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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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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자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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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56g | 128*188*20mm
ISBN13 9791191071580
ISBN10 1191071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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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국가의 폭력 앞에 선 자의 선택] 포브스 선정 가장 창의적인 100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의 데뷔작. 국가적 폭력이 난무하는 베네수엘라의 참상을 고발하는 동시에 ‘스페인 여자의 딸’로 다시 태어나려는 한 여성의 절박하고도 강렬한 몸부림을 담아냈다. “땅을 찾아 헤매는 파편”의 이야기엔 전례 없는 놀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소설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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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했던 모든 것, 그러니까 사람들, 장소들, 친구들, 기억, 음식, 고요, 평화, 온전한 정신이 모조리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한 이들의 절망과 같은 기세로 체념이 들이닥쳤다. ‘잃다’라는 동사는 동등하게 만드는 동사, 곧 혁명의 아이들이 우리에게 휘두르는 동사가 되어버렸다.
--- p.13

당시에는 아무도 지폐를 원하지 않았다. 지폐는 가치 없는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다. 뭐든 사려면 큰 돈다발이 필요했다. (…) 기름 한 병을 사려면 1백 볼리바르짜리 지폐로 탑 두 채를, 가끔 치즈 한 덩이라도 사려면 세 채를 쌓아 올려야 했다. 가치 없는 마천루, 그게 국가 화폐였다.
--- p.26

베네수엘라는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변화를 겪었다. 관으로 탑을 쌓아 밧줄로 묶은 채 운송하는 이사 트럭이 보이기 시작했고, 때로는 묶이지도 않은 채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비닐에 싸여 라페스테로 던져졌다. 살해당한 수백 명의 희생자가 암매장되는 곳이었다. 그것이 바로 혁명의 아버지들이 권력을 잡으려는 첫 시도였다. 동시에 내가 기억하는 사회 불안과 붕괴의 첫 정의이기도 했다.
--- p.54

혁명의 아이들은 원하는 바를 충분히 이루었다. 그들은 선 하나를 그어 우리를 둘로 갈라놓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믿을 만한 자와 의심스러운 자. 비난을 야기함으로써 그들은 이미 분열이 팽배하던 사회에 또 다른 분열을 더했다.
--- p.66

아무도 나를 돌보지 않을 테고, 나 역시 아무도 돌보지 않을 터였다. 사태가 악화된다면, 다른 이의 권리를 짓밟아서라도 내가 살 권리를 지키리라. 나냐 남이냐의 문제다. 최후의 일격으로 고통 없이 나를 끝장내줄 만큼 인정 넘치는 사람은 그 나라에서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도 내 눈을 가려주거나 입에 마지막 담배를 물려주지 않으리라. 내 생명이 다하는 날 아무도 나를 위해 울어주지 않으리라.
--- p.70

일상은 삶보다는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솜, 거즈, 약품, 더러운 침대, 뭉툭한 메스, 화장지. 먹거나 치료하거나, 그게 전부였다. 내 뒤로 줄 선 사람, 나보다 더 가진 사람은 언제나 잠재적인 적이었다. 산 사람들은 남은 음식을 차지하겠다고 물고 뜯고 싸웠다. 출구가 없던 그 도시에서, 우리는 죽을 자리를 두고 싸웠다.
--- p.89

내 얼굴은 이제 내가 속하지 않은 영토와 연령에, 타인의 것이기에 상상할 수 없는 기쁨과 불행의 역사에 속해 있었다. 나는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삶, 아우로라 페랄타의 인생에 당장 뛰어들어야 했다.
--- p.247

이제 상황이 변했어요. 이제 모든 게 넘쳐흘러요. 더러움, 두려움, 화약, 죽음, 배고픔이.
--- p.264

압수당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여자들과 노인들, 위협하기 쉬운 조건을 갖춘 목표물이었다. (…) 그들은 이리저리 뒤지고 다니면서 우리의 가장 아픈 곳을 찔러댔다. 우리를 시민이라고 부르면서, 범죄자처럼 취급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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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산불이 번지듯 전 세계 출판계로 퍼진 이 소설 속 장면들이 나를 밤낮으로 따라다닌다. 이런 현상은 첫 장부터 우리를 휘어잡는 소설의 직관성 때문이리라.”
- 한스 유르겐 발메스 (독일 피셔 출판사 편집자)
“이토록 흥미미진진한 소설은 오랜만이다.”
- 후안 밀라 (미국 하퍼콜린스 출판사 편집자)
“강렬하고 감동적이고 급진적인 소설.”
- 구스타보 게레로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 편집자)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당신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 파괴적인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이다. 무조건 읽어야 할 작품.”
- 요아나 해거스트롬 (스웨덴 보니에르 출판사 편집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
- 안젤라 트란포 (이탈리아 에이나우디 스틸레 리베로 출판사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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