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계획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사실 때로는, 특히 사업 구상 단계에서는 사업 계획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때가 사업 계획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믿지만 말이다. 일류 사업체들을 살펴보면, 창업자가 사업 계획 없이 일단 경쟁에 뛰어들어 일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세계 각지의 기업가들에게 어떻게 사업체를 설립하게 됐는지 물었는데, 70퍼센트에 이르는 사람이 특별한 사업 계획 없이 일을 벌였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이룬 성공은 정해진 공식보다는 이 책에서 말하는 뜨거운 가슴에서 시작된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p. 30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은 가장 갖고 싶은 직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창업자”라고 답했다. 회장도 CEO도 아닌 창업자가 바로 이들이 원하는 직함이었다. 우리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분의 2가 창업자를 선호 했다. 창업자의 노력에 따르는 시장의 보상은 다른 분야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00명(이들의 순자산을 합하면 8370억 달러에 이른다)을 분석해보니 3가지 주요 재원은 창업자, CEO, 상속인이었다. 이를 좀 더 세분하면 창업자가 55명, CEO 및 임원이 31명, 상속인이 14명이었다. CEO와 창업자가 운용하는 5700여억 달러의 자금 중에서 창업자가 차지하는 몫은 놀랍게도 84퍼센트에 이르렀다. 이처럼 창업자는 사람들이 가장 탐내는 직함일 뿐 아니라 가장 큰 보상을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pp. 51~52
자포스의 창업자 토니 셰이는 직원들이 ‘행복 전달’이라는 회사의 가치를 받아들이는가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했다. 자포스는 신입사원이 출근한 지 일주일쯤 됐을 때 지금 회사를 그만두면 아무런 조건 없이 200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셰이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서 일하려는 게 수입 때문이 아니라 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제안은 제안을 거절한 직원들에게 기대 이상의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 “신입사원들에게 이 같은 제안을 한 뒤 집에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줍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질문할 겁니다. 내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는 회사인가? 장기적 희망이 있는 회사인가? 다음 날 회사에 몸담기로 결정하고 출근한 직원들은 회사의 가치에 대해 더 큰 책임감과 열정을 갖게 됩니다.” ---p. 57
사업을 구상하고 착수해서 창업하기까지 학문적 두뇌는 디딤돌도 되지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벤처캐피탈 분야에서 일하는 우리는 업무상 다양한 사업 계획을 분석한다. 그러면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생각의 과잉, 조사의 과잉, 분석의 과잉에 빠져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당신이 얼마나 분석적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분석이 당신의 목표 달성을 도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많은 사람이 시장 규모 산출, 추정, 경쟁 구도 같은 전형적인 경영 계획 분석에 많은 시간을 들이며 미래의 기업가로서 기회를 잡았다고 확신하다가 정작 중요한 기회를 놓쳐버렸다. ……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회사의 수명 주기에서 확장 단계, 그리고 나중에 찾아오는 성장과 성숙 단계에서 학문적 두뇌와 경영의 성공 연관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변곡점에는 새로운 사업 계획이 필요하다. 그 외의 시기에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p. 73
회사가 규모를 늘리는 데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맹목적 충성심이다. 가슴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신의를 지키라고 하지만, 두뇌는 회사가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당신과 팀원 모두가 당신이 만든 회사의 종합적인 목표에 헌신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회사의 성장에 발맞춰 역할도 진화해야 하는데, 동료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 서약이 그것을 가로막을 수 있다. 공동창업자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고 그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자리를 맡긴 리더는 물론, 공동창업자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불만을 낳고 결국 뛰쳐나오게 만든 창업자도 여럿 봤다. 당신과 함께한 공동창업자는 긍정적인 진화를 향해 방향을 틀었는가, 아니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가. ---p. 148
해즈브로의 전 회장 앨런 하센펠드는 중요한 주주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행운의 숫자를 의미하는 1페니짜리 동전 7개를 신발에 넣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행운의 부적이 정말로 실력을 더 잘 발휘하게 해줄까? 한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쾰른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리산 다미쉬, 바버라 스토베록, 토머스 무스바일러는 28명의 골프 선수에게 ‘행운’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공을 주었다. 그랬더니 일반 공을 사용한 선수들에 비해 피험자들이 승리를 결정짓는 퍼팅을 평균 33퍼센트 이상 더 많이 기록했다. 위약 효과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행운을 얻었다고 혹은 행운이 잘 찾아온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행운 효과가 있었다. 행운의 부적이 기억력과 퍼즐 풀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실험도 있다. 이 실험에서도 행운의 부적을 지닌 피험자들이 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실험을 통해 연구원들은, 미신을 활성화하고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가지면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더 끈질긴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p. 176
벤처투자가에게 창업자 겸 CEO 교체 시기는 영원한 숙제다. 새로운 CEO가 들어오고 창업자가 떠나야 하는지, 아니면 외부 CEO의 영입 없이 창업자가 계속 머물러야 하는지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10년 《월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이 발표한 벤처투자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50개 기업을 살펴보니, 창업자 겸 CEO가 이끄는 기업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외부에서 영입한 CEO가 이끄는 회사가 나머지 반을 차지했다. 이것만 봐도 회사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에 누가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런 결정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보아선 안 된다. …… 능력 있는 스케일러가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창업자가 대사, 전략가, CEO 역할을 유지하는 조직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더불어 창업자가 스케일러로 성공적으로 변신한다거나 창업자가 오랫동안 신뢰해온 능력 있는 파트너가 규모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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