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한민국 식품지존〉이 처음 세상이 나왔다. 당시 식품박물관 시즌 1, 2에 소개된 제품을 엮어 〈대한민국 식품지존〉을 펴냈다. 이후 지금까지 식품박물관은 시즌 5까지 소개, 이데일리 신문에 게재됐다. 이번 〈대한민국 식품지존 시즌 2〉는 시즌 3, 4에 소개된 46개 제품 중 23개를 솎아내 현 시점에 맞춰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해 제작이 이뤄졌다. 책을 엮으면서 새삼 느낀 것은 우리 일상에 이렇게 오래되고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제품이 많다는 것이었다. 아니 소비자들이 사랑했기에 지금까지 그 맛과 품질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식품 역사를 빛낼 사랑받는 제품의 탄생을 기대하며….
---「여는 글」중에서
투게더라는 제품명은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한 이름으로 ‘온 국민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정통 아이스크림을 즐기자’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10원짜리 께끼’에 익숙하던 일반 국민들 사이에 600원(900ml 기준 당시 소매가)짜리 최초의 국산 고급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것이다. 그때는 아버지의 월급날 같은 특별한 날에 온 가족이 모여 투게더를 함께 먹었을 정도로 고급 아이스크림이었다. 투게더는 이때부터 가족, 아빠 아이스크림의 대명사가 됐다. 투게더 TV 광고도 큰 인기였는데 지금도 그때의 CM송과 가사를 기억하는 소비자가 많다.
---「빙그레 투게더」중에서
2012년 선보인 ‘카누 미니’ 제품은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의 카누 제품은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를 모티브로 개발됐기 때문에 스틱 1개당 물 180~200ml를 타서 음용하도록 권장했다. 발매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 중 재미있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카누 스틱 한 개를 두 명이 나눠 먹거나 두 번에 나눠 타 마신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상황으로, 주로 종이컵을 사용해 음용하기에 발생한 것. 동서식품은 이러한 한국인 특유의 음용 습관을 고려해 일명 ‘코리안 사이즈’라 일컬어지는, 120ml 종이컵 기준에 적합한 용량으로 ‘카누 미니’를 카누 발매 이듬해인 2012년 10월 출시했다. 지속적인 시장조사와 발 빠른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서식품 카누」중에서
매일유업은 차별화된 공법으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락타아제라는 유당분해효소처리법이 많이 사용됐으나 우유 본연의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흰 우유는 커피나 빵, 과자 등 다른 음식에 기본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만큼 우유 본연의 맛과 영양을 유지하면서도 소화까지 잘되는 제품이 필요했다. 매일유업은 낙농 선진국 핀란드 발리오(Valio)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LF(Lactose Free·락토스 프리) 공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LF 공법은 ‘한외여과(Ultra-filtration)’와 ‘효소가수분해(Enzyme-hydrolysis)’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적용한 것으로, 우유에서 유당만을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는 기술이다. 유당의 분자 크기를 계산해 이를 막여과기술로 대부분 걸러내고 유당분해효소로 남아 있는 유당을 단당류로 완전 분해시킨다.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우유」중에서
차별화된 기술도 오징어땅콩의 경쟁력 강화에 한몫을 했다. 오징어땅콩은 독특한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반죽 속에 땅콩을 넣어 튀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더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땅콩을 놓고 그 위에 원재료 반죽을 얇게 입혀 구워낸다. 이 과정을 28회나 거친다. 이를 통해 과자 속에 독특한 그물망 구조가 형성돼 씹었을 때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반죽을 입히는 과정에서 는 건조해 얇게 포를 뜬 오징어채를 뿌린다. 이때 다양한 무늬가 생기면서 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오리온 오징어땅콩」중에서
승승장구하던 아인슈타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른바 DHA 파동이다. 2000년 1월 한 방송사가 일반 우유에도 DHA가 포함됐으며, 심지어 아인슈타인은 다른 우유들보다 낮은 DHA를 함유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것. 해당 보도는 즉각 매출 악화로 이어졌다. 방송이 나간 지 한 달 만에 아인슈타인 관련 상품 매출이 15%나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인슈타인 브랜드 상품 전체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 달 뒤 해당 결과가 조사 기관의 실수로 밝혀지면서 아인슈타인의 매출은 보도 이전보다 10% 늘어났다. 남양유업의 단호한 대처가 브랜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남양유업 아인슈타인」중에서
특히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국내 생수 브랜드에서는 처음으로 수자원 연구 전담팀을 신설한 것에 이어, 2021년 10월에는 국내 생수업계 최초로 환경부가 지정하는 ‘먹는물 수질검사기관’ 자격을 취득했다. 환경부의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먹는물은 지정된 검사기관에서 수질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공사는 이번 자격 취득에 따라 지하수와 먹는샘물 등에 대한 먹는물 수질검사 공인 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중에서
2005년에는 집에서 담근 김장김치의 맛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류코노스톡 DRC0211’이라는 김치 유산균을 통해서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담가 땅속에서 숙성시키는 김장김치는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데 문제는 이 유산균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급격하게 시어 맛이 달라진다. 여기에 착안해 가장 맛이 좋은 김치에서 500여 종의 유산균을 분리해 가장 좋은 맛을 내면서도 빨리 신맛으로 변하지 않는 독특한 유산균을 찾아내상품화한 것이 바로 종가집 김치다.
---「대상 종가집 김치」중에서
현재 하루에 약 50만 모가 팔리는 풀무원 두부는 부동의 대한민국 포장두부 일인자다. 두부 매출은 2002년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2012년 2,08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두부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특정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기지 못하게 하는 등 제약이 따라 2013년 2,016억 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약 2,1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41%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 2016년 2조 30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이유도 더 뛰어난 품질의 두부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풀무원 두부」중에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 비결로 세 가지를 들었다. 그중 첫 번째가 분명한 수출 타깃 시장 설정이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몰두했다. 실제 삼양식품은 수출 초기(2014년)부터 KMF할랄(한국이슬람교중앙연합회 인증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세계 무슬림의 60%가 거주하는 동남아에서 제품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덕분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시장에 비교적 손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중에서
차별화한 마케팅과 유통 채널 취약점을 해결한 조선맥주는 31.3%에 불과했던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을 1996년 41.7%, 2000년에는 54%까지 끌어올렸다. 출시 7년 만에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1999년 100억 캔(355ml 캔 기준)을 첫 돌파한 이후 2003년 200억 캔, 2014년에는 450억 캔을 팔아 치웠다. ‘만년 2위’의 설움을 딛고 일어선 쾌거다. 하이트는 2021년 기준 누적 판매량 500억 캔을 기록 중이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중에서
특히 당시는 ‘추억’을 키워드로 삼는 비즈니스가 분야를 막론하고 확산되고 있었다. 영화, 드라마, 콘서트 등 대중문화에서 식품, 게임, 스포츠, 축제에 이르기까지 그 조짐이 뚜렷했다. 실제로 추억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은 ‘불황을 뚫는 묘책’으로 통할 정도였다. 크림빵은 재출시 이후 2004년 상반기에만 1,400만 개가 팔려 하루 평균 8만 개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약 60억 원에 달해 동종업계 단일품목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판매된 크림빵은 약 20억 개 이상이다.
---「SPC삼립 크림빵」중에서
진라면의 인기 요인으로는 진한 국물 맛과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 합리적인 가격, 순한맛과 매운맛 선택 가능 등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의 진라면이 있기까지 오뚜기는 수차례의 리뉴얼을 실시했다.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기존에 없던 쇠고기맛 플레이크, 당근, 대파, 버섯 등 건더기 양을 늘렸으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운맛을 내기 위해 하늘초 고추를 사용했다. 또한 국물 맛의 균형을 위해 라면 수프의 소재를 다양화했을 뿐만 아니라 밀단백을 추가해 식감까지 개선했다.
---「오뚜기 진라면」중에서
빼빼로데이는 10대 청소년들이 만든 문화지만, 이를 전국적인 행사로 키워낸 것은 롯데제과의 노력이었다. 롯데제과는 1990년대 말 본격적인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돌입했다. 빼빼로데이에 맞춰 서울 강남 일대와 체육관 등지에서 대규모 시식회를 진행하는 등 행사의 취지와 의미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10월, 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1년 10월 빼빼로 매출은 6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빼빼로데이는 지난 25여 년간 연례행사로 굳어지면서 국내 데이 마케팅을 촉발했다.
---「롯데제과 빼빼로」중에서
하루야채는 채소가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얼마나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했던 소비자들에게 ‘일일 채소 권장량 350g’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며 냉장 과채주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또한 맛과 편리함에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제품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불균형해진 현대인의 체질 개선을 도와준다는 제품 콘셉트가 시대 상황에 맞아 떨어지며 출시 후 1년 만에 하루 평균 1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hy 하루야채」중에서
짜파게티는 특유의 진한 맛을 자랑하지만 ‘너구리’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제품들과도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전국의 모디슈머(modisumer)들이 ‘나만의 레시피’를 뽐내는 대표 제품이 됐다. 유튜브에서 짜파게티를 검색하면 ‘짜파게티 먹방(먹는 방송)’이 뜨고, 인스타그램에서는 짜파게티를 요리한 25만여 개 사진이 뜰 정도로 이른바 ‘핵인싸’ 라면이다.
---「농심 짜파게티」중에서
홍이장군은 최초의 어린이 홍삼 제품으로 KGC인삼공사 자체 조사 결과 유·아동기 자녀를 둔 부모의 모두가 인지하고(99.7%)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출시 이후 엄마들의 깐깐한 선택을 받으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유·아동기 자녀 홍삼 브랜드 시장점유율도 80%로 1등이다. KGC인삼공사는 홍이장군의 인기 비결로 ‘입소문의 힘’을 꼽았다. 자녀가 유아기에 있을 때 제품을 직접 경험한 주변 지인의 추천 및 부모의 선택이 홍이장군을 어린이 홍삼 판매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KGC인삼공사 홍이장군」중에서
동원은 조미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없앤 ‘양반김 에코 패키지(Eco-Friendly Package)’를 선보이며 ESG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양반김 에코 패키지는 출시 이후 2021년 12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1,000만 봉 이상 판매됐다. 이를 통해 동원은 누적 55톤 이상의 플라스틱과 약 11톤의 종이 폐기물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각각 500ml 페트병 약 400만 개, A4 용지 약 220만 장에 달하는 양이다.
---「동원F&B 양반김」중에서
맛동산 맛의 비결은 발효에 있다. 발효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다른 스낵 제품과 달리 무려 22시간 동안 두 번의 발효 공정을 거친다. 1차 발효(19시간)에서 배합 반죽에 수많은 공기층을 생성시켜 찰진 반죽으로 발효하고 2차 발효(3시간)에선 반죽을 부드럽게 풀어주며 성형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발효 시간이 너무 길면 막걸리처럼 시큼한 냄새가 나고 색도 변하는데 맛과 향이 풍부해지는 최적의 시간을 찾은 것이 핵심이다. 2006년 유산균 발효에 이어 2010년에는 국악 발효 공법을 도입했다.
---「해태제과 맛동산」중에서
CJ제일제당은 최고의 원료 선정, 철저한 위생 관리를 바탕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게 짠맛을 줄이는 등 엄격하게 관리했고 그 결과 스팸은 ‘저렴한 캔 햄’에서 ‘프리미엄 캔 햄’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2014년 초 ‘스팸과 사랑에 빠진 한국’이라는 기사가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스팸이 한국에서 명절 선물세트로 주목받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한국에서 스팸은 미국에 서 물려받은 싸구려 캔 햄이라는 오명을 벗고 명절 시즌에는 세련된 포장에 3만 원대부터 그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된다”고 보도했다
---「CJ제일제당 스팸」중에서
롯데칠성이 정통 맥주의 맛과 함께 가장 집중한 부분은 바로 ‘풍부한 거품’이다. 황금빛 맥주 위에 구름처럼 쌓이는 거품은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맥주의 맛과 향을 지켜주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롯데칠성이 고객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맥주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서 풍부한 거품이 꼽혔다. 오래 유지되는 거품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게 조사돼 부드럽고 풍부한 거품을 제품에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중에서
떠먹거나 마시는 요거트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발효유 시장에서 꺾어서 토핑을 섞어 먹도록 재미와 흥미를 유발한 독특한 섭취 방법과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는 칼로리로 간편하게 섭취 가능하다는 점이 비요뜨가 소비자들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비결로 꼽힌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비요뜨」중에서
최근에는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MZ세대와의 소통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2021년 8월 MZ세대의 상상력으로 돼지바 신제품을 기획하는 ‘셰프돼장’ 공모전을 실시했다. 공모전 기간 동안 565건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출품됐다. 롯데푸드는 심사를 통해 14개 작품을 시상하고 그해 12월 이를 적용한 돼지바 신제품 2종 ‘돼지바 돝-짝대기’와 ‘돼지바 그릭 복숭아’를 선보였다. 젊은 세대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것으로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팬슈머(팬+컨슈머)’ 제품 사례다.
---「롯데푸드 돼지바」중에서
OB라거의 캐릭터 랄라베어는 옛 마스코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다양한 방식으로 마스코트를 활용해 성공적 브랜드 리뉴얼을 이끈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영국의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모노클〉이 선정한 ‘2021 디자인 어워즈 톱 50’에서 ‘최고의 마스코트상(Best Mascot)’을 수상했다. 〈모노클〉은 비즈니스·디자인 등을 다루며 트렌드세터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오비맥주 OB라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