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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위안

생의 위안

[ 양장 ] 푸른사상산문선-4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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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74g | 156*218*20mm
ISBN13 9791130819037
ISBN10 1130819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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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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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무덤들이 같은 자리에 세워졌다 사라지곤 했을 것인가. 바람과 시간의 여울 속에 누군가의 흔적이 그렇게 쉽게 지워지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순간 나는 그동안 나를 짓누르고 있던 어떤 어두운 강박관념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듯한 깨달음 같은 것을 느꼈다.
죽음이란 것, 어쩌면 저렇게 별 게 아닌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그것보다 더 자명한 사실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은 두려운 것도 아니고, 공포스러운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우리 삶의 한 현상일 뿐이다. 나아가서 어쩌면 소멸이야말로 우리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축복이며 궁극적인 위안인지도 모른다. 소멸이 없다면 이 살아 있음조차 무엇이 귀할 것인가!
나는 바람 부는 사막의 한쪽에 서서 이 낯선 풍경을 바라보며 무언지 모르게 한없는 생의 위안 같은 것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 속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던 그 많은 죽음들을 이제 떠나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늘 멀리 흰 낮달 한 점이 떠 있었다.
--- p.22~23 「생의 위안」 중에서

길고 긴 겨울밤, 텅 빈 창자로 홀로 고요한 독방에 앉아 있으니 얼마나 심심했을 것인가. 책이라고 보고 있지만 눈에 제대로 들어올 리가 없다. 갇혀 있는 자에게 겨울밤만큼이나 길고 외롭고 처량한 때가 또 있을까.
고개를 들어보니 그때 구석에 놓인 비닐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고추장…… 매콤 달콤한 고추장 봉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그 순간, 그의 표현에 의하면, 귓가에 악마의 소곤거림 같은 게 들려오는 듯했다고 한다.
“맛만 좀 봐. 누가 보는 사람도 없잖아. 그리고 고추장 맛 좀 봤다고 단식이 깨어졌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살짝. 조금만. 알았지?”
마음속에 폭풍우 같은 갈등이 일었다.
밤은 너무 길었고, 아직 잠자리에 들려면 한 시간여나 남아 있었다. 적요한 어둠은 사방을 감싸고 마른 창자는 무언가를 간절하게 갈구하고 있었다. 마침내 김 목사는 손을 뻗어 고추장 봉지를 들고는, 새끼손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혀에다 대었다. 그러자 혀끝에 번지는 매콤 달콤한 고추장 맛……
--- p.107~108 「고추장과 단식」 중에서

내가 소설이라고 처음 써본 것은 대학 삼 학년 무렵이었다. 당시 법대생 선배였던 평론가 이동하 형이 나를 일컬어 ‘행복한 낭만주의자’라고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 철없이 떠들고 걱정 없이 돌아다니는 나의 꼴에 대한 은근한 핀찬의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낭만이란 장발에 통기타와 생맥주를 빼고는 온통 암흑과 같았던 유신독재 치하의 낭만이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우울하고 답답하던 시절이었다. 가끔 〈아침이슬〉을 지은 김민기가 중앙정보부로 잡혀가서 죽도록 얻어터져 병신이 되었다더라는 소문도 들렸고, 가리봉동 어느 공장에서 여공들이 똥물을 뒤집어썼다더라는 풍문도 들렸다.
우리는 최인호의 『바보들의 행진』을 읽으며 낄낄거렸고, 황석영의 『객지』를 읽으며 무언지 모를 비장함에 잠기고는 했다. 선배도 없었고, 달리 위안거리도 없었다. 신문과 방송은 모두 눈을 막고, 귀를 가리고 있었다. 그런 시절이었다.
--- p.247~248 「나의 문학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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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것에서 위대함을, 비루한 것에서 장엄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산문들은 생에 대한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뼈 아픈 영혼들을 거두어들인다. 그래서인지 마치 욕망을 비워낸 자리에 고귀한 것이 들어와 앉은 것 같은, 정신적으로 고양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의 산문들은 그거 그냥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좋아하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빛나는 단편들처럼 재미와 감동을 함께 안겨준다. 읽을 때마다 들으면서도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리고, 보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 뚜렷이 보인다. 책장을 덮으며 이렇게 적는다. “신은 문을 닫으실 때 어딘가에 창문을 열어두신다.”
- 천양희 (시인)
김영현의 『생의 위안』은 그의 철학산문집 제3부작(『그래, 흘러가는 시간을 어쩌자고』 『죽음에 관한 유쾌한 명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의 소설들 못지않게 기념될 것이다. 그가 고백한 증오와 분노와 미움과 집착은 얼마나 높은 마음의 벽인가. 작가는 그 감옥을 열기 위해 김남주, 박완서, 권정생, 남정현, 조명희, 김학철, 김사량, 박흥규, 김현수, 임국진, 고추장 한 병을 선물로 준 아주머니, 개다리 영감,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등을 품는다. 그들의 선량함과 지혜로움과 역사의식을 겸손하게 배우는 것이다. 모든 산 것은 죽은 것에서 나온다(소크라테스), 상주사심(김수영), 메멘토 모리(뮤리얼 스파크)……. 시간의 강 위에 흘려보내야 하는 것과 남겨두어야 하는 것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생인가.
- 맹문재 (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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