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특별한 이유를 말하기가 힘들더군요. 일단 리트리버는 사람을 너무 너무 좋아해요. 오늘 처음 만난 사람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잘 따르는 친구들이에요. 제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유를 굳이 따지자면, 그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사랑이 너무 예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른 견종도 마찬가지겠지만, 리트리버를 키우는 반려인들은 충분히 공감할 거예요. 저는 원래 개를 무서워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아룸이를 만나면서부터 모든 게 달라졌어요. 아룸이를 키우다 보니 다른 견종은 안 보이고 오로지 리트리버만 보이더군요.
---「CHAPTER 01 ‘아노조비 가족 탐구’」 중에서
무조건 아노조비에게 편한 집, 아노조비가 살면서 스트레스 없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대형견을 키우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어딜 가든 눈치 보고 고개 숙이고 다니는 아이들이 대형견이잖아요. 물론 아이들을 예뻐하는 분도 많지만, 반려견을 키우지 않거나 대형견을 키워보지 않은 분 중에는 단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편견이나 적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아요. 분명 저희는 목줄을 제대로 하고 에티켓을 잘 지키면서 산책하는 데도 인상을 쓰며 “목줄 좀 하라.”고 소리치는 분도 여러 번 만났어요.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다견이라는 이유로 밖에서 편히 놀지 못하는 아노조비를 위해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을 지어주고 싶었어요.
---「CHAPTER 02 ‘아노조비네 집들이’」 중에서
야외 수영장은 조단이 때문에 만들었어요. 이 집을 짓기 전에는 ‘물트리버’라고 불릴 만큼 물을 좋아하는 녀석들을 위해 주말이면 두 마리씩 데리고 반려견 전용 수영장에 가곤 했어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예민한 성격인 조단이는 수영장에서 놀다 친구들과 몇 번 트러블이 생길 뻔했어요. 그 후로는 주로 비 오는 날, 추운 날에 수영장에 가거나 새벽까지 운영하는 수영장을 따로 예약하거나, 소형견이 노는 수영장에서 잠깐 놀다 소형견 친구가 오면 비켜주거나 했어요.
---「CHAPTER 02 ‘아노조비네 집들이’」 중에서
사람의 사춘기처럼 강아지가 말을 너무 안 듣는 시기를 ‘개춘기’라고 하는데, 개춘기가 보통 5~8개월 사이에 와요. 개월 수로 보면 아직 아기인데, 대형견이다 보니 덩치는 이미 다 커서 어린 송아지만 한 몸으로 집 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며 온갖 사고를 쳐요. 이런 개춘기 때 파양이 가장 많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 시기의 답을 ‘산책’이라고 생각해요. 사고를 치는 모든 아이들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 즉 산책 부족입니다. 사람의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도 이때가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라 산책을 통해 스트레스를 충분히 풀어야 합니다. 산책을 자주 하고, 가구 대신 뜯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충분히 준다면 큰 사고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견주가 옆에 있어주는 것, 같이 즐겁게 놀아주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밥보다 더 좋아하는 산책을 생활화하는 것입니다.
---「CHAPTER 03‘아노조비 가족의 조언’」 중에서
아노조비 중 둘째 노세가 알레르기가 유독 심한 체질이에요. 간식을 구입할 때 성분 표기를 꼭 확인하는데도 이상하게 그중 뭐 하나라도 안 맞으면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매일 사료와 물만 급여하기에는 노세가 너무 안쓰럽잖아요. 사료와 물만 먹는 삶이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노세가 안전하게 다양한 맛과 식감을 느꼈으면 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노세에게는 제가 직접 만든 간식을 급여하기로 했어요. 확실히 집에서 직접 만들면서 변 상태도 좋아지고 간지럼 증상도 사라졌어요. 반려견 먹거리는 간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재료 손질만 조금 힘들 뿐, 만드는 건 생각보다 정말 간단해요.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서 하나하나 만들다 보면 아이들 먹일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렇게 몇 년을 만들다 보니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는 저만의 펫 푸드 레시피도 몇 가지 생겼답니다.
---「CHAPTER 04 ‘집에서 만드는 펫 푸드’」 중에서
많은 반려인이 반려견과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제주 여행을 꼽는다고 들었어요. 이건 저희도 마찬가지였고요. 처음엔 반려견과의 여행을 막연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꼼꼼히 조사하고 잘 준비하면 생각보다 도전할 만해요. 제주행 비행기와 배 이용법, 여행 준비물, 숙소 등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알려드릴게요. 5kg 미만 소형견은 비행기를, 중·대형견은 쾌속선을 추천합니다. 저희는 대형견이 네 마리이다 보니 공항으로 갈 때 케넬을 모두 분리하고, 공항에 도착해서 케넬을 조립하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다시 케넬을 분리하고, 집에 갈 때 또 케넬을 조립하는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케넬 하나의 무게가 10kg이거든요. 게다가 아이들은 3시간 정도 저희와 떨어져서 케넬에만 있어야 하니 제주도에 도착해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하울링하고 빙글빙글 돌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요. 단, 중·대형견을 한 마리만 키우거나 아이 성격이 활발하고 분리불안이 없다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CHAPTER 05 ‘아노조비와 함께 여행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