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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큰글씨책)

나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큰글씨책)

냥이문고이동
김경중 | 행성B | 2022년 05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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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10*297*20mm
ISBN13 9791164711871
ISBN10 1164711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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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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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사들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2009년 신종플루부터 2020년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각 지자체의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파견 업무까지 수행하며 국가 의료를 보완한다.
공중보건의사는 의사 면허증을 가진 사람이자, 임기제 공무원 신분에, 대체 복무자다. 의료인으로서 의료법을 준수해야 함은 기본이고 국가공무원법, 국가공무원복무규정, 대체복무제도와 관련된 병역법, 거기다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법률적 기반인 농어촌의료법까지 따라야 한다.
--- 「뭐? 공중보건의사가 되겠다고?」 중에서

“내가 먼저야.”
“아니, 방금 새치기하셨잖아요?”
“내가 언제?”
오가는 고성이 보건소 곳곳을 꽉꽉 채웠다. 그 와중에 수많은 소리 또한 내 귀에 가득 들어왔다.
“선생님, 병원 예약 때문에 빨리 가야 하는데, 바로 접종하면 안 될까?”
“한참 기다렸어. 그냥 나 먼저 해주소.”
“아까 앞에 줄 서 있었는데 화장실 다녀왔어. 바로 문진표에 사인해 줘.”
순서를 무시하고 찾아와 바로 접종해 달라고 사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접종 문진하랴 순서를 무시하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안 된다는 설명을 하랴,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 싸우는 소리까지 울려 퍼지니 자아가 두 개로 갈라질 뻔했다.
--- 「전쟁터와 콘서트, 그리고 팬 사인회」 중에서

“왜 약을 그만 드셨나요?”
“약을 끊기 전에 왜 저랑 상담하지 않으셨나요? 그래도 제가 환자분의 주치의인데. 그 정도는 물어보셔도 좋지 않았을까요?”
때론 말을 더 세게 하기도 한다.
“본인 몸을 본인이 안 챙기면 누가 챙기죠? 제가 의사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챙겨드릴 순 없습니다.”
“환자분, 건강 소중하지 않으신가요?”
“약을 끊었다가 다시 먹었다가. 자기 몸으로 실험하시는 겁니까?”
“왜 더 힘든 길을 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이쯤 되면 내가 왜 잔소리 대마왕인지 충분히 설명이 됐을 것이다.
--- 「나쁜 의사가 되기로 했다」 중에서

첫 폭염주의보가 떴던 그날도 나는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선별진료소로 쓰인 컨테이너 안은 쉽게 달아올랐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해서 마치 찜질방에 있는 것 같았다. 에어컨이 별 소용이 없었다. 너무 더운 나머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다 심하게 현기증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잃을 뻔했다. 그 순간 딱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러다 죽겠구나.’
--- 「빼앗긴 자유, 되찾을 수 있을까?」 중에서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내가 그녀를 위로할 자격이 있을까? 나는 그녀를 제대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긴 한 걸까? 내 위로가 가식적으로 느껴지진 않을까? 그들의 상황,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긴 한 건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의 이야기만 듣고 또 듣고 계속 들었다. 그것 말곤 진정으로 위로해 줄 방법이 없었다.
--- 「공감,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중에서

초심은 반드시 꼭 지켜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했다. 그 다짐을 유지해야만 좋은 의사가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쩌면 나는 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피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변화한다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지만 ‘좋은 의사가 되자’라는 마음은 최대한 가져가고 싶다. 바쁜 현실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고자 한다.
--- 「그때 그 마음, 지킬 수 있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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