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선행학습
1. 단어와 품사
이 장에서는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할 내용을 간략히 제시하기로 한다.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은 단어에 대한 규정이므로 단어와 단어의 하위 부류, 그리고 품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단어: 국어에서 단어는 문장에서 자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을 가리킨다. 여기서 ‘자립적으로 쓰인다’는 말은 문장에서 해당 단어의 앞과 뒤에 띄어쓰기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국어의 경우 ‘명사, 대명사, 수사, 관형사, 부사’ 등은 문장에서 쓰일 때 앞뒤에 띄어쓰기를 할 수 있으므로 자립형식이 된다. 그리고 ‘이에 준하는 말’은 동사와 형용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들은 뒤에 어미가 결합되지 않으면 문장에서 홀로 나타날 수 없는 형식이다. 학교 문법에서는 동사와 형용사를 어미와 결합하여 자립하는 형식으로 보는 관점이다. 또한 국어에서는 자립적인 말 뒤에 붙어 문법적 기능을 하는 ‘조사’도 단어로 간주한다.
*예문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자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말: 지금, 나, 무슨, 일, 것
-이에 준하는 말: 일어나-, 있-
-문법적 기능, 또는 의미적 기능을 하는 말: 에게, 이, 이-(서술격조사)
☞학교문법에서는 어미(-고, -는, ㄹ까)를 용언의 한 부분으로 간주한다.
품사: 단어는 그 문법적 성질의 공통성에 따라 몇 갈래로 묶을 수 있는데, 이렇게 문법적 공통성에 따라 몇 갈래로 묶어 놓은 것을 품사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연구원:1999)에 수록된 단어는 443,439개에 이르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총 509,076개의 표제어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 중 단어는 443,439개가 수록되어 있다.
, 이 단어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문법적 특징’을 기준으로 하여 단어들을 ‘부류별’로 검토하면 개별 단어의 특징을 하나하나 검토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국어 단어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므로 ‘품사’ 범주를 설정하는 것이다. 즉 국어의 모든 단어를 일일이 다 검토하지 않더라도 아홉 개 부류의 특징만 이해하면 국어 단어의 전반적인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품사 설정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품사는 언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학교 문법에서는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조사’의 9가지 품사를 인정하고 있다.
품사를 분류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분류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품사 분류 기준은 ‘형태’, ‘기능’, ‘의미’이다. 국어의 경우 형태적 기준은 ‘뒤에 격 조사나 어미가 붙을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그리고 기능적 기준은 ‘문장에서 어떤 성분을 수식하는지, 아니면 어떤 성분의 수식을 받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그리고 의미적 기준은 앞의 형태적 기준이나 기능적 기준의 보조적 기준으로 쓰이는 것으로, ‘주로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이 3가지 기준에 따라 국어의 품사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품사’와 ‘문장 성분’의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품사는 단어에 대한 분류이며 그 명칭에 모두 ‘사(詞)’가 붙는다.(명사, 동사 등) 이에 비해 문장 성분은 단어, 구, 절 등의 단위를 포함하는, 문장을 전제로 한 단위이며 그 명칭에 모두 ‘어(語)’가 붙는다(주어, 목적어 등)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1. 명사, 대명사, 수사
명사는 뒤에 ‘격 조사를 취할 수 있고(형태)’, ‘관형사(및 관형어)의 꾸밈을 받을 수 있는(기능)’ 단어들로서, ‘주로 사물의 명칭을 나타내는(의미)’ 품사이다. 흔히 ‘명사’에 대한 정의는 ‘사물의 명칭을 나타내는 말’ 등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는 올바른 정의가 아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대부분의 추상 명사(‘꿈’, ‘사랑’ 등)는 명사에 포함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품사 분류 기준을 적용하여 명사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형태적 기준을 적용하여 ‘뒤에 격 조사를 취할 수 있다’는 점과, 기능적 기준을 적용하여 ‘관형사(또는 관형어)의 꾸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의미적 기준을 적용하여 ‘주로 사물의 명칭을 나타내는 품사’라는 점을 명사의 정의에 포함하게 된다. 이 정의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단어의 품사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가. 야구장에 내일 가자.
나. 내일이 내 생일이다.
(가)의 ‘내일’에는 격 조사가 붙을 수 없고(*내일이 가자., *내일에 가자., *내일을 가자.), 뒤의 동사를 꾸미는 기능을 하므로 ‘부사’이지만, (나)의 ‘내일’은 격 조사 ‘이’를 취하고 있어 명사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명사처럼 뒤에 격 조사를 취할 수 있으면서, 관형사(및 관형어)의 꾸밈을 받을 수 있는 단어로는, 대명사와 수사도 있다. 대명사는 ‘명사의 기능을 대신하는 말’이고, 수사는 ‘수나 차례를 나타내는 말(하나, 둘, 셋, 열, 스물, 서른, 일흔, 여든, 아흔, 한둘, 두셋, 서넛, 너덧, 대여섯, 열두셋, 열서넛, 두서넛, 서너덧, 너더댓 …)’이다. ‘명사, 대명사, 수사’를 묶어 체언이라 부른다.
[알아두기] 의존 명사(것, 데, 수, 바, 자(者) 등)
수식어(관형어) 없이는 단독으로 쓰이지 못하고, 문장의 맨 앞에 놓일 수 없으며, 어떤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지도 못하는 명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지만 다른 일반 명사와 마찬가지로 관형어의 꾸밈을 받을 수 있고, 또한 격 조사를 취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명사로 간주된다.
1.2. 동사와 형용사
동사는 ‘활용 어미를 취하는, 특히 명령형 어미(-아라/-어라)와 청유형 어미(-자)를 취할 수 있고(형태)’, ‘부사의 꾸밈을 받을 수 있으며(기능)’, ‘주로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의미)’ 품사이다. 이에 비해 형용사는 ‘활용 어미를 취할 수 있지만 명령형 어미와 청유형 어미를 취하지 못하고(형태)’, ‘부사의 꾸밈을 받을 수 있으며(기능)’, ‘주로 사물의 상태나 성질을 나타내는(의미)’ 품사이다. 형용사는 동사와는 달리 ‘-는다/-ㄴ다’와 ‘-느냐’를 취하지 못하며, 동사가 현재형 관형사형 어미로 ‘-는’을 취하는 데 반해, 형용사는 ‘-은/-ㄴ’을 취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동사와 형용사를 묶어서 용언이라 부른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