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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랑이가 온다

이제 호랑이가 온다

창비 청소년 시선-4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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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98g | 145*210*7mm
ISBN13 9791165701116
ISBN10 11657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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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국립 공원 옐로스톤에서
사라졌던 늑대를 다시 데려오자

맨 처음, 늑대들은
사슴을 잡아먹고
그 많던 사슴이 줄어들자
사슴들이 닥치는 대로 뜯어 먹던
어린잎이 무럭무럭 자라
큰 나무가 되고

그 나무에
새가 떼 지어 날아들고
큰 나무들의 뿌리는
비만 오면 쓸려 가던 흙을 붙들어
강기슭은 두터워지고
거기에서 비버랑 수달이 놀고
--- p.18~19 「늑대가 돌아오면」 중에서

캄보디아 시골 마을에서 남이를 찾았어요 남이가 잊지
않은 우리말은 오직 고향 마을 이름 ‘진동’뿐이었어요 열
여섯 소녀가 일흔이 넘은 할머니가 되어 진동으로 돌아왔
어요 하지만 고향에 살아 있는 막냇동생을 만나 동생아 언
니야 아무리 불러 봐도 말이 통하지 않았어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마음도 통하지 않았어요

고향에서도 낯선 사람이 된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캄보
디아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리고 거기에서 이남이, 하나코,
렁 훈 할머니는 고단한 삶을 마쳤어요
--- p.66~67 「세 개의 이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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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옛날이야기부터 현재의 모순들이 잉태된 한국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거쳐 시인이 생을 함께했던 산청 간디학교와 시골 마을 이야기들까지, 시인의 이야기는 호기롭고 생생하다. 남호섭의 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공원 지리산을 세계 최초의 국립 공원 옐로스톤과 이어 주며, 폭력적 역사의 시간에 희생되어 박제로만 남은 줄 알았던 호랑이들에게 숨과 살을 불어넣는다. 멸종된 줄 알았던 그들이 실은 망명 가 있었던 것임을 새롭게 환기하며, ‘거기-과거’에 속하였던 것들이 스스로 걸어 ‘지금-여기’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한다.
- 송선미 (동시인 · 『동시마중』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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