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의 투자화·금융화는 부동산 시장을 판단하고 전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정부는 집값 폭등 원인 중 하나로 1인 가구 증가를 제시했다. 2017년 이후 집을 사는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이 틀렸다. 정말 1인 가구가 증가해서 강남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을까? 그보다는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대를 분리하고 투자 목적의 1인 가구 매수가 증가한 것이 본질이었다. 또한, 청약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세대를 분리한 것도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었다. 결국 주택 시장이 투자화 성격을 띠면서 1인 가구가 증가했다고 해석해야 한다.
--- 「1인 가구가 많아져서 폭등한 게 아니라, 규제 강화가 1인 가구를 늘렸다」중에서
일반적으로 주택 수요는 인구, 가구 수, 소득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인구나 가구 수가 증가하면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소득이 감소하면 주택 수요는 줄어든다. 반면 주택 수요를 결정하는 인구, 가구 수, 소득은 추세적인 성격을 띤다. 즉 한번 변화되기 시작하면 같은 방향(증가하면 지속 증가, 감소하면 지속 감소)으로 일정시간 지속된다. 인구가 1년 만에 갑자기 증가하다가 줄어들지 않는다. 가구 수나 소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주택 수요는 매년 급변했다. 그렇다면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주택 수요는 추세적인 성격을 가진 인구, 가구 수, 소득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주택 공급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택 공급은 전체 주택의 양을 의미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주택 가격 상승 원인은 주택 공급 감소에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택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주택 공급을 아파트 분양, 입주 물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의 아파트 분양과 입주 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지 않고 증감을 반복했다. 주택 공급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분양과 입주 물량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수요는 인구나 소득과 상관없이 오르내린다」중에서
전체 주택에서 잠재 매도 물량은 직접 거주하지 않는 주택일 가능성이 높다. 직접 거주하면 매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교체하기 위해 매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체하는 경우 매도와 매수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전체 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전체 주택 1,853만 호 중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한 381만 호는 매도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물량으로 판단된다. 전체 주택에서 약 21%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1주택자가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거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매도가 가능한 물량은 292만 호로 전체 주택에서 16%를 차지한다. 다주택자와 1주택 투자 물량을 합치면 전체 주택에서 약 37%가 매도가 가능한 물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주택 유통 시장에서 매도 물량(공급)은 투자 목적으로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투자 목적 보유 물량은 전체 주택 기준으로 무려 37%에 해당된다.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매도 공급 물량이 다주택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주택자 경우에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도 물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1주택자에 대한 세금 완화 등 정책이 강화되면 매도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
--- 「우리나라 전체 주택 중 매도 가능한 수량은 얼마나 될까?」중에서
Y세대는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첫째, 주택 매수를 위해 순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세자금을 활용했다.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30대의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이 3조 원 증가했다. 40대 1조 원, 50대 0.5조 원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전세자금대출은 대부분 주택 매입 자금으로 쓰였다고 판단된다. 즉 현재 살고 있는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주택을 매입했다.
둘째, 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가 급증했다. 2020년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수를 보면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지역은 김포시, 파주시, 평택시, 광주시, 오산시였다. 거래량이 증가한 지역은 공통적으로 아파트 호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대출이 가능하고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곳이었다. 서울에서도 노원구에 Y세대 주택 수요가 집중됐다. (중략)
한편 20, 30대가 분노에 차서 부동산 매수를 하는 동안 법인과 다주택자는 아파트를 매도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법인 매도가 증가했고, 2021년에는 다주택자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2006년에도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했다. 집값이 급등하자 다주택자는 집을 팔았고 집이 없었던 무주택자가 주택을 샀다. 이후 6년 이상 집값은 하락했고 젊은 하우스푸어가 양산됐다.
--- 「패닉 수요, 누구의 잘못인가 ? 2030 상투의 증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