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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일기 (큰글자책)

국경일기 (큰글자책)

: 타이· 버마 · 라오스 · 캄보디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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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일기
[도서] 국경일기
정문태 저 원더박스
10% 19,800
국경일기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80*278*30mm
ISBN13 9791190136761
ISBN10 119013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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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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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은 내 삶의 해묵은 화두였다. ‘떠나야 한다’는 강박감이 몸에 밴 나는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게끔 꾸린 가방을 머리맡에 두고 살았다. 나는 이걸 팔자려니 여겼다. ‘G형’(집시Gypsy) 피의 숙명 같은 건데, 그 원천이 어딘지는 나도 모른다. (…) 다만,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디론가 떠나도록 입력된 이 떠돌이 피의 명령어가 외신기자라는 직업으로 출력된 게 아닌가 싶은. 말하자면 내 삶과 일이 애초 ‘떠남’이라는 고리로 이어져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새삼스레 여행이란 말이 내겐 좀 거령맞았을 수밖에. 내가 여행기를 놓고 크게 망설였던 까닭이다.
--- p.10~11

방콕 외신판은 1991년 미국의 제1차 이라크 침공 유탄을 맞고 서서히 김이 빠졌다. 베트남전쟁 뒤 첫 대규모 국제전에 엄청난 돈을 뿌렸던 언론사들이 비용 절감을 내걸고 1990년대 중반부터 하나둘씩 방콕 지국 문을 닫은 탓이다. 이건 냉전 동안 정치 중심 편집을 해왔던 언론사들이 경제 중심 편집으로 틀을 바꿔나가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이때부터 국제 언론은 ‘뉴스 나는 곳에 기자 간다’는 전통적 언론관을 팽개치고, ‘기자 가는 곳에 뉴스 난다’는 자본 논리를 휘두르며 입맛대로 뉴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 p.31

쓸쓸히 이는 바람에 날려온 관광 안내용 쪽지를 주워든다. 크게 쓴 ‘빨라응’이 눈으로 툭 튀어든다. 이 빨라응은 버마 사람들이 소수민족 따앙을 일컫는 말인데, 영국 식민정부를 거쳐 공식 용어처럼 굳어졌다. 웬만한 책과 문서에도 모두 빨라응으로 나온다. 타이 사람들이 빨롱으로, 중국 사람들이 더앙쭈우로 부르는 게 모두 이 따앙을 가리킨다 .
나는 소수민족 현장을 취재할 때마다 늘 이런 게 안타까웠다. 적어도 이름만큼은 본디 내 몸에 붙은, 내가 원하는 대로 불러주는 게 예의다. 빨라응을 따앙이라 부르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을까? 따앙을 빨라응이라 불러 어떤 이문이 있을까? 남이 내 이름을 아무렇게나 부르는 걸 원치 않듯이 민족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작아도 민족은 민족이고, 저마다 역사와 정체성을 지녔다. 그 상징이 바로 이름이다.
이 함부로 부르는 이름에 소수민족 문제의 본질이 담겼다. 다수민족이나 주류사회가 소수를 아무렇게나 버릇없이 대했다는 증거고, 그 결과가 충돌로 드러났다. 소수민족 문제를 풀어가는 길도 본디 이름을 되돌려주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옳다는 뜻이다.
--- p.69

꼭 26년 전이었다. 나는 타이--- p.라오스 국경지역 마약 취재로 정신없이 이 길을 달리고 있었다. 취재와 마감에 찌든 나는 풍경 따위에 한눈팔 겨를조차 없었다. 그러다 루악강이 옆구리에 닿을 때쯤, 내 지친 영혼 앞을 감색 곡두가 휙 스쳐갔다. 곧장 자동차를 세우고 뛰쳐나갔다.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을 따라 걸망 하나 달랑 매고 걷는 한 노승이었다. 나는 그 노승이 노을 속 까만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한없이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 노을을 따라 걸어야지!”
--- p.116

흔히들 ‘때 묻지 않은 자연’이라고들 하는데, 이 동네를 두고 한 말이다. “아름다움을 시샘한 신이 분쟁을 창조했다.” 70년째 분쟁을 겪어온 카슈미르 사람들 우스개가 여기도 딱 맞아떨어진다. 세상 어딜 가나 분쟁지란 분쟁지는 어째 하나같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카슈미르는 말할 나위도 없고, 판쉴계곡(아프가니스탄), 스왓계곡(파키스탄), 카리심비산(르완다), 웨스트파푸아(인도네시아), 사라왓산(예멘), 살윈강(버마)을 비롯해 내가 취재해온 모든 분쟁지역이 다 그랬다. 그 덕에 나는 남들이 볼 수 없는 멋들어진 자연을 누렸다. 비록 포성을 배경 삼았지만. 그래서 분쟁이 더 슬프다는 뜻이다.
--- p.156

이 반보는 관광지가 아니다. 여긴 마을 표시도 이정표도 없다. 그냥 1095가 지나는 산비탈 마을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마을 앞 낭떠러지에 라후 젊은이가 차린 ‘덱도이’라는 커피집이다. 우리말로 ‘산 아이’란 이름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들머리야 그저 흔한 산골 커피집인데, 그 안으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별천지다. 수백 길 벼랑 아래 겹겹이 펼쳐지는 산악이 한눈에 차오른다. 입이 쩍 벌어지며 오감이 절로 꿈틀댄다. 하늘과 산을 담아 마시는 커피, 여기가 바로 선계다.
--- p.317~318

새벽 6시, 콧노래가 절로 난다. 내 친구 피 짤라워룩스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마냥 즐겁다. 방콕에서부터 3,500km 웃도는 이번 10일짜리 여정을 운전에다 통역까지 기꺼이 맡아준 피는 26년 동안 숱한 전선을 함께 누빈 카메라맨이다. 말없이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그이는 늘 혼자 다니는 버릇이 몸에 밴 내게 흔치 않은 동반자다.
“오늘은 시간 재지 말고, 그냥 천천히 가세. ”
운전대 잡은 피는 씩 웃으며 내 허벅지를 툭 친다. 내 마음을 읽었고 행복하다는 뜻이다. 그이는 빨간 신호등에 막히자 종이를 말아 든다.
“저는 오늘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댄 타이 동북부 부어쳇이라는 작은 마을까지 손님을 모시고 갈 기장 피입니다. 오늘 날씨는 맑고, 기온은 아직 모르겠고, 도착 예정 시간은 커피와 주전부리에 달렸습니다.”
우리는 낄낄대며 새벽길을 달린다.
--- p.365~366

프놈뻰 벗어나면 먹을 데가 마땅찮았던 1990년대 우리는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놈빵으로 때우곤 했다. 내남없이 가방에 기다란 놈빵을 꽂고 취재 현장을 돌아다녔던 시절이다. 포성이 날뛰던 밤을 지나 놈빵 한 조각에 커피 한잔으로 맞았던 전선의 아침, 우리한테 그 놈빵은 무사함을 확인하는 신호였다. 우리는 말라비틀어진 놈빵을 씹으며 전쟁 속에서 작은 행복 읽는 법을 배웠다. 놈빵과 함께했던 캄보디아의 그 아침들은 내게 축복이었다. 하여 나는 지금도 캄보디아 하면 놈빵부터 떠올린다.
--- p.400

한바탕 웃는 피와 나를 수줍게 바라보며 기지로 되돌아갔던 여인이 10여 분 뒤 커피 두 잔을 들고 다시 나타난다.
“아직 밥 짓기 전이라 아침을 대접할 순 없고 해서. 여긴 좋은 커피 없으니 이거라도. 마신 뒤에 커피잔은 여기 두고 가세요.”
호숫가에 앉아 방금 피와 내가 원했던 오직 하나, 그 커피의 꿈이 저절로 이뤄졌다. 여태 내가 마셔본 인스턴트커피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다. 살면서 커피만큼은 까다롭게 굴어온 나였다. 전선이 아니면 인스턴트커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커피 맛은 끓이는 사람 마시는 사람 마음에서 우러난다고 했던가. 한 모금 한 모금 들이켤 때마다 줄어드는 커피를 애달피 여기긴 난생처음이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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