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사적의 대강
조선은 남북이 4천 리이고 동서가 1천여 리이다. 나눠서 팔도를 만들었는데, 가운데는 이른바 경기도니 나라 도읍이 있다. 경기도 동쪽은 이른바 강원도니 또한 동쪽으로 바다를 임하고, 강원도 북쪽은 이른바 함경도니 또한 동으로 바다를 임하며 북으로 백두산에 이르고, 함경도 서쪽은 이른바 평안도니 서로 바다를 임하며 북으로 압록강을 사이하고, 평안도 남쪽은 이른바 황해도니 또한 서해를 임하며 남으로 경기도를 연하고, 경기도 남쪽은 충청도니 동으로 강원도를 연하며 서로 바다를 임하고, 충청도 서남쪽은 이른바 전라도니 서남으로 바다를 임하여 중국의 표류한 상선이 혹 이르고, 전라도 동쪽은 이른바 경상도니 동남은 바다를 임하며, 그 북쪽은 충청도요 그 동북은 강원도니, 이것이 일국 지형의 대강이다.
동방은 처음에 임금이 없더니, 신인이 있어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렸다. 이로써 모시어 임금을 삼아 중국 요임금 시대에 위에 올랐다. 그후에 자손의 형세가 쇠미하여 무왕 때에 이르러 기자가 동으로 봉하시니, 여덟 가지 가르침을 베풀어 사람을 죽인 자는 그 명을 대신하고, 재물을 도적하는 자는 재물 임자의 종으로 삼으니, 수년 만에 나라가 크게 다스려졌다. 그후 자손이 세 나라로 나누니 이른바 진한 변한 마한이며 지금 삼한이라 일컫는다. 삼한의 자손이 한 무제 때에 이르러 다 멸망하여 네 고을을 만들었다. 선제 오봉 연간에 이르러 박씨가 일어나 다시 나라를 세워 신라라 일컫고, 한때 백제와 고구려 두 나라가 있어 삼국이 나눠 웅거하니, 수 양제와 당 태종이 동으로 쳐들어와 이기지 못한 것은 곧 고구려이다. 당 명종 때에 이르러 당군 소정방으로 보내어 고구려와 백제를 칠 때, 신라가 또한 장수 김유신으로 하여금 한가지로 쳐서 드디어 두 나라를 멸하고 땅이 다 신라에 속하니, 신라는 나라를 천 년을 누리고, 왕씨가 나라를 세워 이름을 고려라 일컬었다. 고려는 5백년에 망하여 명나라 태조 28년에 본국이 되며, 태조 황제가 이름을 명하여 조선이라 일컬으니, 이것이 역대 흥망의 대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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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집에서 가슴을 헤치며 흥이 날고자 하니 한때의 좋은 모꼬지가 예로 응당 드무리로다. 앉기를 깊이 하매 어찌 자주 햇빛이 옮김을 아끼리오. 곧 저녁 북소리를 들어도 돌아가기를 빌지 아니하리로다. 다시 동풍에 버들꽃이 나는 것을 보니 고향 뫼와 구름 나무 꿈에 희미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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