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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을 훔쳐봐 세트

나의 밤을 훔쳐봐 세트

[ 전2권/초판한정부록 : 손거울 + 미니캘린더(책과랩핑) ]
김은정 저 / 김지훈 그림 | 테라스북 | 2022년 04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4건 | 판매지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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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856쪽 | 130*190*40mm
ISBN13 9791167281142
ISBN10 116728114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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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실연을 당한 게 처음이군요.”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딱 봐도 인기 많아 보이는 당신보다 불쌍한 사람이라구요.”
채원은 입술을 비죽 내밀며 고개를 떨구었다.
“아닌데요?”
그가 말했다.
“자기 맘대로 이렇게 낯선 남자를 끌고 클럽에 왔잖아요. 뒷감당 염려 없이. 나보다 나은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씁쓸함이 스쳐간 건 오해였을까.
--- p.21

“이거 키스 존이에요. 이 간격에는 무조건 키스를 해야 한다는…….”
그가 가느다란 미소를 짓더니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 의 얼굴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댔다. 순간 채원은 흔들렸다. 마치 오늘의 모든 일들이 이 남자를 만나기 위해 일어난 것만 같았다
--- p.43~44

“횟수는 15회. 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오는 겁니다. 그게 집이든, 회사든, 어디든. 낮이든, 밤이든 아무 때나. 추가적으로 더 필요하게 되면 내가 병원에 더 기부하는 걸로 하죠.”
그는 채원에게 파일을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중요한 조건요? 리본 달린 옷을 입으라는 건 아니겠죠?”
채원은 그를 실망스럽게 보며 빈정거렸다.
“때때로 내 여자 친구인 척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내 조건이에요.”
--- p.113

“지금 어디가 보수적이라는 거죠? 완전 개방적이구만? 스포츠카에, 캐주얼에, 스포츠카랑 세트로 산 것 같은 시계에…….”
“보자마자 키스하진 않았잖아요.”
흡!
운전하며 내뱉는 그의 말에, 채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 만나자마자 그래주는 남자가 있다면 완전 땡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미는 걸 겨우 삼켰다. 자칫, 또 혼자 모든 각본을 짜두고 나타나 냅다 키스라도 하고 들어온다면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길 테니까.
--- p.138

점점 이 여자가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 여자라면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자신의 삶에 중요한 일부분이 될 것 같았다. 이미 그녀는 그의 의식 중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189

“당신과 있으면 편해져요……. 당신과 있으면 걱정이 사라져요……. 당신이 내게 기댔으면 좋겠어요……. 당신에게 기대고 싶어요…….”
마치 꿈결처럼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채원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두근거림이 그녀의 몸을 통해 그의 전신으로 울려 퍼지는 것 같아 채원은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려했다.
그때였다. 그가 잡았던 팔로 다시 그녀를 끌어당겼다.
--- p.225

의식이 있든, 없든 점점 그녀 앞에서 본능적으로 변하는 자신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녀를 원하는 자신이 두려워졌다. 그녀를 갖고 싶어 하는 자신을 눌러야 하는 고통이 벌써부터 그의 심장을 아프게 헤집기 시작했다. 그 여자 옆에 다른 남자가 있는 걸 볼 수 있겠어?
--- p.264

“안타깝네요. 앞으로 내가 당신에게 환자로도 보이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우리 두 사람 간의 관계 정립 따위 하지 않아도 되게요. 의사와 환자로서의 신의는 들먹이지 않아도 되게.”
“그건 기부 행사에서 만나는 순간 깨진 거죠. 어쨌든 당신은 의사인 나를 산 거나 마찬가지니까. 당신이 시작한 거예요. 우리 관계는.”
채원은 쏘아붙이듯 말했다.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효재는 떨떠름하게 말했다.
--- p.322

“당신 감정을 내가 휘둘렀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네, 그래요.”
지금 그녀는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솔직하게 말할수록 효재는 더욱더 숨고 있었다.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휘둘렸잖아요, 나. 그래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 p.411

[2권]

“지구가 우리만 남겨놓고 멸망하지도 않았고, 저승은 아닌 것 같으니까 말해봐요. 난 숫자로 얼마나 되는데요?”
채원은 문을 여는 그의 팔을 잡으며 집요하게 물었다. 순간 효재가 그녀를 굳은 얼굴로 돌아보며 무겁게 말했다.
“난 내 여자한테 숫자 매기지 않습니다.”
--- p.15

“지난번엔 내가 당신 입술을 훔쳤잖아요. 이번엔 당신의 밤도 훔쳐보려구요.”
채원은 시선을 내리깔고 그의 입술을 지그시 바라보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효재는 그녀에게 잡힌 손에 힘을 줘서 빼내려 했지만, 그녀는 움켜진 그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손바닥 전체로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왔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정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때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당신 손바닥과 내 몸 사이에 실크 자락만 있어요.”
거친 숨을 내쉬듯 내뱉는 그녀의 말에, 효재는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몸에서 힘이 풀리고, 아찔해졌다.
--- p.87~88

“내가 완벽하지 않아 미안해.”
벽에 기댄 채원의 입술에 뜨거운 김을 뿜으며 효재는 흐릿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말했다.
“아뇨. 당신에겐 내가 필요하다는 걸, 당신이 알게 해준 거예요. 우리에게 최악은 없어요.”
채원은 그녀의 뺨을 감싼 손을 감싸며 뜨거운 마음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 p.148

“사실 난 작별 인사를 잘 못해.”
그는 주저하며 말하다 채원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헤어지는 건지 모르겠어.”
그는 씁쓸하게 말했다.
“좋은 사람 만나라고 말해요. 그리고, 잘 가라고 하면 돼요.”
차마 그의 눈을 보고 이 말을 할 수 없었다.
갑자기 그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녀의 귀를 감쌌다. 채원은 그를 오롯이 올려다보았다. 그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 p.202~203

“그건 저랑 상관없는 얘기예요. 어차피 효재 씨랑은 2년 전에 끝냈으니까.”
“정말, 끝낸 거 맞아요?”
준석은 채원을 돌아보았다. 이런 질문, 시은에게도 들었었다.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요?”
바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채원은 입술을 깨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효재는 채원 씨와 끝낸 게 아니에요. 채원 씨에게 돌아서 갈 길을 찾았을 뿐이지.”
“돌아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그 사람에게 헤어지자고 한 제가 어리석은 느낌인데요. 저는 못 찾는 길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이 돌아서 온 길이 짐작이 안 돼요.”
--- p.363

“그걸 인정받고 싶다는 건, 날 안 보고 살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서운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았어요!”
“나한테 흔들렸잖아.”
그는 애잔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자존심이 상한 채원은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너무 혼란스러워요, 이런 대화! 대체 왜 그랬어요!”
“너한테 먼저 다가가고 싶었으니까!”
그는 자책하듯 말을 이었다.
--- p.386

“당신은 언제나 나한테 봄이야.”
“왜?”
그녀를 한눈에 담으려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그는 손가락으로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칼을 사랑스럽게 넘겨주며 물었다.
“당신은 언제나 날 미치게 하니까.”
--- p.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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