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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도 가을을 탄다

간호사도 가을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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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90쪽 | 178g | 130*210*7mm
ISBN13 9791190574488
ISBN10 119057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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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상상력의 시적에너지, 그럴듯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을 쓰는, 이 시적표현을 익히 아는 윤행순의 시조는 경험과 상상력의 적절한 조화로 시대의 갈증을 풀어내는 저력이 있다. 또한 '성경을 필사하다가 찢어버린 파지 같다'(「성세기해변」)거나, '간호사의 하루는 누가 간호해주나’(「간호 일지7」), 'MRI 영상으로도 볼 수 없는 그 머릿속'(「스트레스」)처럼 소소한 일상을 섬세한 감각으로 접근, 언어의 습관적 배치를 뛰어넘는 시적 에너지를 보여준다. 시집말미에 붙인 시인의 산문 중에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그 외로움을 잘 견디어 낸 사람들이다. 나도 이제는 글루미족처럼 외로움도 즐겨야겠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말이다.'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첫 비행기 막 비행기 하늘까지 전세 놓고'(「안세미오름」) 시인은 지금 가을을 타고 있다. 뿔이 있는 동물에겐 날카로운 이가 없듯이, 사나운 이를 얻은 동물은 들이박을 뿔이 없는 법, 물 좋고 반석 좋은 곳이 어디 있던가. 윤시인 특유의 깊고 맑은 시정신이 한 세계를 늡늡하게 열어갈 것을 믿는다.
- 이승은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의장)
윤행순 시인의 첫시집 「간호사도 가을을 탄다」는 팬데믹 시대 응급실 수간호사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시로 울려대는 응급벨 (「간호일지」) 연작,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정작 하나뿐인 딸아이 출산도 못 챙기는 (「코로나 속, 첫 울음」) 간호사이자 엄마의 애환이 행간마다 묻어난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따라오는 보따리 종교'(「어둥개 할망당」), '아버지 직장 따라 학교도 따라가던'(「고추잠자리」), 4·3공원에 '진설된 명패들 중에 못 부른 이름'(「외삼촌」) 등 그녀만의 독특한 서정으로 제주 정서를 실감나게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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