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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전선기자 정문태가 기록한 아시아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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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인도네시아 - 시민, 정치를 깨우다
아쩨 - 식민지, 외로운 투쟁
동티모르 - 독립, 멋진 신세계
버마 - 혁명, 세월에 갇히다
캄보디아 - 국제사회, 역사를 재단하다
말레이사아 - 개혁,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타이 - 자본, 정치를 삼키다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오늘'이 실종될 낌새를 붙들어 매고 버팅기기, 기자 숙명이라 여겼다. 그걸, '역사'라 믿으며.
국제분쟁 전문기자. 1990년부터 방콕을 베이스 삼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 예멘, 레바논, 코소보, 아쩨, 카슈미르를 비롯한 40여 개 전선을 뛰었고, 국제뉴스 현장을 누비며 아흐마드 샤 마수드(아프가니스탄) 같은 해방·혁명 지도자와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인도네시아),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최고위급 정치인 5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사이 역사가 굴러가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바라보며 얻은 큰 행운을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2003년), 《현장은 역사다》(2010년), 《위험한 프레임》(2016년),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기록》(2017년
국제분쟁 전문기자. 1990년부터 방콕을 베이스 삼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팔레스타인, 예멘, 레바논, 코소보, 아쩨, 카슈미르를 비롯한 40여 개 전선을 뛰었고, 국제뉴스 현장을 누비며 아흐마드 샤 마수드(아프가니스탄) 같은 해방·혁명 지도자와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인도네시아),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최고위급 정치인 5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사이 역사가 굴러가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바라보며 얻은 큰 행운을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2003년), 《현장은 역사다》(2010년), 《위험한 프레임》(2016년),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기록》(2017년 개정판)이란 책에 담았다.
한데, 마음 한구석이 늘 휑한 느낌으로 살았다. 해묵은 화두인 ‘국경’을 오롯이 못 담았던 탓이다. 하여 오래도록 미뤄왔던 국경으로 이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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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738g | 140*223*35mm
ISBN13
9788996023951

책 속으로

5월 17일, 도심은 아직 닫혀 있지만 폭동은 수그러들었고 버스와 택시들이 살살 다니고 있다. 그러나 하루 동안 외국인과 화교들 탈출이 극에 달했다.
자까르따 5월은 이제 뭔가 터질 것 같은 20일을 향해 가고 있다. 국민각성의 날이기도 한 그 20일에 맞춰 수하르또가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소문이 도는 가운데 학생 시위대는 그날을 최후의 결전일로 꼽고 있다. 시민들은 학생(교내 시위자)과 폭도(가두 시위자)로 나눠 진압작전을 벌이겠다고 밝힌 군부의 움직임을 걱정스레 지켜보고 있다.
자까르따는, 1980년 5월 광주와 1992년 5월 방콕에 이어 다시 피를 부르며 아시아 현대사에 ‘5월’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하르또만이 그 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연장과 솜씨를 지녔다. 수하르또의 결단이 필요하다.
--- p. 24

유도요노가 지닌 이 모든 강점들은 양날의 칼이다. 대통령이 의회와 내각과 당을 모조리 주무를 수 있는 현실은 균형과 책임이라는 정치적 상식을 뛰어넘어 독재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택은 유도요노 몫이다. 그이가 정치판에 묶이지 않아도 되는 강점을 살린다는 건 결국 시민사회와 손잡는 일이다. 마지막 5년 동안 그이가 시민을 중심에 놓고, 시민이 바라는 ‘변화’를 따라간다면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정치발전사에 중요한 모델을 남기게 될 것이다.
갈림길에 서 있다. 앞으로 5년은 인도네시아가 세계사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더 험한 수렁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는 위기의 시간이기도 하다.
--- p. 92

타이 정치가 외형상 민주화를 이뤄가던 1990년대는 아시아 전역에서도 시민사회가 크게 자라면서 쿠데타와 군인정치가 한물갔다. 대신 자본가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권력까지 노리는 현상이 세계적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같은 시기, 타이 군인들도 정치권력에서 발을 빼는 대신 자본에 빌붙어 이윤을 챙기는 기생법에 눈떴다.
해서 1991년 쿠데타를 끝으로 모든 이들이 ‘이제 타이에서 쿠데타는 더 이상 없다.’고 단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자본을 끼고 온 군부가 있고, 타이 정치가 여전히 고질적 부패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근본 결함을 눈여겨보지 않은 지나친 낙관이었다.
타이 정치는 아직도 ‘매표’와 ‘뇌물’이라는 두 줏대를 통해 돌고 있다. 선거를 돈으로 산 정치인들이 정부 예산과 사업권으로 이문을 챙기고는 그 돈으로 다시 다음 선거를 치르는 구조는 오히려 1980~1990년대 경제발전과 맞물려 더 악질로 변했다.
‘돈줄’과 ‘부패’가 살아 있는 한 권력을 향한 군인들 의지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왔다. 그 부패구조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에 동력을 제공해왔던 주범인 쿠데타 군인들이 늘 ‘최후의 선택’이라며 부패정치 척결을 혁명과업 제1호로 내걸었던 사실을 눈여겨봐둘 필요가 있다.

--- p.445

출판사 리뷰

다양한 방식의 역사 접근 - 인터뷰와 르포, 분석과 전망

시민의 힘으로 32년 독재를 끌어내렸지만 3년 동안 대통령이 네 번 바뀌는 혼란을 겪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수탈과 착취에 더해 계엄군 학살이 버젓이 자행되는 아쩨, 4백 년 식민지 역사를 털고 독립국이 되었지만 내분과 외압으로 얼룩진 동티모르, 49년 세계 최장기 군사 독재의 역사와 63년 최장기 소수민족 분쟁 기록을 동시에 떠안은 버마, 국제재판의 이름으로 학살 책임을 덮어 감추려는 강대국들의 음모가 판치는 캄보디아, 입헌군주제 77년 동안 성공한 쿠데타만 18회, 개헌 17회로 얼룩진 타이.

『현장은 역사다』의 중심축은 바로 그 역사적 현장에서 정문태가 타전했던 기사들이다. 그가 사건과 현장을 취재하면서 추적, 이해, 분석한 결과인 여러 형태의 기사―르포부터 인터뷰, 정세 분석―는 독자가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각 장마다 각국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사적 맥락과 앞날을 전망하는 글을 앞뒤로 새로 써넣어 이해를 도왔다. 이로써 개별적 뉴스·사건을 넘어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역사로서의 맥락을 치밀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밀도 있는 취재

자까르따와 방콕의 시위 군중 속에서, 아쩨 군사작전 학살의 주검 앞에서, 동티모르 딜리 독립 선포식장에서, 버마 국경의 반군 전선에서, 캄보디아 들판의 미군 불발탄 앞에서, 그는 현장의 긴박한 뉴스를 타전한다. 그러면서도 그가 주목하는 것은 사건의 표피가 아니라 사건을 불러온 실체다. 이를테면 그는 타이 선거를 통해 자본이 ‘표’로 또 권력으로 이어지는 자본주의 시대 선거민주주의의 허점과 더불어 친탁신·반탁신 시위에 휩쓸린 시민들이 본질적으로는 재벌 총수와 국왕이라는 두 자본가들의 싸움판에 들러리로 전락했음을 꼬집는다. 선거로 뽑은 총리를 내몬 쿠데타와 새 총리가 치명상을 입은 암살사건이 뒤엉킨 2006년 동티모르 권력다툼에서는 자원과 지역 패권을 둘러싼 미국·오스트레일리아·라인과 포르투갈·EU라인으로 나뉜 주변 강대국의 속셈과 개입을 밝혀낸다.

인터뷰

이 책에서 많은 부분(29개의 글)을 차지하는 인터뷰는 현장 기록과 어우러져 각국의 현대사를 읽는 중요한 장치이다. 압둘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마하띠르 말레이시아 총리, 탁신 타이 총리 등 취재 당시 현직 최고 정치 지도자들과 마주 않은 저자의 질문과 국가 정치를 쥔 그이들의 대답 속에는 각국의 사회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방향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민주깜뿌찌아 대통령이었던 키우 삼판 대통령과 총리였던 ‘브라더 넘버 투’ 누온 찌아 인터뷰에서는 독립에 성공했으나 수많은 인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크메르 루즈 혁명과 킬링 필드의 실체와 본질을 찾는다.

아시아가 겪은 역사,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가능성

혁명, 독재, 식민지, 독립, 쿠데타……. 우리가 세계사라는 이름으로 배운 서양의 역사에 등장하는 사건들이다. 그들에게는 이미 지나간, 말 그대로 역사다. 이런 사건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곳이 바로 아시아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서도 불과 반 세기 남짓 동안 벌어졌던 장면이기도 하다.

『현장은 역사다』는 인도네시아, 아쩨, 동티모르, 버마,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타이 7개국의 현대사를 각각 시민, 식민지, 독립, 혁명, 국제사회, 개혁, 자본을 중심에 놓고 바라보았다. 물론 이 단어들은 반드시 그 국가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식민지를 경험한 거의 모두 국가·지역이 겪는 민족 분쟁, 인종과 종교 분쟁, 민주화 문제, 빈곤 문제 등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아시아 역사를 살피는 데 유의미하다.

다만 가장 첨예하고 두드러진 현상이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한 현안을 뽑아냄으로써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각 나라의 사회 변화를 보다 또렷하게 이해하도록 했다. 더불어 이들 동남아시아 7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과제를 끄집어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경험과 역사를 반추해볼 수 있다. 독재에 맞서 시민들이 일어난 인도네시아 자까르따의 1998년 5월은 1980년 대한민국 광주, 1992년 타이 방콕의 5월과 오버랩된다.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들이 독립정신에 따라 독립정부를 세웠다는 너무도 마땅하고 빛나는 역사를 이루었으나 강대국의 패싸움에 휘말린 동티모르의 오늘은 우리 현대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보게 한다. 타이 최대재벌 총수 출신인 탁신과 최대 자본가인 국왕의 전장이 되어버린 타이 정치는 자본 아래 수렴된 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현장은 역사다』는 우리 역사가 아시욾의 역사 안에 있으며,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그들의 길과 다를 수 없다는 상보적인 역사 이해와 함께 아시아 시민사회라는 보다 큰 역사적 시각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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