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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도시

가난의 도시

: 우리 시대 노점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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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348g | 128*188*30mm
ISBN13 9791186036693
ISBN10 118603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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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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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기 노점상은 시민과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얼굴로 존재하지만, 삶의 공간에서 상품으로 전락하고 배제당하는 공통된 모순을 자각할 때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 됩니다. 세상 사람에게 이들도 이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도시의 정책을 결정하거나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굴곡진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세상살이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고통받는 이들에게도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노점상에게 방패가 되는 자료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무인도에서 유리병에 글을 담아 띄워 보내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힘든 여건에도 함께 길을 가는 빈민운동가 여러분의 애정 어린 충고를 기대합니다. ‘저항’도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그들의 무릎이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말」중에서

많은 사람이 ‘길 노路’로 알고 있는데 노점상의 ‘노’는 ‘이슬 노露’다. 그러니까 노점상露店商이란 이슬을 맞으며 고달프게 장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거리에서 이슬을 맞고 사는 사람들도 이슬 노露자를 쓴 노숙인露宿人이다.
--- p.16

1960년대 남대문시장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뒤섞여 힘깨나 쓰는 사람이 노점상 자리를 차지하는 무법천지였다고 한다. 그 시기 박정희 정권에 의해 본격적으로 재벌 중심 수출주도형 공업화가 전개되었다. 저곡가 정책과 농축산물 수입 개방에 따른 파탄으로, 농사를 지어선 자식을 키워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농민들이 대거 도시로 몰려들었다. 중학교도 마치지 않은 양연수 씨도 가난을 안고 이촌 향도 행렬에 합류했다.
--- p.34

그런데 전두환 정권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거리는 항상 집회로 끓어오르는 판에 이곳 사람들의 하루는 논쟁으로 시작해 논쟁으로 끝나는 거야. 그래서 점점 염증을 느끼게 됐어. 그러다 어떤 지식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어. ‘당신 출신 계급으로 가시오. 자기 계급을 주체적으로 일구어내는 것이 운동의 시작이오.’ 머리를 탁 치는 느낌이더라고. 처음엔 거리를 돌아다니며 노점상을 만나 설득했지.
--- p.47

황규남 씨에 따르면 남편의 얼굴은 이미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산송장 같았다고 한다. 말없이 사라졌던 남편은 오후 12시 40분경 휘발유를 담은 사이다병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곤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자신의 몸에 불을 댕겼다. 신현읍사무소 직원들이 멍하니 보는 사이 3도에 이르는 치명적인 화상을 입었다. 거제 기독병원, 마산 고려병원, 부산대병원 등을 찾아갔으나 모두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진료를 포기한다. 이재식 씨가 남긴 유서에는 “이 몸 불살라 노태우 정권에 경고한다”라고 적혀 있었다.
--- p.68

‘가난’과 ‘장애’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동정, 봉사, 그리고 영웅담이었다. 이들이 얼마나 살기 어렵고 비참한지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이는 가난과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이웃의 미담으로 이어졌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보다 ‘힘들어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거나 ‘가난과 장애 문제는 불굴의 투지로 극복하자’는 식이 되었다. 하지만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는 시혜와 동정, 봉사는 가난과 장애를 바라보는 오래된 관습일 뿐이며 문제 해결을 오히려 더디게 한다. 최정환 열사가 돌아가신 시절, ‘장애인고용촉진법’에 300인 이상 기업체는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2% 이상 고용하게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벌금을 선택해, 이 법 시행 2년 만에 거둬들인 벌금이 400억 원에 달했다. --- p.81~82

아버지의 소망은 가난과 장애로 힘겨웠던 아들 이덕인이 무시당하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죽음이 닥칠 줄 모르고 망루에 오른 이덕인은 사건이 벌어진 그날도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을 잃을까 걱정하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장애인이었지만,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여기고, 자신은 물론 모든 사람이 존엄하다는 것을 일상과 투쟁에서 보여준 사람이다.
--- p.108~109

도시빈민이 언론에 크게 다뤄지는 경우는 역설적이게도 과격하게 대응했을 때다. 그래야만 언론은 ‘시위의 과격성’에 주목해 이를 보도한다. 이때 도시 재개발사업에 따른 빈민들의 생존권 문제는 사회적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이 목숨을 끊고, 총파업이 벌어지고, 격한 도심 시위가 이뤄져야 관심을 가지는 언론 보도가 도시 빈민의 생존권 투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상파 방송 보도도 이런 관행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시청자는 ‘저 사람들이 왜 화염병을 던지고 가스통을 터뜨리는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 p.184

생계 방편으로 거리에서 장사하더라도 노점상이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 현안에 의견을 낼 권리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촌 연세로의 가로수와 노점상을 살리며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역의 미래에 관한 정책에서 노점상은 항상 배제의 대상이다. 오래된 도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주변 노점상과 공존하고 어울리는 특색 있는 거리를 계획했다면 좋았을 텐데 당시 사업은 무조건 강남 거리를 재현하려고 했다. 천만다행으로 한 블록 지난 신촌 로터리 떡볶이들은 지금도 건재하다. 이곳은 방앗간에서 금방 뽑은 떡을 곧바로 양념에 버무려 낸다.
--- p.192

노점상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불법’이라는 말부터 꺼낸다. 보행권을 해치고 위생에 취약하며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아무리 노점상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려 해도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이를 외면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노점상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 p.201

2006년 서울시 주도로 결성된 ‘동대문운동장 발전협의회’도 언급해야 할 사건이다. 동대문 축구장 안 일부 상인을 대표로 선임하고 협치를 강조한 이 협의회는 가장 저급하게 운영된 사례라고 할 만한다. 당시 서울시와 협상을 추진한 상인 대표는 여러 개의 노점 좌판을 차지하고 있거나 자리를 매매해 사적 이득을 취하던 사람들이다. 서울시는 이들을 발전협의회에 참가시켜 상당 기간 묵인, 방조하는 방식으로 동대문풍물벼룩시장을 운영 관리했다. (...) 서울시는 ‘동대문풍물벼룩시장 철거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설’ 사업을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이용했던 것이다.
--- p.221~222

2021년 봄, 정부는 총 564만 명의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에게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했다. 소득 감소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 근로 빈곤층 80만 가구에 한시 생계지원금 50만 원을 지급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약 4만 개의 노점상에 대해 사업자 등록을 전제로 50만 원씩 지원한다는 방안이었다. 여기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4만 명가량의 노점상이란 점포 임대료와 도로점용료 등을 내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 숫자는 불분명할뿐더러 객관적이지도 않다. 서울시에서 자체 집계한 노점 숫자가 2021년 6,000개 미만인데 ‘허가받은 노점상 4만 명’ 운운은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2021년 7월에 ‘소득안정지원자금’을 신청한 노점상은 600여 명뿐이었다. 일회성인 지원금을 받기 위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과 건강보험료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노점상이 몇 명이나 될지 생각해본다면 이런 지원 방침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알 수 있다.
--- p.241

노점상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상거래 가운데 하나이고 현실에서 수많은 상인이 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불법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찍어 범죄화함으로써 노점상의 기본권은 부당하게 침해되어 왔다. 따라서 실재하는 수많은 노점상 상거래 행위자를 불법의 낙인으로부터 구제하고 거리 질서 유지라는 공익적 요소와 생존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포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 p.253~254

저항하는 순간에 형성되는 공동체성이 일상에서도 발현될 필요가 있다. 노점상, 가난한 이웃과 저항하는 사람들끼리 일체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되어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누군가를 돕고 싶어도 그러기 어렵다. 일반화할 수 없지만 작은 물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게 가난한 이들의 현실이다. 그래서 맥락 없이 ‘자발적 가난’을 미화하는 것도 위험하다. 가난을 둘러싼 문제를 은폐하고 개별화할 여지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중심에 놓고 이를 제대로 인식하면서 드러내놓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이익을 좇는 태도를 버리고 상호 연대에 기초한 협력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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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은 거리를 삶으로 바꾼 장본인이다. 이동의 순간을 장소로 바꾸고, 머물고 버티면서 생계를 꾸려간다. 폭력적인 단속에 모멸감을 느끼고, 불법과 편법이라는 낙인을 감수하고라도 지켜내야 할 만큼 절박한 삶이다. 저자는 도시 정책을 설계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책은 정책 전문가도 연구자도 엄두를 못 낼 시야로 노점상의 풍경을 담았다. 한국 노점상 역사와 전 세계 노점상 실태, 노점상 관련 법률과 정책, 미디어의 재현, 전국의 노점상 동료와 생존권을 위해 싸운 열사의 기록까지 빼곡하다. 저자가 수십 년간 노점상과 동지적 연대를 맺고, 갈등도 애정도 넘쳤던 탓에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책을 썼다. 그런 점에서 노점상에 관한 이 책은 노점상을 닮았다. 무심한 행인을 붙잡고 이야기를 건네려는 저자의 간절함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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