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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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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4쪽 | 128*205*9mm
ISBN13 9791130819082
ISBN10 113081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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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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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산에 올라 낙동강 하구를 바라본다.
칠백 리 먼 길을 걸어온 신랑을 부드럽게 안는 신부의 일렁이는 치맛자락을 보며,
화동(花童)인 양 햇살이 꽃가루를 뿌린다.

하나가 되어 더 넓고 깊은 세계로 떠나는 부부를 보며
우리는 먼발치서 하객이 되어 서로의 길을 떠난다.
길을 떠나 갈림길에서 헤어졌다가 돌사다락길에서 또 누군가를 만나는 일을 되풀이하는 동안
강과 강은 바다에서 합일하기 위해 지독한 세월을 견뎌왔고,
저 넓은 여백을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채워 나간다.

땀 흘리며 멀어져 가는 그대여,
힘든 아미산길 끝나 몰운대쯤에서 다시 만나
산길 내내 품었던 철쭉 한 송이 내밀면
가슴 열고 받아주오.

해가 지기 전에.
--- 「갈맷길을 걸으며」 중에서

처서를 지나고도 한참을 떼쓰던 여름 해가 숨비기꽃 흔들림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해가 아무리 따가워도 파도가 아무리 짠 내를 몰고 와도
밭담 틈새 무리지은 꽃들이 나의 저항은 꽃을 피우고 씨앗을 품는 것이라며 잔바람에 산들거립니다.

숨비기꽃 속에 한 움큼 씨가 영그는 동안에 숨비소리도 영등할망이 뿌린 씨앗을 품습니다.

천만, 일억, 십억으로도 텅 빈 마음인 사람들은
수백으로 저들의 세상을 이룬 숨비기꽃들을 보며,
시들어가는 꽃망울 속에 여물고 있는 씨앗들을 생각하며,
꺾이며 흩날렸던 세월을 기억하며,
하귀리에 올 때는 숨비기꽃 같은 마음으로 와야 합니다.

거스린물로 가는 걸음 끝에 긴 그림자가 걸립니다.
수평선 너머로 쫓겨 가는 해가 세상을 거스르지 못하는 이의 얼굴을 붉게 붓질하였습니다.
--- 「하귀리 가는 길」 중에서

들을 수 없어도 나는 보았지요
꺼칠한 손으로 애교머리를 쓸어내리는 여동생의 꿈을

말할 수 없어도 나에게도 꿈이 있었지요
기와를 굽더라도 어무이 배곯지 않게 하겠다고

갸가 어릴 때 경기가 왔는디
나가 뭘 모릉께 마이싱을 많이 맞아부렀제
그 이후로 귀가 먹어버렸어

사람들이 유행가에 어깨를 들썩이는 날이었지요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안고서 흘러만 갑니다

너 데모했지, 연락병이지?
어디서 벙어리 흉내 내?
손사래질 위로 햇살보다 몽둥이가 먼저 쏟아졌습니다
까마득한 곳에서 어무이 말소리가 들렸지요
내일하고 모레면 부처님 오신 날인디

갸가 기와를 굽다가 가운데 손가락이 짤려부렸어
다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데 요래조래 찾아봉께
가운데 손가락 없는 애가 눈에 딱 들어오던걸

올해로 마흔 번 아들을 죽였다고 말하지만
울 어머니가 아들을 쓰다듬을 때마다
시커먼 땅속에서는
파란 잔디와 뜨거운 햇살이 살아난다니께요.
--- 「고요한 세계 ― 김경철을 기리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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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국환의 시는 ‘대지(흙)의 역사, 역사의 대지’ 위에서 태동하는 노래들이 많다. 가령 텃밭에서 생명하거나 열매를 맺는 것들에서 출발하는 그의 시는 단순히 자연적인 것만을 보여주지 않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소박한 풍경 속에서도 삶의 깊이를 드러내 보인다. “쑥부쟁이 혼자 지키기에 너무 무거운” 목포항 ‘은금동 꼭대기 집’이나 “강과 강은 바다에서 합일하기 위해 지독한 세월을 견뎌”온 낙동강 하구가 보이는 아미산 ‘갈맷길을 걸으며’ 그의 시는 다져져온 것 같다는 생각이다. 특히 시집 후반부를 뜨겁게 달구는 ‘역사의 대지’ 위에서 펼쳐지는 그의 소박하고 단순한 미학, 시편들은 1894년 동학혁명, 몽골군에 대적한 제주 항파두리성과 4·3의 이야기를 토속성 짙은 목소리로 담아내고 있다. 오월 광주에서 숨을 거둔 귀머거리 장애인 김경철의 넋을 불러와 다시 그를 살려내는 시 『고요한 세계』 또한 그의 시가 결코 고요한 세계만을 그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김준태 (시인)
진즉 시인이 되었어야 했으나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로 접어든 유국환의 첫 시집 『고요한 세계』는 회한과 관대, 질서화되지 않은 욕망과 시대에의 동참 의지 등 공존하기 힘든 다양한 정동들의 집결지이다. 그런 만큼 『고요한 세계』에는 역사의 흔적들과 새로운 시대적 징후들에 대한 응시는 물론 쓸모없는 실존으로 격하된 온갖 사물들에 대한 교감이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 중심의 근대가 세상 바깥으로 추방했던 비인간적인 존재들에 대한 유국환 시의 진지한 관심과 연대 의지는 ‘객체들의 민주주의’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요즘 시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러므로 앞으로의 시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암시하기에 충분하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이제 시의 거울 앞에 선 유국환의 시인으로의 귀환을 환영한다.
- 류보선 (문학평론가, 군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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