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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10cm

: 이현신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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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348g | 140*210*18mm
ISBN13 9791190526715
ISBN10 1190526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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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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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작게 속삭이기 시작했다. 주위에 사람도 없었고, 있다한들 한국말을 알아들을 리도 없었지만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었다. 은밀한 이야기, 은밀하니 분명 소중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티나에게 주고 싶었다. 다소 가라앉았지만 그래서 거짓이 아닌, 진실이라는 인상, 그래서 결코 이기심도 아니고 악도 아닌, 진실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티나가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똑같이 까만 내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티나… 목이 메었지만 나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가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끝까지 말하기로 했다. 책상 아래 작은 공간을 티나와 나만의 비밀로 가득 채웠다. 비밀은 팔짱을 끼지도 않고, 스케치북이나 쿠키를 던지지도 않는, 착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가득 찼다. 그러니까, 티나… 나는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했다. 비밀은 여기까지, 나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이 흘렀다.
--- 「달래꽃」 중에서

502호가 다시 빈집이 되었지만, 순영은 차마 현관문을 열지 못했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초초 미세한 틈만 있어도 흘러드는 편견과 혐오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더 넓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순영이 자신을 가두었던 건 물리적 벽이었지만 그 너머에 더 많은 유무형의 완고한 벽이 있었다. 순영은 순영대로, 귀례는 귀례대로, 총무는 총무대로, 건축주는 건축주대로, 각자 자신의 벽에 갇힌 셈이었다. 스스로 만든 벽에 갇혀 사는 게 참된 삶이란 말인가. 인간의 적이 인간이라는, 외면하고 싶었던 명제가 진실이었든가, 햇빛만으론 안 될 거 같았다. 현관문을 닫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었다. 망연히 서 있던 순영은 포장용 테이프를 몽땅 꺼냈다.
--- 「틈」 중에서

매직미러 너머로 보이는 사람은 명훈이었다. 명훈은 벽에 걸린 푸른색 캔버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창문도, 창밖의 나무도, 커튼 뒤에 숨어서 비밀스러운 입맞춤을 하는 남녀까지도 모두 파란색인 그림은 뭉크가 유부녀와 은밀한 사랑에 빠졌을 때 그린 것이다. 완전히 하나가 되고 싶다는 갈망은 이목구비 없이 뭉쳐진 남녀의 얼굴로, 용인 받지 못하는 사랑은 우울한 푸른색으로 표현되었다.
--- 「다다음 생애도」 중에서

경민은 마취된 채 평온하게 누워 있는 FD환자를 맞았다. 환자와 경민과의 거리는 대략 10cm. 결정을 위한 거리치고는 너무 짧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다리를 자르는 것이 좋겠다는 윤주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중략)
소독된 장갑을 낀 김 교수가 양팔을 니은 자로 들고 서서 경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냉정한 눈빛이었다.
그의 손끝에서 경민의 다리까지, 그의 인생에서 경민의 인생까지는 고작 10cm밖에 안 되는 거리였다. 그러나 그 짧은 거리가 삶과 죽음의 거리만큼 멀어질 수도 있었다.
--- 「10cm」 중에서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햇살 탓인지 그녀의 얼굴이 조금 밝아진 거 같았다.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그녀가 친구의 흔적을 지우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몸에 힘이 빠지며 다리가 후들거렸다. 바람에 실려 오는 그녀의 체취는 이성을 마비시킬 만큼 묘한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몸이 먼저 알아채고 꿈틀거렸다. 주검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묘지에서 슬퍼서 더 아름다운 여인을 태식의 몸이 원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이런 순간에 여인을 품고 싶어 하다니? 제 정신인가? 태식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 「선線」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겼을 때 몹시 기뻤다. 우울감에 빠질 걱정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상이 멈추고 집 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점점 우울해졌고 수면 장애를 겪었다. 의사는 내 병을 코로나 블루라고 부르며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처방했다. 산책하고 책을 읽으며 버터 보려고 했지만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었다. 이번에는 의사가 코로나 레드라고 했다. 그는 항불안제를 추가로 처방했다. 저축했던 돈을 다 써버린 지금 나는 좌절과 절망에 빠져 있다. 구원의 빛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아서 암담하기만 하다. 이런 나에게 의사는 코로나 블랙에 갇혔다고 말하며 공격성과 충동성을 줄여주는 약물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갇힌 긴긴 터널의 끝이 어디쯤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 「낯선 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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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현신이 무서운 작가, 큰 산과 같은 작가가 되리라고 예감한다. 첫 소설집인 이 책을 순서대로 천천히 정독하다 보면 이 작가가 작은 산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보편적인 삶의 무게가 담긴 「달래꽃」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가중되다가 「은밀하게」에 이르면 등이 서늘한 삶의 진정성을 만나게 된다. 소설을 너무 우습게 아는 건 아닌가 싶을 만큼 오락성에 기울기도 하고, 당돌하고 겁 없는 시도가 실험인지 경박함인지 모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의 소설들은 재미있고 단단하다. 작가의 엄청난 성실성이 이 첫 소설집 한 권에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다.
- 노순자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최고위원)
소설집 『10cm』에 실린 8편의 작품들은 그렇게 다시 매만지고 다듬어져서 새로운 얼굴로 독자 앞에 선다. 이것이 작가 정신이다. 자기 작품에 대한 치열한 관심과 채찍이 훌륭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필자는 이현신이라는 소설가가 앞으로 어떻게 또 변하면서 어떤 작가의 모습으로 독자 앞에 등장할지를 어느 정도 짐작한다. 이처럼 작가는 자신의 몸(작가의 예술정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성장시켜야 한다. 이것이 작가로서 독자 앞에 서는 이유다.
-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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