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대표적인 하이퍼로컬 플랫폼으로서 당근마켓에 주목한다. 당근마켓 이용자의 동네 거래 및 동네 활동 양상을 관찰함으로써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동네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며,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한다고 응답한 20∼40대 14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동네 거래를 선호하는 이유, 동네 선택의 의미, 동네 활동의 양상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같은 동네 사람, 익숙한 장소인 동네에 신뢰감과 편리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유동적일 수 있는 만큼, 필요에 따라 본인의 거주지가 아닌 특정 지역을 선택하여 거래를 하기도 한다. 또한 실용성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느슨한 방식의 오프라인 동네 활동을 실천하고 있었는데, 이는 유대감이나 친밀감과 같은 정서적 측면보다는 물리적 근접성으로 인한 연결가능성(connectability)이 동네 거래와 동네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동네’의 의미: 서울지역 당근마켓 이용자의 동네 거래 및 동네 활동」중에서
이 논문은 현재 한국의 텔레비전 지형에서 소위 ‘쿡방’과 ‘먹방’에 이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관광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문화연구 관점의 분석 및 해석 결과를 담고 있다. 이 연구는 「윤스테이」라는 대표적인 ‘포스트 투어리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징후적 독해를 통해, ‘비일상적인 관광을 일상화’ 하는 대중문화 생산자들의 지배적 재현 전략이 갖는 의미를 파악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윤스테이」라는 텔레비전 텍스트 안에서 호스트와 게스트가 만들어가는 서사의 구조와 이를 떠받히는 다양한 서사화 기제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생산자들이 포스트 투어리즘을 의례화 하는 방식들을 고찰한 결과, 통과의례와 친교의례라는 형태로 귀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스테이」에 나타난 의례화된 포스트 투어리즘에 관한 연구」중에서
여성들은 그간 사회적 문제의 당사자나 해결의 주체로 호명되지 않았다. 특히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가 만연한 마을 단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일종의 젠더롤(gender role)이다. 최근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마을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마을여성들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신문에 기고하는 등 그들의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나타나게 한 ‘내적 동기’가 무엇이고, 그에 따른 ‘실천 행위’를 이끌어 낸 동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먼저 ‘내적 동기’를 살펴보면, 마을여성들은 삶의 터전인 농토를 지키기 위한 ‘생존권 수호’를 가장 중시하고 있었다.
제2공항 건설로 그들이 살아온 땅과 농토의 일부가 수용당하고 소음으로 인해 살기 힘든 곳이 된다는 것은 마을이 해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협 앞에서 마을여성들은 ‘공동체 수호’와 마을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환경 수호’ 투쟁을 전개하였다. 마을여성들의 제2공항 반대투쟁을 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지역사회 이슈에서 남성의 의견 표출에 동원되어 왔던 여성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변화할 수 있음을 가리킨다. 마을여성들의 이와 같은 ‘실천 행위’의 바탕에는 ‘인권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가 자리하고 있었다. ‘인권교육’은 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전통적 역할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를 갖게 했다.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한 신문기고와 같은 실천 행위는 마을여성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마을여성들의 임파워먼트를 발현하게 한 동인으로 작용했다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그간 주변으로 인식되어 왔던 마을여성들이 국책사업의 주류담론 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제주 제2공항 반대투쟁 마을여성들의 ‘내적 동기’와 ‘실천 행위」중에서
본 연구는 컷툰의 장르에 따른 컷의 구성요소와 베스트 댓글의 특성에 대해 탐색적으로 알아보았다. 연구를 위해 2020년 8월 기준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4개 작품의 655개의 컷과 3,275개의 베스트 댓글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작품은 장르에 따라 2개의 작품씩 일상툰과 서사툰으로 나누어, 댓글 활성도가 높은 컷의 구성요소와 베스트 댓글 유형을 내용분석의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선 컷의 구성요소의 경우 형식적 요소(컷의 위치, 숏의 기법, 그림 영역, 소리 영역)와 내용적 요소(인물 수, 인물 유형, 인물 관계, 장면 성격)로 세분화하여 분석했다. 형식적 요소에서 그림 영역의 경우 일상툰과 서사툰이 유사하게 나타났지만, 컷의 위치, 숏의 기법, 소리 영역의 경우 상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내용적 요소에서 일상툰과 서사툰은 인물 및 장면 특성과 관련하여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베스트 댓글 유형과 관련하여 댓글 길이, 방향성, 성격, 작성대상을 분석한 결과, 댓글 길이, 방향성, 성격의 경우 일상툰과 서사툰에서 유사한 특징이 나타났다. 하지만 댓글의 작성대상의 경우 일상툰과 서사툰이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컷툰의 장르에 따른 컷의 구성요소와 베스트 댓글 내용분석: 네이버 웹툰의 사례를 중심으로」중에서
팬데믹의 상황은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그대로 드러냈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 활동인 돌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 글은 지난 2년간 반복되었던 학교 폐쇄, 부분등교, 그리고 원격 교육 시행이라는 일련의 변화를 ‘돌봄’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의 자기문화기술지,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 대한 참여관찰, 초등학교 저학년 양육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공교육 체제의 성립 이후 학교는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제도로 자리하였다. 학교는 계급, 인종, 젠더가 맞물린 돌봄 불평등을 완화하는 제도이자 교사와 학생, 학생들 상호 간의 돌봄 수행과 수혜가 이뤄지는 정서적 공간이었다. 학교 폐쇄, 원격 교육의 시행은 그동안 아이들의 생존을 위해 학교가 해왔던 돌봄 기능(급식, 아동학대 감시, 보건 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동일한 시간대 교실에서 진행되던 학습 및 여타 활동을 미디어가 매개하면서, 교사와 아이들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었고, 아동의 원활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할 새로운 돌봄자가 필요하였다.
특히 이전까지 ‘놀이’, 오락‘의 도구로 활용되거나 이용이 제한되었던 미디어가 ’학습‘이라는 맥락 속에 활용되면서, 아이들이 학습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돌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원격 학습을 통해 가정과 학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교육 주체들(교사, 학부모, 학생) 간의 상호 돌봄 실천의 의미와 중요성은 커져갔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 변화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팬데믹 시기, 한국사회는 아이들을 잘 돌봐왔는가: 초등 돌봄 제도와 원격교육을 중심으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