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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 코로나와 함께 한 시절

걷는사람 테마시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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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4g | 125*210*11mm
ISBN13 9791192333137
ISBN10 119233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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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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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해 동안 나는 배달 라이더처럼 살았다
바이러스라면 유독 경기驚氣를 하는 식구들은
모든 걸 배달시켰다
나는 밥이며 국수며 심지어 삼겹살까지 주문하고 찾으러 다니면서
수많은 배달 라이더와 마주쳤다
두꺼운 마스크와 검은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그 라이더의 눈빛에는
지금 모두의 눈빛을 대신하듯
불안과 두려움, 분노와 어떤 초조가 섞여 있었다
잠시 교차하는 순간에도 전해지는 그 눈빛들

나도 그 배달 라이더처럼 두 해를 보내면서
점점 내 눈빛이 그들과 닮아 가고 있다는 걸
어느 날 거울을 보고 알았다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분명했다
--- 김남극 시 「배달 라이더처럼」 중에서

아프니까 서러워 부모님이 더 생각났다. 격리 해제 후 엄마랑 통화하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하니 코로나 퍼뜨리면 큰일 난다고 오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뵐까 싶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순천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대전역에 도착해 다시 버스를 타고 서산으로 갔다.
(중략)
일주일 정도 지나니 미각이 조금 돌아왔다. 다시 끓인 김칫국이 참 시원했다. 입맛이 도니 살 것 같았다. 엄마는 몸에 아직도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거라며 내 앞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 김미소 산문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 중에서

우리는 쏜다
누가 맞지 않아도 좋다
사람은 누구나 전염자

웃음이 전파되듯
우리는 쏜다

구름이 전파되듯
그리고 계승된다
피와 피를, 땀과 눈물을

통과되는 순간
깨달음은 온다

무릎을 꿇고
경배를 올리는 시간

누군가 웃어야
새날이 시작된다
--- 김성규 시 「선물1」 중에서

희디흰 타이레놀을 절구에 빻아
세계의 공중으로 훠어이 훠이

울음을 그칠 수 없으므로
겨울, 인간의 길은 미끄럽고

끝 간 데 없으므로
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극약 처방
--- 김안녕 시 「눈」 중에서

어느 날
거리에 불빛이 사라지고
상점이 사라지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중간이 끊어진 직선처럼 거리의 끝에 서 있다
사람이 지나지 않는 거리는 이제 곧 사라질 것이다
미처 신발을 챙겨 신지도 못하고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이웃과
불어 터진 국숫발처럼 입 속에서 뭉턱 끊기는 한숨은
자주 목격될 것이다

아까워서 아까워서
끝까지 아껴 쓰고 싶었던 겨울해가
서둘러 지는데
거미들은 난간과 난간 사이에 걸어 놓은 자신의 밥줄에
제 몸을 감고 숨을 헐떡인다.
--- 김창균 시 「어느 날 사라졌다」 중에서

증가하는 확진자에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향한다. 어떤 변화에도 휩쓸리면 안 된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오갈 데 없는 나는 마스크를 쓰고 초등학교 운동장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거나, 못을 몇 바퀴 돌며 시간을 보낸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격리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방법들이다. 혼자에 몰두하며 이 고비를 견뎌 나간다. 단절과 격리 그리고 마스크로 익명화되는 혼자는 외롭다. 무섭다. 누군가 곁을 내주고 손잡아 주기를 기다린다. 누군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로 밥은 먹었냐, 아픈 데는 없냐, 안부를 묻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혼자를 위하고 서로를 위하는 지속적인 처방이다.
--- 박봉희 산문 「대구, 그 위기의 도시」 중에서

누군가 앉았다 일어난 자리
머플러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지나치게 움츠러든 사람
누군가 그를 두고 가 버린 것이었다

(중략)

작은 우연이라도 필요한 것이었다
살아 있다는 사실, 가끔은 그 사실을 들키고 싶어

바닥에 맥없이 주저앉은 머플러
그를 일으켜 급히 카운터 쪽으로 향하는 누군가

안녕히 가세요

사람이었다
--- 박소란 시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중에서

안 죽구 살았응게 이르케 또 보는구믄
죽겄더니 그나마 이제 해동해서
근근이 살아나 장귀경두 하는가베
세한에 고라니가 내려와서 시래기를 다 빼먹었다니께
눈이 그리 많이 왔으니 산짐승도 살아야지
즌기장판 한 장으루 겨울을 났다니께

(중략)

그랴 죽을 날 잡아 논 귀신들끼리
술이나 한잔 먹고 가자
버스 시간 아직 남았으니께
아따, 성님두 마스크 쓰구 댕겨야지
요샌 어딜 가두 마스크 안 쓰구 댕기면 안 들여보낸답니다
마스크 안 쓰면 저승서두 안 받을랑가 모르겄네
--- 송진권 시 「군내버스 정류장」 중에서

해가 바뀌었다지만
마스크 낀 얼굴들을 분간할 수 없는
바깥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일 것이므로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마음이 놓였다
폭설을 핑계 삼아
모든 약속은 뒤로 미루기만 하면 충분했으므로
그것도 안심이 되었다

저 눈길을 헤치고
점집에 다녀온다던 애인은
어떤 점괘를 받고 돌아왔을까
궁금한 것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사흘 눈이 내리고
나흘을 기쁘게 갇혀 있는 동안
--- 이종형 시 「대설주의보」 중에서

바이러스는 마치 인정人情에 질투하는 것 같았다. 잡은 손을 놓게 하고 가까이서 눈빛을 나누지 못하게 한다. 한 장소에 다정히 머물지 못하게 하고 마주 앉아 속닥거리는 대화를 막는다.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식사 때도 대화를 할 수 없게 한다. 내가 피해를 보는 것보다 내가 피해를 줄까 봐 겁을 먹게 한다. 누군가를 격리하게 만들었다면 그것은 얼마나 큰 죄책감을 선물로 받을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보다 남을 위해 내 몸을 걸어 잠그게 된다. 그러느라 오래 우울했고 여전히 무기력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종식보다 공존을, 비장함보다는 유연함을 택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일상이지만 생활의 리듬을 되찾으며 이 환경에서도 좀 유연해질 때가 온 것 같다.
--- 천수호 산문 「격리가 부른 코로나 우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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