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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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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애지시선-107이동
김경옥 | 애지 | 2022년 03월 0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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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48g | 127*193*12mm
ISBN13 9791191719079
ISBN10 1191719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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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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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를 갈고 남은 몸이다
매끈한 은빛 몸매
뾰족한 침 끝, 더는 아무것도 없다

저 침에 닿을 때까지
사방 팔방 십이방
모서리 없어지고
이웃마저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제 몸을 깎아냈을까
이 악물고 덜어내어
물러설 수 없는 절벽에 이르렀을까

갈고 닦는 일의 무한함이여
깎고 덜어내는 은은한 아픔이여

가는 몸속에서 들리는
소리 하나에 기울이며
작은 귀 하나만 열어놓은 세월이여.
--- 「바늘」 중에서


푸덕대는 목숨에 푸욱,
식칼 쑤셔 넣고
피 흘리는 놈을 기계 속에 던진다
스위치 올리니 통이 통 통
통째로 돌아간다
잔털 하나 없는 하얀 알몸에
오톨도톨 닭살이 돋았다
매끈한 잠바 안쪽
따로 노는 내 팔뚝에 소름이 돋는다
수없는 칼금 지나간 도마
머리를 치고 발목 자르고
피와 살과 내장을 분리하는 오 분 간
나는 딴 데를 보고 있었다
마리당 오천 원을 주었으니
분홍 고무 앞치마를 두르고
칼 꽂고 털 뽑고 머리를 자르는
죄업은 그녀의 몫이다
내 손에 피 묻을 일은 없다
매일시장 비좁은 닭전 골목
검은 비닐봉투를 들고
입구와는 다른 출구로 나서며
잠시 내생을 떠올렸다.
--- 「외주」 중에서


추노꾼에 잡힌 몸
머리채 묶여 쇠사슬에 매달렸다
만삭의 배를 덮은 치맛단 아래
울림판이 두 발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직도 부른 배를 안고
누군가를 까치발로 기다리고 서 있다
우진각 지붕 아래 석양이 부서진다

어여 가,
부디 좋은 데 어여 잘 가
가족들 다문 입안 가득 짠물이 고인다
쫓기며 살아온 날들
안간힘으로 배를 밀어내듯
발을 굴러 흔들림에 체중을 싣고
해원의 바다를 향해 식구들
종을 친다 휜 허리 끊어지도록
둥근 몸통 가운데를 친다

주악이 울리고
동자는 하늘을 나는데
금가는 몸이 전신을 떤다
전율의 실타래가 풀어내는 파문은
종을 때리는 소나무 주둥이가
쏟아내는 울음

거리에서 산사에서
종소리 들릴 때마다
명치끝 저려온다.
--- 「타종 - 박종철 추모제」 중에서


사무실 난방기 버튼을 누른다
네 발로 선 짐승의 식도 아래로
녹물이 흘러가는지 쪼르륵 소리 들린다
‘희망온도 23도’ 계기판에 불이 켜지고
너는 고개 들지 않고 눈꺼풀만 올리듯
꼿꼿이 서서 손날개만 젖혀 세운다, 우―웅
오래된 입냄새를 풍기며 바람을 불어낸다
누군가 여러 날 전에 설정한 숫자인데
미지근 근처에서나 맴돌 뿐이다
다시 희망을 세워봐도
온도는 쉬이 오르지 않는다, 틈을 막아도
유리벽과 천장을 투과하며
어디론가 쉼 없이 빠져나가는 건 희망인가 온기인가
아이 입에 물린 체온계
막대 눈금을 가늠하던 날도
희망은 잘 보이지 않았다
내리지 않는 체온은
오르지도 않아 늘 제자리다
지지부진 희망은, 진부령쯤에 퍼질러 앉았나
펄럭이는 깃발 아래서
깃발대를 부여잡은 땀 찬 손바닥에
전해지던 온기를 생각한다
일회용 커피
종이컵을 감싼 손이 따뜻해진다
설정된 숫자의 깜박임보다 먼저
온기가 조금씩 퍼져나간다.
--- 「희망온도」 중에서


옛 성벽을 따라 걷다가
종점 부근 돌담 틈새
누군가 쑤셔 넣은 종이조각 본 적 있지
푸른 이끼들 거처를 막아버린
누군가를 욕한 적 있지

산속이라 담배꽁초 버릴데 없어라
중지 옆 원기둥을 메고
오 킬로 산속을 낑낑대며 걸었네
산란하는 햇살 바다, 너덜겅 건널 때
바위틈에 소리 없이 놓지 못했네 머뭇머뭇 지났네
계류 만나면 물에 띄워 보내야지
고인 개울물에 흰 구름 떠돌아
한대 더 피웠네 짐만 늘었네
암자에도 없네
혼자 사는 개집 그 옆에도 없네
해 지고 어둑해져 내려온 주차장
하수구 덮은 철망 위로 물소리 들리네
물 따라 가거라 중얼거렸던가
돌담 틈에 종이를 숨긴
누군가의 궁지를 이해하던 날이었네

불에 아주 태울 수는 없고
그간 돌 틈에서 비라도 피해라,
마음 접으며 터벅터벅 돌아선
누군가의 편지는 아니었을까
돌담 틈에 박힌 꼬깃한 그 종이는.
--- 「어느 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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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옥 시인을 만난 시간은 짧고 가벼웠다. 그의 첫 시집을 만나면서 뒤집어졌다. 쉬이 넘나들 수 없는 깊이와 향기를 만난 것이다. 시는 무슨 죽비처럼 나를 호되게 매질했다. 두 번째 시집 ??외주??도 마찬가지다. 매천의 절명시를 만나는 것 같은 무게와 깊이로 나를 매질한다. “누군가 있어 나를/피칠갑으로 죽여주었으면”, “화분 모퉁이 깨진 틈새/마른 실뿌리가 하얗다”, “여러 날 울어도 길은 없다”, “내 속에 든 불쌍한 그를 본다”, “어머니/여기는 거울밖이어요”, “아! 사랑은 사랑은/고단하고 멀어라”, 시인은 비록 절망하고 울고 피칠갑이 되더라도 그 시를 만나는 나는 그 시인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 송기원 (소설가)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 일이 쓸모 있었을지라도 이미 지나갔기에 미련 없다. 물론 그의 일들은 예사롭지 않았다. 예리한 도축사의 칼날처럼 자본주의 현실의 모순을 발라내던 그의 시편들을 보라. 그러나 지나간 그의 일들을 잊어버린다. 그러면 「외주」와 「바늘」 들이 남는다. 이들이 그의 미래 시의 씨앗이라고 나는 단정할 수 있겠다. 지금 그는, “잠시 내생을 떠올”리며, “물러설 수 없는 절벽에” 서 있다. “작은 귀 하나만 열어놓은 세월” 속에서 절벽 앞 허공의 아득함에 이른 것이다. 오, “갈고 닦는 일의 무한함이여”, “깎고 덜어내는 은은한 아픔이여”
- 이봉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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