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목련, 그 여자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정가
10,000
판매가
10,000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88g | 128*210*10mm
ISBN13 9791168150171
ISBN10 11681501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부_4월이 몸을 푼다

봄비 1


꽁꽁 동여맨 겨울 편지를 보내고
새 소식을 받으려고
입춘이 뛰어가더니
살며시 봄비 내려놓는다

마른 흙의 입술이 촉촉해지고
여린 싹들의 연초록 볼이 도톰해진다
야윈 저수지에도
속살이 차오르는 봄비
창문에 기대어 차 한 잔 마시는데
마른 잎에 타시락대는 소리가
상큼하다

봄비 그치면
새잎 몇 장 걸쳐 입고
붉은 꽃, 노란 꽃, 흰 꽃,
흐드러지게 피어나겠지

겨우내 얼어붙은 내 가슴에도
파릇파릇한 전류가 흐를 거야


---------------------------------------------------


폐교에서


운동장을 누비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맑고 청아한 소리, 반짝이는 눈동자
아이들의 발길이 끊어진 운동장
하품하는 봄 햇살만 하릴없이 피어난 꽃을
배불리 먹고 있다

귀퉁이가 깨진 유리창에
파란 하늘은 아직 그대로인데
연필심에 침 발라 꾹꾹 눌러쓰던 아이들
이 낡고 삐걱이는 복도도 한때는
양초 칠한 추억들이
아이들 웃음과 함께 미끄러졌었지

운동장 가로질러 가는 바람에
비닐봉지가 자꾸 날아가다 뒤집힌다
거북선도 함성도 없는 이순신 장군 동상에 옆으로
무성한 풀꽃들과 나비 몇 마리
흩날리다가 사라진다


---------------------------------------------------


첫사랑


어쩌다
습관처럼 찾아온 기억을
하나하나 꽃잎처럼 뜯어 버리기도 했고
뭉게구름에 너의 이름 써서
쓸쓸해진 기억을 발송한 적도 있었지

그래도
너는 벚나무 키만 한 높이에서 찾아와
내게 허공을 마름질하던 그 봄날을 들려주었고
꽃망울 피워 휘파람새를 불렀지
나는 또 그리움에 별빛 헤아리다가
달빛에 발자국 새기며 잠을 설치곤 했어

그렇게
햇빛이 없어도 스스로 붉게 익어가던 내 볼은
첫사랑으로 남고
내가 쓴 문장들 사이로 바람이 불어
씁쓸하게 웃을 때 있었지

저녁이 오는 시간
먼 곳의 집들이 하나둘씩 불을 켜고 있다


---------------------------------------------------


12월을 보내며


티브이가 방안에 고여 있던 소리를 켠다
입담 좋은 목소리가 등을 두드리고
씻어낸 그릇 위를 넘나들면
고요한 집을 한참 수다로 채워 놓은
티브이를 끈다

창밖에는 밑동만 남은 느티나무
나이테에 감겨든 세월
등껍질에 내린 단단한 서리가
아직 남은 햇빛에 자지러지는 시간
한 해의 끝자락을 헤아리며 차를 마신다

호미가 봄을 흔들고
여름 나절을 울음으로 수놓던 매미
낫으로 가을을 채집하던 가을날
한없이 발버둥질하던 시간이
먼지가 되어 허공에서 내려앉는다

마음이 머물다 간 한 해의 뒷자락은 늘 젖어있다.


---------------------------------------------------


어느 가을날 오후


푸르름이 사라져가는 잔디밭
투명한 햇살이 넉넉한 오후를 어루만져주고 있다

묵묵하게 푸른 잎 가득 채웠던 개쭉나무
이파리 떨구고 한량이 되어 바람을 맞는다

잠자리 몇 마리 허공을 빨갛게 물들이며
담장 너머로 날아가고

베란다에 기대어 공허한 눈빛을 보내는 제라늄
부드럽고 얇은 구름 떼가 옛날처럼 흘러간다

저 구름에 추임새 넣으며
기러기처럼 떠나고 싶다


---------------------------------------------------





새벽 3시
핸드폰 노랫소리가 귓구멍을 들락거린다
알람을 끄며 검은 밤 밀실을 밟는다
질끈 묶은 머리 꼬랑지로 달라붙은 잠을 털며
하우스 전등 켠다
아슴아슴 불빛 밟으며 꽃을 가슴으로 품은
붉게 익은 무화과를 딴다
땀 냄새가 숨 가쁜 가슴 속으로 파고들고
흙으로 얼룩진 꽃 장화가 무채색이다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이렇게 살다 보면 산다고
헐떡대는 붉은 심장에 파란 꿈 넣으며
진물이 흘러내리는 마음을 다독거린다
질질 끌리는 신발 뒤꿈치에 힘 가두고
무화과 한 알이 중심의 탄력 가질 때
희망 한 상자가 붉게 피워 오른다

뜨거운 햇살이 시간의 중심을 재면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자의 주소에
경영자 명패가 달린 유기농 스티커 붙이고
환하게 웃는 마음을
덤으로 올려보낸다


---------------------------------------------------


4월이 몸을 푼다


산에서 사람을 부른다
예매표 없이 삼삼오오 들고 가는 바구니에
엄나무순, 찔레순, 두릅순, 쑥순 다래순 따 담으며
먼지 가득한 폐에 피톤치드를 넣고
핏기없는 얼굴을 햇살로 마사지하며
낭창낭창 부는 바람에 노랫가락 얹어 놓으면

바구니 가득 봄을 담아와
연한 육질의 순을 씻어내
연초록빛을 구기고 굴리고 볶다 보면
파릇한 사월의 잎이 서로 엉기어
사막의 마른 잎이 될 때
명지바람도 못 드나들도록 밀봉을 한다

바짝 마른 순을 찻잔에 넣어
뜨거운 물로 시간 채우면
죽어있던 연한 육질이 살아나지
현기증 날 정도로 상큼한 봄이
텁텁한 입안에 남실남실 넘나든다


---------------------------------------------------


봄비 2


봄이 오는 동안
바람은 얽히고설키었다
토란잎 위를 뒹구는 빗방울

이른 새벽
풀잎의 귀가 쫑긋 서는 소리에 눈을 뜬다
창밖에 내리는 비가 베란다에 튕긴다
이팝나무 꽃 같다

얼었던 땅을 살몃살몃 문지르는 빗소리
푸석대는 귀퉁이를 촉촉하게 적시는 봄비

봄비 그치면
푸르른 옥타브가 한 음쯤 낮은 건반을 두들기며
꽃들이 걸어온다는 소식에

내 마음에도 꽃잎 하나 물어다 줄 봄비를
가슴에 살며시 묻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