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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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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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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660쪽 | 724g | 140*210*35mm
ISBN13 9788947548007
ISBN10 8947548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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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니까.”
스탠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털이 앞뒤로 실룩거리는 것으로 보아 짜증이 나 보였다. 그때 조이도 들었다. 쾅, 쾅, 쾅. 누군가 주먹으로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델라니의 집은 몇 년 전에 초인종이 고장 났기 때문에 벨을 눌러서 조이 부부를 부르는 데 실패한 사람들은 보통 조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 상황은 위급 상황임이 분명했다. 조이와 스탠은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 모두 아무 말 없이 현관으로 향했다. 현관으로 빠르게 걸어가는 발걸음은 경쾌하기까지 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오랫동안 아이들에게서 돈을 달라거나, 조언을 해달라거나, 공항으로 데려다달라거나 하는 부탁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쾅, 쾅, 쾅.
“가요!”
스탠이 소리쳤다. 스탠이 조이를 앞서 나갔다. 손목을 가볍게 돌려 현관 잠금쇠를 풀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 흐느껴 울면서 현관문에 이마를 기대고 있던 젊은 여자가 넘어질 듯이 집 안으로 들어오더니, 마치 딸처럼 스탠의 품으로 곧장 뛰어들어 안겼다. --- pp.31~33

바브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짚으며 침대 밑을 들여다보았다. 먼지는 많지 않았다. 조이가 돌아온 뒤에 청소하면 될 것 같았다. 바브가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무언가 바브의 시선을 끌었다. 침대 밑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바브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침대 밑으로 손을 한껏 뻗었다. 바브는 반짝이는 물건을 잡아서 끌어당겼다. 조이의 휴대전화였다. 바닥에서 일어난 바브는 살짝 숨을 헐떡이며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조이가 휴대전화도 없이 집을 나섰다고? 바브는 위장이 꼬이는 것만 같았다.
“조이 휴대전화를 찾았어.”
바브는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다. 그 즉시 트로이의 얼굴에서 한 대 맞은 사람처럼 웃음이 사라졌다. 트로이는 재빨리 자기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스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놀란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의자에서 일어나 휴대전화를 향해 천천히 손을 내밀었을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스탠의 반응은 너무 독특했어.” 나중에 바브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 내면의 지식이 주는 묵직한 중력에 두 뺨이 함몰되기를 기다렸다가 말했다. “그게 말이야, 의심스럽다고 말해도 될 정도였어! --- pp.61~62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
조이가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조이의 입에서 단어들이 폭발적으로 튀어 나갔고, 모두 겁에 질린 멍청이처럼 조이를 쳐다보았다.
“엄마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에이미가 달래듯 말했다.
“그럼 왜, 너희들 모두 하나같이 진득하게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거야? 너희 아빠랑 내가 너희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래? 우리가 좋은 결혼 생활을 못 해서?”
델라니 남매는 조이가 자신들은 풀 수 없는 과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너희 아빠와 내가 완벽한 부부는 아니지. 하지만 그래도, 아주 나쁜 부부는 아니었어. 안 그러니? 도대체 왜 우리를 벌주고 있는 건데? 왜, 왜 그러는 거야? 우리가 너희한테 테니스를 시켜서 그래? 아니, 우리가 시킨 거 아니야. 절대로. 너희는 테니스를 사랑했어. 너희 모두 재능이 있었다고!”
“우리가 엄마, 아빠를 벌주다니. 그런 이상한 말이 어디 있어, 엄마.” 트로이가 말했다. --- p.294

브룩은 엄마가 보내준 사진도, 엄마가 신나게 했다는 쇼핑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열자 사반나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브룩은 사반나의 사진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인터넷이 답을 보내왔다.
이 사람은 사반나 파고니스가 아닙니다. 사반나 스미스입니다.
2년 전에 ‘사반나 스미스’는 한 서점에서 열린 유명한 요리사의 요리책 출간 행사에 참석했다.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는 했지만 사진 속 인물은 분명히 사반나였다. 컬을 넣은 머리카락은 더 길었고, 밝은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고 큰 귀걸이를 차고 있었다. 이 사진으로 사반나에 관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한때 성이 달랐고, 머리 스타일도 달랐다는 거? 혹시 결혼했던 걸까?
브룩은 한숨을 쉬었다. 이런 정보만을 알아냈다고 해서 과연 실망해야 하는 걸까? 당연히 브룩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 상습적인 사기꾼이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니, 정말일까? 어쩌면 사반나가 사기꾼이기를 바랐는지도 몰랐다. 사반나에게 “내 부모님한테 친절하게 구는 거, 그만해!”라고 소리치고 싶은 충동이 이는 이유를 정당화하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 p.423

“델라니 씨, 댁 뒤쪽 숲에 묻혀 있던 티셔츠를 찾았어요. 이 셔츠를 본 적이 있나요?”
스탠의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갔다.
“묻혀 있었다고요? 지금, 내가 조이의 티셔츠를 묻었다고 생각하는 거요?”
“이 셔츠는 알아보겠어요?”
“내 아내 셔츠요. 당연히 알고 있지.”
스탠은 그 사진이 자신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듯이, 거만하게 멀리 밀어냈다.
“내 아내의 피가 묻어 있군요. 당신도 아마 알고 있겠지.”
“델라니 씨, 이 사진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네요.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제 아내분과 마지막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시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크리스티나의 목소리에는 이제 장난기마저 담겨 있었다. 스탠은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양쪽 바지 주머니에 엄지손가락을 쿡 찔러 넣더니, 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내 최선은 일단 입을 다물고 변호사를 부르는 것 같소.”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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