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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김시습 저 / 이로우 그림 / 김영희 해설 / 이가원,허경진 | 서해문집 | 2022년 03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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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22g | 136*205*10mm
ISBN13 9791192085173
ISBN10 119208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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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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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에 향 올리고 돌아오던 길이던가
가만히 저포를 던지니 그 소원을 누가 맺어 주었나.
꽃 피는 봄 가을 달밤 그지없는 이 원한을
술동이 열어 한 잔 술로 녹여 없애세.
복사꽃 붉은 뺨에 새벽이슬이 젖건마는
깊은 골짜기라 한봄 되어도 나비조차 아니 오네.
기뻐라, 이웃집에서 백년가약 맺었다고
새 곡조를 다시 부르며 황금 술잔이 오가네. --- 「만복사저포기」 중에서

이생은 거친 들판에 숨어 겨우 목숨을 보전하다가, 도적이 다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 사시던 옛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집은 이미 불타고 없었다. 최랑의 집에도 가 보니 행랑채는 황량했으며 쥐와 새들의 울음소리만 들렸다.
이생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누각으로 올라가 눈물을 닦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날이 저물도록 우두커니 홀로 앉아 지나간 일들을 생각했다. 한바탕 꿈만 같았다.
이경쯤 되자 희미한 달빛이 들보를 비추는데 행랑에서 발소리가 났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다가 차츰 가까워졌다. 이르고 보니 바로 최랑이었다.
이생은 최랑이 이미 죽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너무도 사랑하는 마음에 의심하지도 않고 물어보았다.
“당신은 어디로 피난 가서 목숨을 건졌습니까?” --- 「이생규장전」 중에서

용왕은 좌우의 사람들을 시켜 한생을 모셔 오게 했다. 한생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절하자, 그들도 모두 머리를 숙이고 답례했다. 한생이 윗자리에 앉기를 사양하며 말했다.
“존귀하신 신들께서는 귀중한 몸이지만, 저는 한갓 가난한 선비일 뿐입니다. 어찌 높은 자리를 감당하겠습니까?”
한생이 굳이 사양하자 그들이 말했다.
“우리와 선생은 음양의 길이 달라서 서로 통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용왕께서 위엄이 있으신 데다 사람을 보는 눈도 밝으시니, 그대는 반드시 인간 세계에서 문장의 대가일 것입니다. 용왕의 명이니 거절하지 마십시오.” --- 「용궁부연록」 중에서

기자 조선의 몰락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홍생조차 인간사의 무상함을 담아낸 시를 쓰자, 기 씨 여인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현실은 사라지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갖고 산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이건 슬픈 일이 아닙니다. 의외로 마음을 달래는 효과가 있어요. 깊은 설움과 허무를 겪는 이에게 ‘이건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라는 위안을 주지요. 부벽정에서의 만남은 기 씨 여인이 자신의 슬픔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됩니다. 나아가 홍생이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유도하며 새로운 삶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줍니다.
--- 「《금오신화》를 읽는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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