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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쪽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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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나루 시인선-01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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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28g | 135*210*10mm
ISBN13 9791197702044
ISBN10 11977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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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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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국수 한 그릇 먹고
굽은 느티 어깨 드리운 평상에 앉습니다.
꽃잎 몇 닢 날립니다.

담배 한 모금
낯선 손님처럼 사라지는데
왼쪽 곁에
누가 앉습니다.

어느 봄날
꽃비 내리던 서소문공원에서
세월 참 더럽게 안 간다
먼지 뽀얀 질경이한테 분풀이하던
젊은이군요.

발밑에는
그날 곁에 있었던 그녀 눈물 한 방울
제비꽃으로 피어 있는데

아무 말 없이
주변을 둘러보던 젊은이
날 두고 포로롱
혼자 날아갑니다.
--- 「왼쪽 곁에 내가 왔습니다」 중에서

갈치를 바르며
자분자분
당신은 목에 걸린 기억을 뽑는다.

등지느러미 아래 촘촘한
생가시 같은 지난날들.
바싹 구워져 비린내마저 고소하지만
희미한 핏빛은 여전히 어룽.

하얀 이밥 위로
아픔 한 토막 얹다가
다시 뽑는
가늘고 뾰족한 삼십 년.

글쎄, 그때 당신은 절대 내 편이 아니었다니까.

언제쯤
바늘 한쌈 다 뽑고
한입 가득 웃을 수 있을까
당신은.
--- 「가시」 중에서

굴전 부치는 냄새 번들대는 피마골 목구멍에
시인들 웅크린 토굴 같은 소굴 있었습니다
저녁 해가 뚜벅뚜벅 교보문고 지하도로 내려가고
종로 가득 목마른 퇴근들 쏟아져 나오면
철가면 같은 문을 밀치고 낯익은 얼굴들 들어섭니다
시작은 늘 각자 따로 마른 멸치에 맥주 몇 병
문 밖 족발집이 걸쭉해질 무렵
단골 따라지들 기웃거리며 나타납니다
술 취한 중, 얼치기 문화부 기자, 팔 없는 화가
나중에 시인이 됐다는 주인장 누님은 마냥 신났습니다
한상 한 짓거리로 엉켜 취할 즈음이면
피 판 돈으로 피같이 한잔 한 지게꾼도 오고
비릿한 그의 일갈에 詩는 찌그러졌습니다
먼저가 나가면 나중이 차지하고
밤은 늘 빙글빙글 돌며 오래 취했습니다
몇몇은 낮에 사무실로 돈을 꾸러 오기도 하고
매혈의 지게꾼은 잘나가는 시인이 되어
한잔 걸지게 쏜 후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술자리가 자꾸 좁아지자 누님은 큰 골목으로 나서
우리의 난장은 이층짜리 제대로 술집이 되고
안주가 늘어나더니 아들이 사장이 됐습니다
멀끔해진 소굴은 낯선 젊은이들이 차지가 됐습니다
땡중은 절로 돌아가고 따라지 기자는 길 건너가고
우리도 하나둘 어디론가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 기웃거려 본 피마골엔 흔적도 다 떠나고
詩 혼자 메어진 골목 어귀에 기대서서 바람과 한잔하고 있더군요
--- 「시인통신詩人通信」 중에서

약간의 투자와 기다림을 필요로 하지만 시작은 어렵지 않습니다. 첫 맛을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물론 치밀한 전략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해야 하지만 꼭 달콤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은 의도적 통증으로 도파민을 유도하기도 하니까요. 학습이론에 따르면 인식이 행동으로 일어나기까지 일곱 번 정도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잡고 끌던 손을 놓아도 스스로 다시 찾는 순간이 오면 게임은 끝입니다. 손익분기점을 지나는 거지요.

다른 접근도 가능합니다. 가령 제대로 판을 벌려 싸움을 붙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편을 나누고 싸우게 하는 겁니다. 이미 구획된 감정의 경계를 이용하면 더 효율적이죠. 준비된 선수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장 없어도 판만 벌이면 금세 모을 수 있습니다. 매일 보고 있지 않습니까? 열광하는 습관들. 자기들이 싸우는 것도 아니면서 격하게 피 흘리지요. 이유도 없이. 몇몇만 제대로 띄우면 그들은 재화를 무한 창출하는 신이 되는 겁니다. 현대판 맘몬이랄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수요가 폭발할수록 창조자에 대한 인식은 사라진다는 겁니다. 보이지 않으면서 맘먹은 대로 행동을 생산해내고 의지마저 통제할 수 있는 권능. 전능하신 누군가를 닮았지요. 신기한 것은, 효용이 온전한 고통으로 바뀌는 순간이 와도 한계 효용은 체감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좌절하면 복수를 위해, 통증이 몰려오면 망각을 위해, 차곡차곡 새로운 수요를 쌓아갈 뿐, 절대로 눈앞의 효용에 돌아서거나 거부하지 않는답니다.

다만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선 라이프사이클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자극에 대한 만족의 탄력성은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대체될 수 있기 때문에 기울기가 정체되기 전에 승수의 자극을 새롭게 투여해야만 하지요. 신규 투자는 아니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약간의 리뉴얼 또는 농도의 조절로도 가능한 수준입니다. 추가 투자로 인해 부가된 만족의 크기는 그대로 유지되므로 이익의 규모는 오히려 커질 겁니다.

걱정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병든 시장에 뛰어드는 경쟁재와 대체재가 너무 많아졌어요. 물론 의지를 완전히 무력화시켜 절대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해온 품목들은 앞으로도 건재하겠지만 축적된 이익 잉여금을 무기로 공세를 취하는 새로운 자극들이 견고한 습관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각성되느라 지친 정신이 자칫 습관에 대한 통제를 놓아 버리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확대 반복되는 시장과 소비자를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지 마세요.
--- 「중독의 경제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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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의 이번 시집은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제의적 담론으로 읽힌다. 그의 시쓰기란 기억 속에 단단히 박힌 가시와 등 굽은 나뭇가지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 속에 풍화되는 자신을 응시하는 일은 시간을 화해와 용서의 지평에서 새롭게 이해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상처의 가시를 제거하려는 욕망은 “부드러움의 힘”(「낭창한 힘」)을 이해할 때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김재덕 시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현실에 순치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은 무책임한 투항이 아니라, 진정으로 생의 원리와 인간을 이해하는 깊은 각 성을 의미한다. 화해와 용서의 지평에 방금 그가 도달한 것이다. 지금부터 그가 걸어가야 할 생의 저 너머는 어떤 풍경으로 채색될지 기대된다.
- 한원균 (문학평론가, 한국교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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