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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홍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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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여사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슬픔을 보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홀로 힘들게 살아온 노인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 초상화가 어떻게 완성될지 나도 모르겠다. --- p. 13 “정화양을 처음 봤을 때 느꼈어요. 매서운 눈빛 속에 가려진 선함이 있다는 걸. 아마도 그건 어머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핏줄 덕분이겠죠. 정화양 어머님을 뵌 적은 없지만 분명 좋은 분이셨을 거라 확신해요.” --- pp. 50~51 “지난 30년간 잠잠했던 저주받은 핏줄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어쩌면 다음 주인을 찾아 꿈틀대고 있는 걸까?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기억하거라. 진실은 보이는 것 너머에 있다는 걸.” --- pp. 233~234 |
연재 당시 9.97의 놀라운 평점으로 독자들까지 현혹시킨 홍작가의 《현혹》 단행본 출간!
오랫동안 비밀을 간직한 채 은둔의 삶을 살고 있는 여인, 저주 받은 운명에 맞서는 고독하고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아무도 믿지 마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1935년 경성, 한 무명의 화가에게 70대 여성의 초상화 의뢰가 온다. 그렇게 의뢰인의 집에 간 화가는 70대가 아닌 20대의 외모를 간직한 여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여성의 의뢰는 지금 모습을 기준으로 70대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달라는 것. 화가는 상황이 황당하지만 눈앞의 여성이 의뢰자의 손녀나 어린 친척쯤 될 거라 생각하고 작업에 들어가고, 전에 초상화를 담당했던 화가가 남긴 듯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절대로 그림을 완성하지 마시오.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없을 것이오.’ 밤마다 울리는 이상한 소리, 의문의 핏자국, 사라지는 사람들….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지는 여인과 주변인물들의 정체, 그리고 어느새 여인에게 현혹된 화가의 이야기. 〈현혹〉은 인간으로 평범하게 살다가 잊혀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유럽에서 시작된 몹쓸 질병이 어떻게 대륙의 끝 한반도까지 흘러 들어왔을까를 상상하며 구상하였다고 한다. 다국적 외국인의 천국으로도 불렸던 ‘모던 도시’ 1800년대의 상해와 1900년대 개화기 조선을 오가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초상화를 주요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초상화 그림이 주는 독특한 공포와 그로테스크한 묘한 매력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신비하고도 스산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여사님은 왜 그렇게 미련한 짓을 하신 걸까요?” “사랑하면 실수하는 법이야. 많이 사랑하면 많이 실수하지.” “사모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아니, 가장 큰 실수는 사랑하지 않는 거야.” (3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