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푸른 하늘 저편
중고도서

푸른 하늘 저편

정가
9,500
중고판매가
3,000 (68% 할인)
상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2,500원(선불) ?
  • YES24 버뮤다대구지대에서 2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0*215*20mm
ISBN13 9788983947574
ISBN10 89839475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승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은 살아 있을 때 살아 있는 게 뭔지 모르는 것처럼, 죽어서도 죽었다는 게 뭔지 모르는 것 같다. 사람들은 여기 와서도 “이게 다 무슨 일이지? 내가 죽었다니, 그게 어떤 의미지?” 하면서 다닌다. 살아 있을 때 “삶이란 어떤 의미일까?” 하면서 다니고, 그에 관한 책도 쓰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이젠 그런 책을 쓰고 싶어도 못 쓰겠지만.
살아 있었을 때 나도 아빠한테 그런 질문을 하곤 했다. 그러면 아빠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걱정 마, 아들. 죽으면 다 알게 돼.”
하지만 아빠가 틀렸다. 죽는다고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죽었지만, 멸종한 도도새 꼴이 돼버렸지만, 난 아직도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이제 어떻게 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내가 장담한다. 죽으면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앞에 기다리는 건 엄청난 실망뿐이다.
--- pp.13-14

본론을 말하자면, 내가 집을 나와 자전거에 올라타고 문방구로 출발하기 몇 분 전, 누나와 대판 싸웠다. 누나가 나한테 펜을 빌려주지 않아서였다. 난 그럼 나도 내 용돈으로 펜을 사서 쓰겠다며 뛰쳐나갔다. 우리는 별것 아닌 걸로 고약하고 치사하고 골 때리게 싸웠다. 우리는 남매끼리 싸울 때 하는 온갖 고약하고 치사하고 골 때리는 말을 다 했다. 내뱉을 때는 진심이지만 사실은 진심이 아닌 말. 화나고 열 받았을 때 막 나오는 말. (…중략…)
그러자 누나는 이 멍청아, 해가 서쪽에서 떠봐라, 내가 그럴 일이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게 너도 진즉 네 펜을 사서 쓰지 그랬어, 속이 다 시원하다, 다신 네 못생긴 낯짝 보기 싫다고 했다. 난 문을 쾅 닫기 직전에 좋아, 두고 봐, 두고 봐! 누나 완전 싫어! 완전 짜증나! 이 집이고 가족이고 죄다 싫어! 다신 들어오기도 싫어! 가족 모두 다신 보기도 싫어!라고 했다. 누나는 그럼 그러라고 했다. 그래서 난 후회할 거라고 했다. 에기 누나, 그런 말 한 걸 후회하게 될걸? 내가 죽어봐, 그땐 후회하게 될 거라고 했다. 그러자 누나는 웃기지 마, 오히려 기쁠걸?, 그러니까 꺼져, 그리고 에기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난 문을 쾅 닫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했다.
그리고 사고로 죽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와 있다. 난 죽었다. 완전히 죽었다. 내가 누나한테 마지막으로 한 끔찍하고 고약한 말은 “내가 죽어봐, 그땐 후회하게 될걸?”이었다. 그리고 누나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한 끔찍하고 고약한 말은 “웃기지 마, 오히려 기쁠걸?”이었다.
--- pp.34-35

얘기가 너무 멀리 나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난 저승세계를 걸으며 이 모든 의미를 곱씹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잠깐이라도 돌아갔다 올 순 없을까? 시계를 살짝 돌려서 잠깐만 다시 살아날 수 없을까? 내 인생을 전부 돌려놓으라는 게 아니잖아. 마지막 10분만. 내가 누나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을 바꿀 시간만, 마지막 말을 “누나, 잘 있어. 사랑해.” 또는 “싸울 때도 있었지만 누나는 정말 좋은 누나였어.” 같은 착한 말로 바꿀 시간만 있으면 된다. 착한 말까지도 안 바란다. 못된 말만 아니면 된다. 차라리 아무 말 안 하는 것도 괜찮다. 그 정도만 돼도 좋겠다. 그 끔찍한 말, “내가 죽어봐, 그땐 후회할게 될 걸?”만 아니면 된다.
--- pp.42-43

“근데 어디로 가는 건데? 설마 우리가― 돌아갈 수 있다는 거야?”
아서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본다.
“당연하지.” 아서가 말한다. “원래는 그래선 안 돼. 하지만 갈 수는 있어. 일단 한 번 해보면 쉬워. 어서 와.”
난 일어선다. 하지만 계속 망설여진다. “출몰하러.” 아서는 그렇게 말했다. 난 딱히 출몰하고 싶진 않다. 출몰이라는 개념이 영 찝찝하다. 하지만 그래, 돌아가고는 싶다. 어쩌면. 그냥. 다들 나 없이 어떻게 지내나 보러. 그동안 세상에, 내가 알던 작은 세상에, 무슨 일이 생겼나 보러.
하지만 여전히 망설여진다. 아서가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갈 거면 빨리 와.” 아서가 말한다. “아니면 나 혼자 간다.”
하지만 아직도 결정이 안 선다.
“빨리, 해리! 뭐가 무서워서 그래? 넌 죽었어, 안 그래? 무슨 일이 더 생기겠어?”
“근데 아서, 만약 우리가 돌아가면― 내 말은― 우리가 거기 가면― 그러니까― 남들 보기에― 우린 유령인 거지?”
아서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곤 씨익 웃으며 실크해트를 뒤로 젖힌다. 모자가 기우뚱하면서 머리에서 떨어질 뻔한다.
“유령!” 아서가 말한다. “당연히 유령이지! 유령이 아니면 뭐겠냐? 어쨌거나 우린 죽었어, 안 그래?”
--- pp.47-48

난 운동장을 돌아다니며 대화하는 애들 사이에 서서 애들 눈을 깊이, 캐묻듯 들여다봤다. 바네사, 마이키, 팀, 클라이브. 얘들 중에 아직 내 생각을 하는 애가 있을까? 나를 기억하는 애가 있을까? 난 대놓고 물어봤다. 애들 귀에 대고 소리 지르고, 애들 얼굴에 대고 악을 썼다. “나야! 나라고! 해리가 돌아왔어. 너희들, 나 몰라? 나 기억 안 나? 너희들이 날 몰라봐?” 그러곤 이렇게 외쳤다. “내가 그립지 않냐?”
하지만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어리지만 160살 먹은 아서밖에 없었다. 아서가 실크해트를 눌러쓰고 교문 기둥 꼭대기 지구본 위에 앉아서, 얄밉도록 다정하고 동정 어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난 아서의 시선을 차마 마주할 수가 없었다. 아서의 동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친구들과 반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는 거였다. 나와 함께 놀고, 싸우고, 다투고, 생일파티에 가고, 놀러 다니던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는 거였다. 나를 그리워하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겠어? 겨우 몇 주 만에 다들 나를 까맣게 잊었을라고? 아직 내 생각을 하는 애가 한 명도 없겠어?
그런데 없는 것 같았다. 운동장에는 게임들이 이어졌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게임이 계속될 수만 있다면 누가 게임을 하느냐는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게임이 영원히 이어지기만 한다면.
오싹했다. 으스스했다. 소름이 끼쳤다. 유령은 나인데도.
--- pp.96-97

난 계속 갔다. 학교마다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리들이 아이들로 넘쳤다. 도시락 든 아이들, 책가방 멘 아이들, 교복 입은 아이들, 청바지에 운동화 신은 아이들.
내 유령 목구멍으로 유령 응어리가 올라왔다. 별안간 화나고 슬프고 억울하고 눈물 났다. 죽은 이후 처음으로 소리치고 악쓰고 펄펄 뛰고 절규하고 싶었다. “이건 아니야! 이건 불공평해! 내 인생 내놔! 난 고작 애였어. 애가 죽는 법이 어디 있어. 다 그 멍청한 트럭 탓이야. 내 탓이었다면 모를까, 내가 죽어 마땅했다면 모를까, 이건 진짜 불공평해!”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나? 나쁜 일을 당해도 싼 사람이 있나? 그런 사람은 없다. 죽어 마땅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일들은 그냥 무작위로 일어나는 거다.
그래도 불공평해. 난 지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이들이 나를 온통 에워싸고, 나를 온통 통과해서 걸었다. 웃고 떠들고 까불면서, 어떤 애들은 싸우면서, 어떤 애들은 친구들과 얌전히 얘기하면서, 어떤 애들은 신나게 장난치면서.
난 다시 살아나고 싶었다. 얼마나 살고 싶었는지 말로 다 못 한다. 너무나, 너무나 살아 있고 싶었다. 나도 저 애들 중 하나가 되고 싶었다. 살아 있을 때 당연하게 생각했던 온갖 일상적인 것들, 하찮은 것들, 축구공을 찰 수 있는 능력, 감자 칩을 먹을 수 있는 능력, 그런 것들이 미치게 그리웠다.
--- pp.172-17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판매자 정보

  •  대표자명 : 예스이십사 대구물류
  •  사업자 종목 :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  업체명 : 예스이십사 대구물류점
  •  본사 소재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55층, 6층(여의도동,일신빌딩)
  •  사업자 등록번호 : 229-81-37000
  •  고객 상담 전화번호(유선) : 02-1566-4295
  •  고객 상담 이메일 : yes24off099@yes24.com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CJ대한통운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2,500원 (도서산간 : 3,000원 제주지역 : 3,0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3,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