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COM

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황금알 시인선-243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10,000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28*210*20mm
ISBN13 9791168150157
ISBN10 116815015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강둑에서 내려다보면
더벅머리의 허상들
물에 빠진 미루나무처럼
거꾸로 서 있다
소나기가 오려나 보다
생각의 행로가 끄무레하다
공연히 보채기만 하던
천둥 번개도 귀가를 서둘렀다
이젠, 허공도 공허할 뿐이다
생각도 종종 트집을 부리면,
생의 씨름판도 난장이 되고 말 것이다
영역싸움을 하든
사랑싸움을 하든
가시를 품은 생각들은
숨바꼭질하기 마련이다
가시를 밟지 않고
가시밭길을 온전히 지나갈 수 있을까
눈꺼풀에 매달린 허상들이, 연신
생각의 문지방을 들락거렸다
퀭하게 비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말들을 구기고 찢어
휴지통에 던지고 나면

생각보다 깊게
첫닭이 울었다
--- 「생각의 집 Ⅰ」 중에서

일몰의 풍경 속에
자주 등장하던
낡고 바랜 나무 벤치가
그 호수의 길섶에
터를 잡은 지 오래다

걸핏하면
궁상맞은 그림자들이
잠깐씩 고단함을 풀고 가는
그 벤치는, 호수 건너
외딴 양철집
해묵은 풍경보다
더 붉고 고즈넉하다

가끔은
달그림자가 달포씩 월세를 살다 가고
또, 가끔은
주인 허락도 없이
쓸쓸함이 한나절씩 낮잠을 자고 가고
또, 어떨 때는
주체 못 할 그리움이 눈물을 쏟고 간다
하지만, 또 가끔은
첫사랑마저 경매에 넘긴 그가
해 저물도록 한숨을 훔치다 간다
--- 「걸핏하면」 중에서

윤오월
초순인데
모내기 끝난 들판이
야단법석입니다
다잡을 사연들도 없이
윗마을
아랫마을
청개구리들 다 모여 앉아
갑론을박 의견만 분분합니다
더러는
못난 내 흉도 보고
더러는 지들 잘난 체도 하고
또 더러는
가당찮은 입씨름으로
밤 깊은 줄도 잊고 소란을 피웁니다

그런 풍광을 추억하며
나는
좁은 논둑길에 넋 놓고 앉아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아득히
캄캄한 무논만 바라봅니다
---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중에서

그 호수의 둘레길
비스듬히 기울어진 나무 벤치에
수척한 떡갈나무잎 홀로 앉아
수심에 잠겨 있다
물빛은 온전히 하늘빛인데
물결들만 잘난 체 경계를 다툰다
저녁 무렵이면
행로를 분실한 그림자들
서둘러 주인을 찾아 떠나고
저무는 햇살은
마디 굵은 손가락을 비비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먼 타처로 철새가 떠나던
떠났던 텃새가 울먹이며 돌아오던
그런 기막힌 사연들조차 외면한 채
호수는 그냥 방관만 하고 있을 뿐,
이미 저녁 해는
먼 산의 이마 위를 외봉낙타처럼 지나가고
귀가할 생각마저 잊은 떡갈나무잎은
땅거미가 허공에 거미줄을 칠 때까지
호수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 「저녁 무렵이면」 중에서

가출한 말들이
허공을 떠돌고 있다
오갈 데 없는 표정이
한없이 석연찮다
무작정, 가출한 후
앞뒤를 가름한다는 건
그래, 분명 무모한 짓이다
그냥 서둘러 가출한다고, 오래
나를 가두었던 생각들을
쉽게 버릴 순 없는 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사연들이
부르튼 내 입술을 맴돌고 있다
주인을 잃은 풍문도
고아가 된 애틋함도 마찬가지다
만나기만 하면 티적거리던 허상들이
오늘은 의좋은 척 눈빛을 반짝인다
어설프게 귀가를 서두르면
선한 사람도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업어치기를 하든 되치기를 당하던
그 말이 몸을 푼 그 집 문간방에는
허기진 풍문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그래, 그 말들을 해코지하지 않고
한 생의 행로를 톺아볼 수 있을까
구겨진 입들을 봉인한 후에
그 집의 사랑채에 가둬두고 싶지만
흠모하는 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 「말의 집」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환식의 시집 『생각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의 첫 번째 작품 「생각의 집.Ⅰ」을 읽으며 대하게 되는 ‘생각’에 관한 문장들, 즉 “생각의 행로” “생각도 종종 트집을 부리면” “가시를 품은 생각들” “생각의 문지방” “생각보다 깊게” 등의 문장들을 보며 나는 ‘생각’이란 말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얼마나 많은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우리가 이 말을 별생각도 없이 얼마나 자주, 흔히, 마구 쓰고 있는지 깜짝 놀라며 ‘생각’이란 어휘에 대해 재삼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 언어는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 치중하지만 문학 언어, 특히 시어는 이해뿐 아니라 감각, 정서, 상상력을 창출하고자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시인은 일상 언어보다 훨씬 전압이 높은 언어를 구사하고 또한 여러 문학적 장치를 견인한다. 앞에서 우리는 ‘귀로’ 듣는 것 같고, ‘눈으로’ 보는 것 같은 문장을 보았다. 즉 시인은 우리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강한 ‘심상’과 이를 더욱 시적으로 전개한 ‘비유’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 호병탁 (시인·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