모습(易)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예(禮)를 통해 국가와 사회의 질서 체계를 갖추었다. 비록 주나라 말기 춘추전국시대에는 황제가 힘을 잃고, 여러 나라로 나누어지며, 일부 지역은 군주가 없는 지역도 생겨났다. 하지만, 문화와 예(禮)라는 정신적, 사회적 질서의 틀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즉, 문화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의 차이다.
--- p.69~70
3.23
해석
공자가 노나라 태사에게 음악에 관하여 전하기를, “음악의 편안함은 가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시작 후, 여러 가지 소리가 혼연일체를 이루다가, 그것을 이어서 순음, 교음, 현악기의 당기는 음이, 소리를 이룹니다.”
해설
3.23구절은 논어의 구절 가운데, 그 의미에 대한 이해를 얻기가 가장 어려운 구절 중의 하나이다. 필자 또한 이 구절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 왜 공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사흘 밤낮을 생각에 생각을 반복하다가, 우연히 그 의미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한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먼저, 이전 구절들의 흐름을 다시 생각해보면, 3.20절에서 관저(물수리)가 국가의 시작을 알려준다. 힘찬 기상을 다하는 울음소리로 시작을 열어준다. 3.21절에서 사직, 즉, 국가의 생업에 대한 소재를 통해, 국가를 다스리는데 주의할 사항 3가지를 전달한다. 3.22절에서 인재를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3.23절에서는 그 인재와 임금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이다.
--- p.94~95
8.21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우 임금에 대해, 내가 감히 사이에 끼여 말씀조차 올리기 어렵다. 투박한 음식이지만 (먹고 살기 어려운 시기에도), 효성이 지극하였습니다. 그것은 귀신도 탄복할 정도입니다. 허름한 의복이지만, 아름답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것은 수를 놓은 면류관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궁실은 왜소하고 작았지만, (농사를 위한 일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 일은 농사에 필요한 물길(치수 사업)을 이루었습니다. 우 임금은 내가 감히 말씀드리기조차 불가합니다.”
해설
선왕의 올바른 다스림(先王之道)을 그리는 공자의 생각이 드러나 있다. 먹고, 입고, 자는 생활 전반에 대한 공자의 가치관을 설명하고, 교훈으로 전달한다. 이런 문장을 글로 옮기고, 표현하고, 해석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치를 진실하게 이해하고, 실천함은 실로 어려운 경지이다. 공자가 후세에 대대손손 추앙되고, 존경받는 이유는 학(學)을 통해 지식을 쌓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으로써, 그 삶의 모습으로 후학들에게 그 가치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다. 제8편은 먼저 태어난 사람, 먼저 시간을 선행한 사람이 뒤에 오 는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나누고, 전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 p.237~238
9.2
해석
달항 고을 사람이 말하길, “위대합니다, 공자! 학문에 깊으면서도 명성을 이루는 일에 초월하셨습니다.”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문하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길, “내가 무엇을 해야 하겠느냐? 마차 몰기에 주력해야 하겠는가? 활쏘기에 힘써야 하겠는가? 나는 마차 몰기나 힘써야 하겠다.”
해설
9.2구절을 이해하는 데는 글자 하나하나를 주의 기울여 살펴봐야 한다. 우선 달항 당인이 등장한다. 당(黨)은 주(州), 향(鄕), 당(黨)으로 나뉘는 지역 구분 명으로, 현대의 도, 군, 읍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읍에 해당하는 고을의 사람이다. 논어의 대화는 대부분 참여자가 대부 또는 사(士) 계급의 귀족이다. 그런데, 여기에 시골 작은 마을의 어떤 사람(人)이 공자를 예찬한다. 귀족 계급을 명시하지 않고, 사람(人)으로 표현하였다. 귀족 계급보다 낮은 층의 사람 또는 누구인지 모르는 지나가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 사람이 공자를 예찬하고 있다. 공자의 학식에 대해, 그리고 부(富)와 높은 지위에 올라, 귀하게 됨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해석에 주의할 글자는 무소성명(無所成名)이다.
--- p.24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