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달을 먹은 고양이가 담을 넘은 고양이에게

달을 먹은 고양이가 담을 넘은 고양이에게

: 시천지 동인 시집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204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125*204*20mm
ISBN13 9791158965471
ISBN10 11589654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왜가리가 물속에 두 다리를 담그고 멍청히 서 있다
냇물이 두 다리를 뎅강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빤히 두 눈을 물속에 꽂는다
냇물이 두 눈알을 몽창 빼가는 줄도 모르고

왜가리가 첨벙 냇물 속에 긴 부리를 박는다
냇물이 제 부리를 썩둑 베어가는 줄도 모르고

두 다리가 잘리고 두 눈알이 빠지고 긴 부리가 잘린
왜가리가 퍼드득 날갯짓을 하며
하늘 높이 떠오른다

아주 가볍게 떠올라 하늘 깊이
온몸을 던져 넣는다
냇물도 하늘로 퍼드득 솟구치다
다시 흘러간다
--- 「이나명, 왜가리는 왜 몸이 가벼운가」 중에서

벼랑 같은 아파트들

언제부터 이 칸을 위해 역병처럼 사는지
마스크를 쓰고 마신 숨을 다시 뱉는다
밤이 되면 불 꺼진 口에 눕는 생은 행간 밖

무릎을 꿇다가도 낙타처럼 일어서고 싶은데
태양 아래 끓어오르던 그 길은 어디로 가고
삭제된 口들로 채워지는 공백

포클레인 자국이 길을 만들면서부터
파헤친 흙만큼 산이 생기고
나의 쓸모는 모래가 바퀴에 들러붙는 듯했다

누군가 타워크레인을 옮겨놓자
레미콘이 합세하기 시작했다
시멘트 채운 몸에 눈물을 버무리며
바람의 설법에 귀를 기울이며

거대한 공사판의 나는 먼지로 사라지고, 살아지고
--- 「박수빈, 원고지」 중에서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 하나 박혀 있었다

드릴 것이
그것뿐이라

아무 소원도
적어놓지 못하였다

천년만년 가슴속에
묻어둘 것이
돌멩이 하나뿐이라
금동보석함에 담아서 드리기도 무엇해서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꾹꾹 눌러 끼워놓았다

그것이 무슨 보석이라고
돌멩이 위에
두툼하게 덧살을
붙여가고 있었다
--- 「진영대, 복장(腹藏)」 중에서

마음 안에
매미 있는가 호랑이 있는가

곽암과 만해가 물었던 길

길의 끝자락에서
내가 심우(尋牛)하려니

파란 눈의
융에게 길을 물어
페르조나를 해체한다

동시(東時)와 서공(西空)이 소통하며
하나로 돌아가는 길
심우꽃 만발하려는가.
--- 「서주석, 심우꽃」 중에서

한 뼘 남짓 될까,
학의 다리로 만들었다는 하얀 뼈피리

간 봄 떨어진 동백꽃 울음으로
삼경 지나는 초승달 소리로

별 총총 새벽하늘 건너갈 때

가느다란 두 다리 가지런히 모아 펴고
겨울 바다 깊숙이 뛰어들더니

꿈결이었나,
올곧은 다리가 저어 간 은하의 밤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전생(前生)의 한 뼘
--- 「윤정구, 한 뼘」 중에서

발을 헛디뎌 몸이 넘어진다
산도 넘어진다
겨우 추슬러 마음 하나 도로 세우고
이제는 보이지 않는 너를
혼자서 본다

설사면에 튀긴 햇살이 칼끝처럼 몸속을 파고든다
냄새로 찾아가는 설산의 내막
바람은 울음으로나 길을 찾아 가는데
여러 번 꺾인 몸은
조각난 얼음 속으로 파묻히고 밟히면서
누구를 찾아 가는가

끝도 없는 고집
혼자 앞장 세워 겨우 모퉁이 돌 때
아, 저기 설산 아래 까맣게 떠오르는 사람
이름도 지워버린 채

울지도 못하면서
무릎만 젖어 흐르는 너는
오래 흔들리면서
무한정 기다리는 나는
--- 「최영규, 설산 아래에 서서」 중에서

새 학기 첫 번째 강의시간.
강의실 여기저기 무겁게 자리 잡고 있는 긴장을 깨우며
출석부 속의 학생들 이름을 부르는데,
김슬기, 박슬기, 이슬기 등,
슬기, 라는 이름이 유난히 많아서,
이 강의실은 강이네요, 했다.
학생들이 의아해했다.
슬기, 라는 이름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을 합하면,
다슬기니까 여기가 강이지요.
자네들만으로는 강이 안 되는데,
김바위, 라는 학생도 있어서
강이 되는 겁니다.
강은 서로 부둥켜안고 바다로 흘러가는 성질이 있습니다.
나도 강이 되어 함께 할 테니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해 강처럼 흘러
흘러 바다로 갑시다, 라고 부탁하자
강의실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는
강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오석륜, 강의실에 흐르는 강」 중에서

칼날 위에 머리카락을 올려놓고
입으로 불면 끊어지는
취모검, 칼 한 자루 생각한다
잡풀 무성한 마음까지도 쓰윽 슥
단칼에 벨 수 있는
이를테면 사람을, 세상을 살리는
활인검

쇳물이 되었다가 뜨겁게 열 가한 칼날이
도라지꽃으로 푸른빛을 띨 때
때려 펴고 갈아주길 무수히 반복하면
고통의 한 가운데
녹슬지 않는 금강의 시간들

언젠가의 생애에 내 한 번은
대장장이 곳집의 칼이었을지도
길이 1미터 넘는, 날카롭게 날이 선
칼의 잔혹한 말을 견디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바치는 또 다른 눈부심
기묘한 아름다움의 칼들
제 마음을 무수히 베이고서야 한 마음을 얻는 칼자국들

속이 하얗게 빛나는 잘 벼린 칼의 날을 맨손으로 짚고
고요히 목숨을 건너는 하루,

나는 나를 잊는다
--- 「한이나, 파릉의 취모검」 중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반한다는 것은

헬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셀 수 없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내 마음에 깊게 파고든

정말로 나를 뒤흔든 말 한 마디

어느 순간 내 가슴에 넓게 배어든

진실로 나를 이끌었던 몸짓 하나

아아, 나를 뒤흔들었던 한 마디 말

무연한 너를 끌어당긴 하나의 몸짓.
--- 「고영섭, 마음을 사는 일―화두 1」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천지〉 동인지 제9집 『달을 먹은 고양이가 담을 넘은 고양이에게』에 수록된 작품들은 갓 길어 올린 ‘날것의 작품’ 또는 여러 문학지에 실린 작품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천지〉 동인의 아홉 번째 여정이라는 흐름에는 모두 닿아 있다. 사반세기를 넘어 30년을 향해 가는 동안 동인들은 서로의 들숨과 날숨을 들을 수 있는 귀 명창들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동인지는 〈시천지〉 동인의 시적 완성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들의 관록과 저력이 보여주는 것처럼 동인들의 숙성된 작품들은 상승의 관계를 열어가고 있다. 시인들이 꿈꾸는 세계는 향상(向上)의 세계로 이어지고 작품들이 도약하는 방향도 상향(上向)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 고영섭 (동국대 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