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양성평등은 괄목할 만한 진전을 해왔지만 여전히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식의 세간의 편견은 불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각종 국제경기대회에서 한국낭자들의 선전에 열광하다가도 일상에서는 양성평등 문제에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헌전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음에도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2012년 사퇴할 때가지 14년간 한국여자농구연맹(KWBL)총재로 재임하면서 대한민국 여성들의 강인함과 근성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가령 기자의 『한국의 여군』에서 보여주는 대한민국 여군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강인함과 근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담긴 김 기자의 노력이 여군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어떤 개인도 그가 속한 집단의 일반적인 특성에 의해 규정되지 않아야 하고, 개인이 가진 역량에 의해 관리되고 평가받아야 한다." 는 원칙이 사회의 저변에서 실현될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해 봅니다.
-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장관, 전 국회의원)
『한국의 여군』의 일독을 권합니다. 인기 있는 방송프로 '진짜 사나이'의 제목도 그렇듯이 군대라고 하면 으레 남성의 전유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에도 여성의 역할이 있었고 이 책은 역사 속에서의 여군의 역할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여군의 역사는 물론이고,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 우리 국군의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여군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군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군의 미래와 국방정책 속에서 국방여성정책의 숙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우수한 여군 인력의 확보, 여군의 활동 분야 확대, 성 인지와 양성평등의 실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지원, 전역여군의 취업지원 등 국방여성정책의 중요한 과제들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군의 위상에 관한 한 우리 국군도 변화의 새 시대를 이미 맞이하고 있습니다. ROTC 교육과정에서 여성 ROTC 후보생들이 이미 뛰어난 기량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관과 부사관 모두 여성의 군 참여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는 인구구조상 남성의 공급에 한계가 있고 전쟁의 양상이 갈수록 첨단화되면서 여성이 군에서 할 수 있는 분야가 앞으로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여군의 확대는 시대적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변혁의 시대에 『한국의 여군』. 이 한 권의 책이 여군의 시대를 열어가는 선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의 말미에 국방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독고순, 류명현, 송명순, 양승숙, 이 네 분의 기고문도 이 책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
"무기가 없으면 부지깽이라도 들고 싸울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개전 초기 김현숙 당시 소령의 여성의용군 모집 제안을 이승만 대통령이 "가뜩이나 무기가 없는데 여자들한테 줄 무기가 어딨느냐."며 반대하자 김 소령이 한 말입니다. 대한민국 여군은 이러한 '부지깽이' 정신, 모성의 애국심에서 출발했습니다. 애국심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다를 수 없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남녀의 다름은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을 때 우리 군도 선진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가령 기자의 『한국의 여군』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우리가 잊고 있던 대한민국 여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조망하며, 애정 어린 마음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 나아가 우리 사회가 양성평등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김 기자의 책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김옥이 (국회의원)
저자 김가령 씨의 『한국의 여군』은 국가의 안보를 지켜나가는 군인이라는 직종을 목표로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하고자 하는 많은 젊은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의 대표적 직종인 군직이 왜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군의 입장에서 볼 때, 여성인력의 활용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자연스런 변화의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적은 국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행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02년에 태어난 남아들의 숫자만으로는 2020년경에 필요한 병력수급을 더 이상 충당하기 힘들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군에서는 일찍부터 부족한 자원의 획득문제를 고민해왔고, 여성인력의 활용은 국방개혁의 중요한 과제로 자연스럽게 식별되어 왔다. 국방부가 최근 숙명여대와 성신여대 등에 여성 학군단을 설치하는 등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방개혁 차원에서 추진했던 일이다. 금년 5,000여명의 학군출신 임관자 중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으며 1등으로 임관한 박기은 소위도 숙대를 나온 여성이며, 육사의 수석 졸업자 역시 여성생도였다는 점은 이들 여성장교들이 체력이나 실력 면에서 결코 남군에 비해 뒤지지 않는 우수자원이란 점을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의 한계에 대한 선입견을 경계하며, 오로지 개인의 역량을 기준으로 군이 이들의 미래를 잘 개척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이 앞으로 이들 여성 자원들의 특성과 소질을 잘 개발해 군 전력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올해는 6.25전쟁이 시작된 지 63주년, 정전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정부는 물론 언론과 방송에서 지난 수개월 동안 참전 유엔군들과 우리 국군의 고귀한 희생과 승리의 의미를 축하하고, 상기시키는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5 전쟁에 많은 여성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하여 공산 침략에 항거했다는 사실과 이들이 각 군의 여군 창설에 일익을 담당했던 사실들은 간과된 측면이 있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해군, 해병대, 육군, 공군의 최초 여성 의용군들이 어떻게 여군 창군에 기여해왔는지에 관해 귀중한 사료를 찾아 정리해줬다는 점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특히 저자는 해외 선진 국가들이 여성인력을 어떻게 군에서 활용해왔는지를 자세히 소개해 줌으로써 우리 군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의 역할 확대 항상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군 내 여성들의 권리를 확대해주는 측면도 있지만, 전투 시 적의 포로가 된다면 직접적인 피해의 대상이 된다는 측면에서 여성들의 안전을 고려해 직접적인 전투행위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여성장교들이 이러한 결정이 헌법정신의 위반이라는 취지하에 연방대법원에 제소를 했고, 전임 패네타(Panetta) 장관이 이임 직전 모든 전투지위에 여성임용을 개방하는 큰 변화를 단행했다. 미 해군도 작년부터 모든 잠수함에 여성전투원의 승선을 허용하는 큰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우리ㅗ 군도 보병 이외에 기갑과 포병, 방공병과에 14년부터 전 병과에 여성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야전에서 여성들이 지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까지에는 많은 도전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저자의 책이 이런 구체적인 정책적 사안들까지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군이란 독특한 직종에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해 우리가 어떤 준비를 갖춰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여군』의 출간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 많은 실질적인 토의를 여는 촉발제의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해 본다.
- 홍규덕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전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육체적으로 힘든 군사교육이 포함된 사관학교 교육 특성상 여자생도들 중 수석 졸업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수석 입학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17년 전인 1997년 공군사관학교가 창군 이래 처음으로 금녀의 벽을 허물고 여자생도 입학을 허용했을 때 한 장성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시 필자도 그의 말에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고 공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몇 년 뒤 보기 좋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육·해·공 3군 사관학교에서 여성 수석 졸업자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육사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자생도가 수석 졸업을 차지했다. 3군 사관학교의 여자생도 모집 경쟁률은 항상 수십 대 1을 기록하고 있다. 내 년도 생도모집에서도 3군 사관학교 여자생도 모집 경쟁률은 공사가 72 대 1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해사가 65 대 1, 육사가 43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사관학교뿐 아니라 ROTC에서도 여풍은 거세다. 지난해와 올해 겨울 110개 학군단이 참여한 동계훈련에서 숙명여대와 성신여대 학군단이 차례로 훈련성적 1위를 차지, 여자 후보생들이 남자 후보생들을 제쳤다. 올해 ROTC 임관식에선 여자 후보생이 전체 수석을 하기도 했다. 여군과 관련된 기록은 이뿐 아니다. 필자가 국방부를 출입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20여년간 여군과 관련된 '최초'사례들이 쏟아져 나와 쉴 새 없이 기사를 써야 했다. 지난 2002년 간호병과 양승숙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해 최초의 여군 장성이 탄생했고, 2010년엔 전투병과 송명순 대령이 준장으로 진급해 최초의 전투병과 여군 장성이 탄생했다. 2002년엔 여군 소위 20명이 처음으로 신교대 소대장에 보직됐고, 공군에서는 2002년 첫 여군 조종사 배출에 이어 2007년 첫 여군 전투기 조종사를 배출했다. 해군에서는 2003년 여군 장교가 처음으로 전투함에 승선했고, 지난해에는 첫 지휘관(고속정장)이 배출됐다.
현재 여군은 8,000여명으로 장교 가운데는 6% 가까운 인원이 여군으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국방부는 2020년 이전에 장교는 7%, 부사관은 5%를 여군으로 채워 여군 비율을 지금보다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외형상의 급성장과 군 안팎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 내에서 여군이 위상을 정립하고 제 역할을 하는 데엔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는 듯하다. 장성급 군 고위간부들의 여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진급·보직관리 등이 해결돼야 할 과제다. 여군들은 일반 여성들이 경험하는 사회적 장애물뿐 아니라 군대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국방일보』에서 여군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심층취재 시리즈 기사를 써온 김가령 기자가 여군의 모든 것을 망라한 책 『한국의 여군』을 펴낸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 책은 우리 여군의 역사는 물론 국방여성정책, 여군 획득과정, 해외 여군 및 여군 증가효과 등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필자는 10여년 전 여군 특집기사를 쓰면서 해외 여군 실태에 대한 자료를 구하지 못해 진땀을 뺀 적이 있다. 또 국내 최대의 군사전문 웹사이트인 '유용원의 군사세계'(http://bemil.chosun.com)에 여군 코너를 만든 뒤 1950~60년대 여군 초창기 자료 등을 올리기 위해 군 관계자에게서 '여군 40년사'를 빌려 사진들을 스캔해 올렸는데 이 관계자가 필자에게 "단 한권 밖에 없는 책이니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며 신신당부를 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아무쪼록 김가령 기자의 『한국의 여군』이 여군 관계자들은 물론 여군을 지망하는 학생들, 일반 국민들에게도 널리 읽혀 우리 사회의 여군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한국국방안보포럼 기조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