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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푸른사상 시선-16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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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72g | 128*205*7mm
ISBN13 9791130819273
ISBN10 1130819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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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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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 입구에서 산 한 됫박 쌀
쌀알보다 많은 부탁 나한 앞에 쏟아놓고
휙 나오는데

무명 치마 울 어머니 영산전 앞에서 마주쳤네

잔병치레 잦은 막내 딸년 생명줄 이으려던
막막한 심중의 초하룻날 신새벽
갓 찧은 공양미 이고
수십 리 밖 순례길 나서던 하얀 코고무신
한 걸음 한 걸음 쌓아 올린 그 탑 안에
나를 세워주신 당신 기도, 까맣게 잊을 뻔했네

부끄러워 돌아보는 거조암 한 바퀴
‘곡선은 이치이고 깨달음’이라던
어머니 비질 자국 마당 가득 곡선인데

그대라면,
오백 나한 앞에 조아리며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중에서

모란 촉에 스며드는

수국 꽃방을 넓히는

텅 빈 놀이터에서 저 혼자 미끄럼틀 타는

발정 난 길고양이 울음 마음 쓰이는

인력시장 박 씨 발목 잡는

새벽에 홀로 깨어 ‘나를 단련시키는’
--- 「새벽 비 내리는 구간」중에서

느닷없이 화분에 착지한 풀 한 포기
뽑아내기엔 너무나 작고 여려
여러 날 망설이게 합니다
제멋에 고고한 화초들의 멸시와 존재의 열등에
한 포기 풀은 저토록 안간힘 다했을까요
글쎄, 어제는 쌀알만 한 하얀 꽃을
무더기로 피워냈습니다

누가 가꿔주지 않아도 저 홀로 뿌리 다져
꽃이 되려는 저 숨
필생의 화분 밖, 높고 쓸쓸한 상생이란 사다리 앞에서
날마다 처절한 극복을 마주했을
스물넷 청춘이 툭 부러지는 소리

오늘 또 듣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잡초를 꽃으로 호명하는 순간이
비정규가 정규로 호명될 순간이라면
세상 어디에도
급이 다른 목숨은 없습니다
--- 「목숨」중에서

많은 고뇌와 고민의 산물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결이 고운 언어들, 참신한 기법 등이 눈에 들어왔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박경조 시인을 시집으로 만난 것인데 욕망으로부터 탈주하면서도 감정의 과잉이 없는 웅숭깊은 진정성으로 다가왔다. 다시 읽으면서는 변함없이 결 고운 언어와 수준이 균질한 시집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한 권의 시집에 담겨 있는 시들의 수준이 한결같은 시집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고 보면 박경조의 이번 시집은 한 편도 빠짐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미덕을 갖추고 있었다. 특별한 파격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시집에는 이기적인 욕망의 해제, 비판적 시선으로 포착한 세계의 위기, 생태와 인간의 공존에 대한 시인의 화두가 내면에서 잘 걸러진 후에 언어의 장식성을 제거한 상태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배타성과 위계성을 전복시키는 사유와 성찰,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세상으로부터 멀리에서 자연적인 것에 대한 연대와 연결과 접속, 인간과 비인간의 위계를 무화시키려는 사유가 곳곳에서 팔딱거리고 있었다.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여 거기 세상을 향한 목소리에 담았으되, 결코 강한 목소리가 아니라 부드러운 언어로 속살거려 근원에 다가가고 있었다. 존재의 근원에 다가가려는 시인의 질문과 대답인 셈이다. (중략)

박경조의 시편은 추상적인 진술이거나 거대담론이 아니라 섬세하게 포착하여 밀고 나가는 서정, 밀어 올리는 서정 안에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생명의 질서가 밀고 당기면서 직조해내는 그것이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 “홀로 깨어 ‘나를 단련시’”(「새벽 비 내리는 구간」)킨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단련을 거듭할 때라야 쉽게 읽히고 공감이 공명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선사들이 남긴 시편이 어렵지 않은 것은 편편마다 고뇌와 성찰을 통과한 뒤 살아나온 언어이기 때문이리라. 박경조가 단정하고 격조 있게 차려입은 언어로 여백으로 써낸 시를 읽으면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통과하여 쓴 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작품 해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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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조가 거조암 영산전에서 절하며 깨닫는 건 함께 살아가는 삶들에 대한 연민의 끈의 소중함이다. 그녀는 절하며 묻는다.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이 시집은 모든 삶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이 말로 열리며, 이 질문으로 일관된 소통의 정서를 담는다. 그렇게 바라보는/바라는 시선들이 사뭇 간절하다. ‘잡초’를 ‘꽃’으로 호명하는 순간과 다르지 않다. 그 마음이 “비정규가 정규로 호명될 순간”이기도 해서 “세상 어디에도/급이 다른 목숨은 없”(「목숨」)다고 강조된다. 또한 그런 마음이야말로 직선이 아니라 “곡선의 경계 따라/풀에서 꽃으로 이어 피는/고요한 파동”(「곡선의 경계」)을 감지하는 힘이며, 아버지의 “천수답 바닥 같은 뜨거운 속울음”(「아부지」)이 어떻게 자신에게서 되피어나는지를 이해하는 첩경이 된다. ‘생명 있는 모든 낮은 풀꽃들’ 앞에서 허리 굽혀 안심하는 ‘착지’의 마음으로 그녀는 가족과 이웃들의 낮은 삶들에 경의를 표하며 기도한다. 그리하여 “새벽에 홀로 깨어 ‘나를 단련시키는’”(「새벽 비 내리는 구간」) 자연과 인간에 두루 통하는 연민의 증폭을 통해 밀도 있고 정이 넘치는 세상을 곡진한 언어의 올로 짜 올린다. 그녀의 시가 왜 우리의 가슴을 치는지 이로써 분명하지 않은가.
- 이하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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