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족 민담의 이 오래된 아름다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불라토프와 바실리예프라는 두 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다.
에릭 불라토프(Erik Bulatov)는 1933년 9월 5일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태어난 러시아 예술가로, 모스크바에서 자랐다. 당시 러시아는 소련 공산주의 치하였으므로, 그의 부모들 역시 공산당원이었다. 그러나 불라토프는 자유로운 예술을 추구하며 조국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및 세계 각지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아름다운 동화들에 생기를 불어넣는 삽화가로 평생을 살았다.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이 살아있는 그의 작품은 유럽, 러시아 및 미국의 주요 공공 및 개인 컬렉션 목록이 될만큼 유명하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가 들어선 후인 2008년, 불라토프는 [러시아 예술 아카데미]의 명예 회원이 되었다.
올렉 바실리예프(Oleg Vassiliev)는 1931년 11월 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화가다. 불라토프와 마찬가지로 바실리예프가 태어나서 자랄 당시의 러시아는 개인의 창의력과 자유를 제한하는 공산전체주의 소련이었다. 그러나 바실리예프는 이른바 '소비에트 비순응 예술(Soviet Nonconformist Art)' 스타일을 추구했으며, 이 분야 주요 예술가 중 하나다. '소비에트 비순응 예술' 이란 1953년부터 1096년까지 소련 체제 시절, 획일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범주를 벗어난 순수 예술을 추구하는 흐름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하예술' 또는 '비공식예술' 이라고도 불렸다. 이처럼 개인의 자유로운 창의 정신을 중시했던 바실리예프는 소련과 동구권이 붕괴하던 1990년, 드디어 자유를 찾아 미국 뉴욕으로 건너왔다. 이후 그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 정착해 창작활동을 계속하다가 2013년 1월 26일 같은 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는 2004년 <기억이 말한다 : 주제들과 변주 (Memory Speaks : Themes and Variantions)>라는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강렬한 원색과 단순 명쾌하면서도 풍부한 표정을 지닌 등장 인물들을 표현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인 이 두 러시아 출신 삽화가는 원시 태양과 달의 신화를 노래한 이 사미족 민담에 더욱 풍부한 생명력과 상상력을 가미했다. 두 사람은 이 <태양의 아들과 달의 딸> 외에도, 프랑스의 저명한 동화 작가 페로(Perrault)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장화 신은 고양이>, <신데렐라>, 러시아 여류 동화작가 류보프 보론코바(L.Voronkova)의 아름다운 동화<행복한 날들>의 삽화 등 많은 저명한 작품의 삽화를 함께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