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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어쩌면책

아빠의 어쩌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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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66g | 140*210*21mm
ISBN13 9791196837686
ISBN10 119683768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과거 2003년에 집필을 시작했다가 잠시 멈추었고 그 뒤 2004년 말에 가까울 무렵 재개했다. 내 의도는 티미와 녀석의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러니까 임신은 됐지만 아직 대기 중이던 남동생 태드에게 작은 이야기 선물을 남기는 거였다. 내가 죽고 한참이 지났을 때 잘하면 아이들이 먼지 낀 문서 보관함에서 찾아 읽게 될 병 속의 짧은 메시지 몇 개를 단숨에 작성하려던 구상이었다. 당시 나는 아직 노인은 아닌 쉰여덟 살이었지만 사망률 수치를 보면 이미 살 떨리는 수준이었다. 그즈음 내게 든 생각은 두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그 아버지는 보나 마나 할아버지, 아니 어쩌면 할아버지의 형으로 오인되고도 남겠다 하는 것이었다. 이런 내 생각은 맞았다.
--- p.22

이 책이 시간을 건너뛰는 건 시간이 나를 주로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내용을 건너뛰는 건 내 인생의 내용이 나를 건너뛰었기 때문이다─공포에서 슬픔으로 분노로 깨진 사랑으로 절망으로 의기양양함으로 영겁에 관한 밤늦은 대화로. 장편소설이나 단편소설에는 인간사에 질서가 있다는 환상을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부터가 자식들에게 쓰는 연애편지 묶음일 책에 질서를 부여하는 건 공연히 망신을 사는 일일뿐더러 더 안 좋게는 기만하는 일일 것이다. 내 자식들은 현실의 자식이고 나는 현실의 아버지이며 엉망진창 혼돈이야말로 우리가 함께한 시간의 소박한 주제였다.
--- p.25

티미는 이제 두 달 남짓, 정확히는 9주가 되었는데 울음을 그치려 들질 않는다. 녀석은 제 아기 침대와 딸랑이와 제 어머니와 나를 포함해 완전 신상품인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걸 싫어하는 것 같다. 배앓이예요, 의사들은 말했지만 이 아이는 먹는 것도 싫어하고 안 먹는 것도 싫어한다. 녀석은 자는 것도 싫어하고 안 자는 것도 싫어한다. 녀석은 빛도 싫어하고 어둠도 싫어한다. 녀석은 뜨거운 것도 싫어하고 차가운 것도 싫어하고 그 사이의 모든 온도도 싫어한다. 녀석은 분노로 차 있다. 나는 잭 더 리퍼의 아버지가 되었다.
--- p.26

진실들은 모순된단 걸 아빤 네가 기억했으면 좋겠어. 티미야, 너는 크고 훌륭한 나라에서 살고 있단다 하고 내가 말한다면 그건 진실일 거야. 하지만 우리 나라는 한때 인간의 노예화를 허용했던 나라야 하고 내가 말한다면 그것도 진실일 거야. 진실은 유동적일 수 있어, 티미야. 사람들은 사랑에 빠져. 사람들은 사랑에서 발을 빼기도 해. 목요일엔 진실했던 것이 금요일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바로 당일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 p.58

“어쩌면”이라는 단어에 부도덕한 건 없어. 이 어쩌면책은 우리 인생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어쩌면으로 꽉 차 있어─발견되지 않은 모든 진실, 잊혀버린 모든 진실, 알 수 없는 모든 진실로 말이야─그러니 자명하고 철석같고 기적 같고 영원한 진리에 접근한다는 믿음이 들 때조차 “어쩌면”이라고 말해도 괜찮아.
--- p.61

한번은 우리 마술 쇼의 최종 리허설이 끝나고 메러디스가 야한 쇼걸 차림으로 풋라이트 앞을 지나가는데 일고여덟 살쯤 된 티미가 며칠은 기다렸다는 듯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엄마, 옷차림이 적절하다고 생각해?” 메러디스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냥 마술 쇼잖아.” 티미는 말했다. “하지만 내가 방금 엄마라고 했잖아.”
--- p.96

수년 전, 역사의 어느 막연한 시점에 태드가 잠결에 비명을 질렀다. “날 해치지 마! 날 해치지 마!” 방 두 칸 건너에서 책을 읽으며 누워 있던 나는 내 아들이 제 아버지 꿈을 꾸고 있다는 끔찍한 확신에 사로잡혔다.
--- p.101

내 사랑은 지혜가 없다. 내 사랑은 지능이 없다. 내 사랑은 2월 어느 쌀쌀한 밤에 내리는 눈이 심오한 만큼만 심오하다.
--- p.119

티미랑 태드에게 급히 덧붙이는 추신. 몇 년 있으면 너희 영어 선생님 중 한 분이 너희한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보라고, 이야기를 완전히 지어내보라고 요구할 텐데, 그러면 부디 한때 너희가 가상의 꼬리를 떠올렸던 것과 똑같은 최대출력의 상상력으로 그 과제에 대처하길 바라. 다시 어린이가 되렴. 너희만의 말하는 호랑이를 지어내고 너희만의 열역학을 발명해. 현실성은 잊어버려─너희가 현실 세계에서 얻고자 하는 건 이야기에 알아서 배어들 거야. 묘사하는 장, 설명하는 장, 배경지식을 전하는 장으로 너희 선생님을 (또는 너희 자신을) 지루하게 만들면 안 된단 걸 명심해.
--- p.127

소설가들은 다 이유가 있어서 뭔가를 지어내기로 한 거고, 그렇지 않았으면 소설은 없었을 거야. 장편소설도, 영화도, 단편소설도, TV 드라마도, 워비곤 호수도, 『우주 전쟁』도, 『로미오와 줄리엣』도, 『율리시스』도, 스크루지도, 〈사인필드〉도, 빨간 모자나 룸펠슈틸츠헨이나 엄지공주도. 브로드웨이도 불이 꺼졌겠지. 할리우드도 셔터를 내렸을 거고. 아버지들도 자식에게 잠자리 이야기를 그만 들려줬을 거야. 모든 걸 고려해볼 때 고결한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세상이 얼마나 팍팍했을지 상상해보렴.
--- p.146

이야기에서 설명은 마술사의 무대 뒤를 거드는 거랑 같아. 신비한 것이 기술적인 것이 되지. 기적이 진부함이 돼. 즐거움이 사라진단다. 경이도 사라지고. 한때 놀라웠던 게, 아름답기까지 했던 게 고리타분한 인과관계 속으로 사라지지. 가서 설거지나 마저 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 p.160

2년쯤 전 나는 티미에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아주 짧은 이야기」를 읽어보라고 청했다. 반 시간이 지나자 티미는 내 서재에 들어와 말했다. “좋아, 다 읽었어. 무슨 얘길 듣고 싶어?”
“그냥 네 의견,” 나는 말했다.
티미는 그때 어려서 쑥스러워하기 일쑤라 잠시 우물쭈물했다. “음, 얘기가 너무 솔직하던데,” 녀석은 말했다.
“뭐가 솔직한데?”
“왜 있잖아. 끝부분. 남자가 임질에 걸려서 택시에 탔다는 거.”
“솔직한 게 나빠”
“보통은 안 그렇지,” 티미는 말했다. “성병에 관해 읽으라는 사람이 아빠만 아니면.”
--- p.274

“아빠는 너희가 직접 지어낸 이야길 원해. 쓰다가 막히면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를 돌이켜봐. 헉 핀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려보라고.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 나라면 그 상황에서 뭘 할까? 그런 다음 이렇게 물어봐. 나라면 그 상황에서 뭘 해야만 할까? 당연한 거지만 내 바람은, 너희가 어른에 가까워질 때 기필코 너희의 문을 두드릴 뭔가에 대비하도록 이 연습이 너희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너희는 선택을 해야 할 거야. 그리고 때로 너희의 선택은 라인홀드 니부어가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가장 근접한 해’라고 말한 걸 포함하게 될 거야. 이처럼 불가피하되 명확하지 않은 상황일 때 내가 매번 조언을 해줄 순 없을 테니까 그냥 지금 할게. 너희의 삶이 이야기인 척하렴. 그러니까 좋은 이야기를 쓰도록 해.”
--- p.374

죽을 때가 다 되면 모든 게 빛을 띤다. 평화로울 때, 이를테면 청춘기에는 당연하게만 여겼던 것들이 언제부턴가 눈물이 날 만큼 소중해지는데, 혹시 늙음을 벌충해주는 장점이란 게 있다면 한때 어이없을 만큼 시시하게 보였던 것들의 진가를 알아보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잉글리시 머핀에 얹은 버터. 티미랑 방에 말없이 앉아 있기. 태드랑 판돈 없이 하는 텍사스 홀덤. 열다섯 살짜리한테 〈해피 버스데이〉 불러주기. 그런 시시한 것들이 의미로 가득해 보인다, 그 의미를 주로 놓칠 때가 많지만. 전쟁 기간에도 야간 매복 뒤 동이 터오는 냄새에서, 또는 황혼 녘 탁한 분홍색으로 물드는 강물에서, 또 어느 딱한 영혼이 제 두 다리를 잃고 올려다보는 몇 조각 하얗게 넘실대는 구름에서 그런 단순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 p.409~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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