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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곰자리 노래들

큰 곰자리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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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07쪽 | 454g | 130*188*22mm
ISBN13 9791161110820
ISBN10 11611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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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을 훑어보는 제인의 눈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제시 리드를 원한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나은 것을 이제 보여 주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장맛비 속에 라이터를 켜 들고 있는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 p.8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무섭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했다. 음악은 현실이 아니었다. 그냥 재미로, 답답한 가슴을 달래려고 하는 거였다. 만일 그 이상이 된다면, 상심 또는 그보다 더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었다. 그레이스의 조심스러운 태도가 옳았다. 꿈의 좌절이 비극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건 가족 모두가 너무나 잘 알았다.
--- p.30

〈더이상의 요구는 없어〉, 〈애태우지 마〉, 〈인디고〉를 이어서 불렀다. 밤이 깊어갈수록 애당초 음악이 왜 좋았는지가 선명히 떠올랐다. 음반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서였다. 녹음 준비로 연습이 충분히 되어있었던 터라 실내에 둥둥 떠서 노래하는 느낌이었다. 〈사로잡히다〉 중간쯤에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거지, 그녀는 의아했다. 체중을 잃어버린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꼈다. 속에다 온갖 감정을 묵혀놨던 그녀가 이 공연으로 해방되고 있었다.
--- p.139

그녀는 고속도로 너머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와보게 되리라곤 꿈도 못 꿨던 미지의 땅 오리건이었다. 국토의 일부라는 건 알았지만 아는 동포는 한 사람도 없었다. 보름달이 떠있었으나 북두칠성은 한참 만에 찾았다. 매사추세츠 주에서와는 다른 곳에서 반짝이고 있던 것이다. 같은 미국에서 살아도 바라보는 별은 곳곳마다 달랐다
--- p.160

윌리와 제인은 둘 다 음악 업계에서 물려받은 것이 있었다. 제인의 것은 복수였고, 윌리의 것은 왕국이었다. 한때는 그 왕국을 고쳐보고도 싶었지만 지난여름 빈센트 레이와 맞서본 경험을 통해 자신에겐 절대 생득권을 걸고 모험할 생각이 없음을 깨달았다.
--- p.168

“나는 록 밴드의 리더예요.” 제인이 말했다. “좋아하는 매니큐어가 내추럴 원더라는 이야기 따윈 하고 싶지 않아요.”
--- p.191

그들은 서서히 스스로의 피로에 영혼의 살갗이 벗겨지고 있었다. 매일 조금 더 늦게 하루가 시작됐고 매일 조금 더 쓰라렸다.
--- p.194

“우리에게 가능한 최선은 전체를 포용하고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야. 네 엄마의 단점들로부터 너 자신을 잘라낸다면 그건 곧 네 엄마의 좋은 점들로부터도 잘라내는 거야. 어둠이 있어서 빛도 있는 것이니 그 둘을 서로 뜯어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야.”
--- p.261

이럴 때면 제시가 몹시 그리웠다. 이번 앨범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그녀의 한계 밖이었다. 하지만 그의 작업과정에서 그녀 자신을 보았었다. 그가 지금 여기 있다면 그녀가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것이었다. 얼마나 강력하고 얼마나 사로잡혀 있으며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 p.277

제인은 실내를 둘러보며 이건 다 가짜라는 생각을 했다. 사랑도 없었고, 진정한 교감 또한 없었다. 그저 성공만을 노리는 업계 종사자들이 먹이사슬에서의 자기 위치를 공고히 하려고 기를 쓰는 자리일 따름이었다. 혐오감이 훅 올라왔다. 그녀와 그녀의 팬들은 이런 세계 밖에 있었다.
--- p.374

전주를 치는 제인의 몸속에서 어떤 힘이 솟구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레이블이 패를 쥐고 있을지는 몰라도 이 3분만은 제인의 것이었다. 제인의 손에 악기가 들려있었다. 변변찮은 반항의 몸짓이었다. 겨울 서리 앞의 성냥개비 한 줌이었다. 하지만 제인은 알았다. 그것마저 내주면 너무 많이 잃게 된다는 것을.
--- p.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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