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인 작가의 〈아비, 규환〉 수상소감
〈아비, 규환〉을 끝으로 더는 새로운 작품을 쓰지 못하고 지내던 중,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쁨보다 부끄러움이 앞섰습니다. 한동안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을 잃고 있던 제게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짧고 나약했던 방황을 내려놓고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키며 다시 치열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아비, 규환〉을 쓰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관련 서적들 틈에서 지내던 어느 날, 법화경의 한 부분을 읽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삶이든 비슷비슷하게 쓸쓸하고 고달프다. 처음에는 서글프게만 느껴졌던 이 문장을 곱씹을수록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사람의 온기를 전하고 싶은 나는,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고 사랑하려 애썼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언젠가는 사람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싶습니다. 긍정적인 가치를 지닌 좋은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경심 작가님, 김혜정 작가님, 황의경 피디님 감사합니다. 좋은 스승님들을 만난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소중한 지표로 삼아 부지런히 쓰면서 정진하겠습니다.
떠오르는 이름이 참 많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걸음을 함께했던 혜승 언니, 유정 언니, 혜민이, 은지를 비롯하여 꿈을 향해 같이 달렸던 동기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걷게 될 길 위에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우리 가족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최승원 작가의 〈최저임금, 백 년치 부탁합니다〉 수상소감
지금까지 많은 분야의 글을 건드려 보았습니다. 그중 드라마는 가장 치열한 장르였습니다.
내가 재미있게 쓴 대본이 다른 사람들에겐 밋밋하게 느껴질 거란 공포, 밤새워 쓴 활자가 영상으로 옮겨지지 못할 거란 두려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길어지고 있을 그 감정들이 너무나 버거웠습니다. 한창 갈팡질팡하던 와중에 수상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육원 신인상. 많은 작가님들의 시작이 된 상입니다. 드라마를 계속 써보라는 허락을 받은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공수표만 날리는 꼴이 되지 않을까 겁도 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담보는 열심히 쓰겠다는 구태의연한 다짐과 끝도 없는 감사뿐입니다.
먼저 글 쓰는 저를 믿어준 가족들, 감히 이름으로 남겨봅니다.
최성기, 나의 아빠. 친구 같은 아빠를 두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라는 어려운 호칭 대신, 평생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요. 사랑해요.
김삼숙, 나의 엄마. 제가 누리는 이 화초 같은 삶은 엄마라는 온실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세상 풍파를 막아주는 그 고단함을 알기에 하루빨리 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해요.
최유관, 나의 동생. 나 대신 부모님을 받쳐줘서 고맙다. 사랑해,
교육원에서 만난 선생님과 학우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기초반 이근영 선생님. 선생님을 만나 탄탄한 기초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기초반에서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선생님 덕분에 단순히 잘 읽히는 대본과 ‘진짜’ 대본의 차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출발점이 좋아서 이만큼 달려올 수 있었어요.
연수반 이유선 선생님. 코로나라는 힘든 시국이었지요.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작가라면 힘든 상황일지라도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밤늦게 대본 이야기를 나눌 동기들을 선생님 수업에서 만났어요. 지치고 무기력해질 때면 선생님의 수업을 떠올리겠습니다.
전문반 황의경 선생님. 선생님이 보여주신 열정을 잊지 못할 겁니다. 선생님 덕분에 드라마란 장르에 본격적인 욕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전 진작에 메말라버렸을 거예요. 치열하게, 오래오래 살아남는 작가가 되라는 선생님의 격려를 삶의 이정표로 삼겠습니다.
창작반 박해영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하며 쓰는 자세를 열심히 고쳐가고 있습니다. 작법에서 출발한 구태의연한 캐릭터보다, 정말로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을 찾는 재미. 선생님은 그 재미를 알려주셨어요.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쾌'가 넘치는 글을 쓰고 싶어요. 선생님의 존재 자체가 저희들에게 ‘쾌'이십니다. 열심히 뒤따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모자란 저에게 곁을 내어준 교육원 동기님들,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여러분들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힘내서 달려가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