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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걷는사람 시인선-06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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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52g | 125*200*8mm
ISBN13 9791192333144
ISBN10 119233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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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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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추도식이 있는 성당 맞은편으로 주말이면 플리마켓이 열린다 자유로운 추모 속에 사이프러스 이파리가 반짝이고 어린 무법자의 양손에는 아침을 씻어낸 작은 고양이가 안겨 있다

철망을 넘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 생겨나 빗장에 걸어 둔 오후가 여린 맥박처럼 몰려다녔다

막역하던 한 사람이 막연해지는 동안 우리는 언제나 호의적인 사람 곁에서 아름다운 착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어둠이 기거하던 철망 너머 불 꺼진 방과 저무는 도시의 창문을 장밋빛으로 물들일 수도 있다
--- 「막역하던 사람이 막연해질 동안」 중에서

비수기에는 모든 발소리가 크게 들린다 모두 개소리야, 라고 말하는 순간 지나가는 빗소리로 맞아 본 적 있는지 묻고 싶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세상 앞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 수는 없었다 내가 변한다 해도 다가올 휴거와 노모의 기도는 우회하지 않는다는 가설에 성호를 긋자 슬픔이 만져졌다

지켜 온 종량대로 살다 보면 나의 휴거는 더 멀어질 것이다
--- 「비수기」 중에서

상처 많은 네 손을 잡고 여름성경학교에 가는 길목에는 체험할 것도 많았고 어미 개가 빈 젖을 덜컹이며 어 슬렁거리는 공터에는 심령부흥회 현수막과 대형 솥단 지가 걸려 있어

기대에 부응해 갈 때

비로소 모두의 형제요 자매가 되는 신천지에서 너와 내가 알고 있는 우리의 비극이 우리인 것처럼 일찍부터 단상에 오른 어느 형제의 간증이 밖으로만 새 나가 모인 사람 절반은 독신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간증을 맹목적으로 맹신하고 싶어졌고 개가 어둠 깊숙이 신을 물어다 놓는 동안 찾을 수없는 신神이 수두룩해 개가 어두워지고 방에 둘러앉은 우리가 한때 단란한 가족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믿음과 가족은 체념할 것이 많았다
--- 「부흥회」 중에서

사람의 손을 네가 먼저 덥석 잡아 줄 리 없으니 내가 아는 너와 지금의 너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다시 너에게 오는 사람이 지금의 너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는 살갑게 네가 올려다볼 세상을 상상하면서 조금 더 늙어 버려 식탁에 앉아 말린 과일을 놓고 생애주기가 다른 바다생물 이야기에 벌써 눈부신 멸망을 본 듯 말하고 있다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을 우린 아직 버리지 못해서
---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 중에서

우리에게 바다는 수평선 너머에도 있지만
아이에겐 수평선 너머의 바다엔 해변이 없어

불시에 버리고 온 대륙처럼
감은 눈 속에서 모래 언덕이 푹푹 꺼지고 있어

반신반의하는 얼굴이 있어
간절함은 체험이 아니야 찢기는 세계에 발을 담그면 붉은빛의 인내가 필요해

국경을 물고 가는 새야
하늘을 균일하게 나누면 새들로부터 망명한 낙원이 있을까

한참을 뛰어가도 숨이 차지 않는 해변이 있어
검은 얼굴의 아이가 부르던 난민의 노래가 밀려 나가는
--- 「한순간 해변」 중에서

천재지변에서 누군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나는 여전히 나일 것 같아 몇 개의 검은 심장을 가지러 갔다 단숨에 녹아내릴 것 같고 어제의 일이 대수로워지고

우리는 한 가족처럼 토끼 가죽을 쓰고 토끼굴을 찾으러 갔다 얼음 구덩이에 빈손을 넣어 보는 일이 잦았다 매사는 묶이고 손톱은 자주 닳아 정색을 하거나 생색을 내다가도

흔한 것이 천한 게 아니라 말했지만 한 개의 굴만 파는 너의 바람도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

서로에게 연민을 건네면서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이는 일이라 나는 겨울을 물리적 고립이라 했고 너는 겨울을 절대적 낙원이라 했다
--- 「꿈은 가파르고 밤은 길어」 중에서

너는 말뿐이라서 처음엔 너의 말을 가볍게 넘겼다

잎 모양이 다른 두 수종의 나무는 다른 시간 다른 곳에서도 크게 자라 숲을 이루고

극과 극은 언젠가 통한다는데 같은 곳에서 온 우리는 서로 밀어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안개 낀 숲에서 코요테의 습성을 공유하며 우리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금서처럼 과묵해지곤 하였다

문을 열면 바로 호수에 비친 마을이 보여 깊은 눈으로 마지막 사원이 되어 줄 누군가를 기다렸다
--- 「내가 너의 거짓말이 되어 줄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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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첫 시집은 새로운 세계의 탄생이며, 그에 대한 가장 성대한 선언일 것이다. 우리는 이명선의 201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한순간 해변」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마주한 적 있다. 시적 주체는 “반복의 역사는 번복되는 아이들로 가득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든 역사에서의 반복과 번복이 길항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상황이 이러할 때 “창창한 것은 꿈의 세계”이며, “검은 눈물로 적셔지는 땅”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참하게 되는 질문, “국경을 물고 가는 새야/하늘을 균일하게 나누면 새들로부터 망명한 낙원이 있을까”. 그곳에는 “한참을 뛰어가도 숨이 차지 않는 해변이” 펼쳐져 있다. “검은 얼굴의 아이가 부르던 난민의 노래가 밀려 나가는” 그 해변 말이다.
한편 표제작인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에는 시간에 대한 시인의 세계관이 잘 투영되어 있다. 어쩌면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은 오고 있는 미래에 대한 시적 주체의 열망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을 앞당겨 오고자 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내려다볼 수 있는 미래는 더 먼 미래로 가야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말린 과일을 접시에 담으며 먼저 늙겠다는 네가 어느 순간 늙어 시계가 걸린 벽을 바라”본다. 그리고 풍경을 바라보는 “나는 살갑게 네가 올려다볼 세상을 상상하면서 조금 더 늙어 버”리고 만다. 왜일까?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을 우린 아직 버리지 못해서”인 것이다. 과연 세계의 끝은 어디일까? 진정한 끝은 ‘다 끝난 것처럼 말하는 버릇’을 통해 영원히 지연될지도 모른다. 오고 있는 미래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시인은 신춘문예 당선 소감에서 “이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걸어가야겠습니다.”라는 다짐을 건넨 바 있다. 우리는 이제 첫 시집을 손에 들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걸어가는” 시인의 결연한 발걸음을 바라보고 있다. 일상이 모여 일생이 되듯, 시편들 하나하나의 건축이 시집이라는 새로운 세계 안에 자리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그 선언에 귀 기울일 아름다운 시간이 온 것이다.
- 이은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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