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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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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사회

: 대한민국은 지금 절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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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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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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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75MB ?
ISBN13 978895095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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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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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노후 준비와 자녀 교육이다. 재무 전문가들은 직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결혼 준비에다 출산, 육아, 자녀 교육에 들어가는 과중한 부담 탓에 대다수 직장인은 노후 준비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대 노화 고령사회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100점 만점에 60점대 초반. 겨우 낙제점을 면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조사에서도 한국인들은 높은 집값, 교육비, 고물가 등 삼중고 탓에 10명 중 7명은 노후 준비를 포기했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사교육비. 공교육의 경쟁력 상실로 실소득의 상당 부분을 사교육에 쏟아 붓는 게 현실이다. 자산을 축적할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 보니 중산층 사이에서도 조기 유학 붐이 일고 있다.--- pp.34-35

국내의 한 경제연구소는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특징적인 현상을 ‘운니지차雲泥之差’로 표현했다. 국내 기업인들 대상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단어다. 말 그대로야 ‘구름과 진흙의 차이’라는 뜻이지만, 우리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단어이다. 같은 기업에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사이에는 ‘운니지차’가 있다.
비정규직은 한국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사용자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늘린다. 이는 결국 신규 채용 축소와 청년실업 심화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다. 같은 노동을 하고도 배에 가까운 임금 격차를 감수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비용을 줄이려는 사용자의 의도 외에도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기득권이 자리 잡고 있다.--- pp.43-44

현행 입시 제도에서 돈은 정보이고 정보는 학업능력과 직결된다. 돈이 없으면 재수도 불가능한 게 한국 사회다. 일반계 고교의 등록금은 분기당(3개월) 40만 원 수준. 반면 재수생 자녀를 대성학원이나 종로학원 등 대입 종합반에 보내려면 교재비, 식비, 교통비 등을 합쳐 월 150만 원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취약 과목에 과외 선생을 붙여주고 논술 등을 보충하려면 월 200~3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게 마련. 학생들을 24시간 가둬놓고 가르치는 기숙학원은 월 250~300만 원이 기본이니 서민들은 꿈도 꾸기 어렵다.
이런 구조는 영아기부터 시작된다. 월 100만 원짜리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동네 어린이집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운 아이도 있다. 국제중, 특목고, 자사고도 서민들이 이용하기엔 학비가 너무 비싸다. 서울 주요 대학 자연계 논술 문제의 37퍼센트 는 대학 과정에서 출제된다(2013년 3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통해 대학 과정을 공부한 부유층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이 회자하는 것이다.--- pp.80-81

우리나라 대기업 임원들의 고액 연봉은 정당한 걸까?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은 임원 급여를 결정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총수가 지배하는 이사회가 개인별 임원 보수를 결정하는 구조인데다 전체 총액 외에는 공개도 하지 않는다. 미국식 성과주의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실은 임원 몸값을 정하는 데 총수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임금은 삶의 질을 결정할 뿐더러 소비와 성장의 원천이기도 하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르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정당한 수준의 보상이냐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지나친 성과주의가 세계 최고의 임금 불평등과 빈부 격차를 낳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상대빈곤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사회 중산층 비중은 최근 6년 새 5퍼센트 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선진국보다 임 금 격차가 크고 저임금 비중이 높은 탓에 중산층 보호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p.105

‘비 올 때 우산 빼앗아 가는 곳’. 금융소비자들이 ‘은행’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평소에는 마음껏 돈을 쓰라고 부추기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하이에나처럼 매몰차게 돌변해 빚 독촉을 해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2012년 상반기에만 10조 원 이상의 순익 을 냈다. 정부의 가계 빚 억제대책에 기대 각종 대출금리를 올린 덕분이다. 반면 가계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조 원을 넘어섰고, 개인의 부채상환능력은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에도 못 미칠 정도로 심각하다. 가히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인 셈이다.
가계 빚이 늘어난 데는 정부와 금융회사들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개방적 금융위기 이후 침체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빚내서 집을 사도록 부추겼다. 금융권은 돈벌이를 위해 경쟁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려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금융회사 입장에선 땅 짚고 헤엄치기나 다름없다. 20~30년 동안 원금에 가까운 이자를 챙길 수 있는데다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집을 압류해 강제 처분하면 된다. 대출구조도 금리 인상이나 주택가격 하락에 취약한 변동금리가 90퍼센트를 넘는다.--- pp.115-116

한국 사회는 일단 빈곤층으로 추락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는 누구나 갑작스러운 실직, 사고, 질병 등으로 한순간에 절벽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직자와 사업에 실패 한 자영업자들이 재기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직업훈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 등 제도적 장치도 서둘러야 한다.
‘재기 안전판’이 없기는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한 번이라도 파산 경력이 있으면 당장 대출이 막히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게 한국 현실이다. 선진국은 다르다. ‘패자 부활’을 허용할 뿐더러 오히려 ‘실패’를 용인하고 장려한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뭔가를 하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한 사람을 질책하고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은 99퍼센트의 실패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창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본 혼다자동차의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의 경영철학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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