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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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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86g | 148*210*20mm
ISBN13 9791197155970
ISBN10 11971559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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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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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시멘트로 만들어진 물탱크 뚜껑을 열고 들어가 빗자루로 바닥과 벽을 싹싹 쓸어 물때를 청소하고 나올 때면 아버지가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다. 컴컴한 그곳에 플래시를 비춰주던 아버지였다. 청소를 마치고는 “아버지, 이제 됐어요.”라고 말했을 때 물탱크 안 울림이 참 듣기 좋았다.
--- p.21

집 앞에 이르러 열쇠를 꺼내 나무 대문을 따고 아이 이름을 불렀다. 아빠다! 아빠 왔다! 순간 집 안에서 우당탕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자기 방문을 열어젖히고 거실로 뛰어나와 현관문을 열고는, 붕 떠서, 순식간에 내게 안겼다. 현관문과 마당 사이에 평편한 돌이 깔려있고 돌층계가 있었다. 아이는 붕 떠서 족히 3m는 되는 거리와 높이를 무시하고 내게 날아와 안긴 것이다. 아이는 놀란 나를 진정시키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업히고 목마를 타고도 한참 동안을 멈추지 않았다.
--- p.29

차창을 활짝 열고 외곽순환도로를 달렸다. 최대 음량으로 「먼지가 되어」를 틀어놓았다. 당신과 같이 듣고 싶은 노래였다. 그래서 차창을 올리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처음부터 시작된 노래를 당신과 같이 들었다. 당신을 만나 불러보고 싶은 노래였다. 나는 아직 그 노래를 불러보지 못했다.
--- p.47

그 옛날 아버지의 젊은 날과 함께한 간드레를 보면서 나는 내가 아버지의 금광이었음을 되새긴다. 아버지가 내 눈을 들여다보았듯 나는 내 글을 들여다보면서 한 사람의 독자를 상상한다. 이 금광은 내가 죽어서도 얼마간 폐광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간드렛불을 켜 들고 몸속의 금맥을 따라 나아간다.
--- p.50

당신이 곁에 있어 의식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저녁이 있었다.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결국 어떤 말로도 전달할 수 없다는 걸 안 이상 내성적인 사랑은, 언젠가는 당신이 호흡한 공기를 내가 호흡하게 되리라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었다. 내가 호흡한 공기를 언젠가는 당신도 호흡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품게 되었다.
--- p.80

혼자 술 취한 그가 부인 차에 실려 왔었다. 슬그머니 부인은 내빼고 그는 머리를 내두르며 쉴 새 없이 지껄였다. 조용필이가 어데 가서 내가 가수 조용필이여 말하겠냐. 씨방새들아. 내가 지금 틀린 말 했냐. 아니지. 그런 의미에서 내가 노래 한 곡 뽑아도 되겠냐. 킬리만자로의 표범 어때. 맘에 안 들어. 그는 술잔을 들어 이마에 부닥쳐 마시고는 노래를 불렀다. 아궁이 앞 석쇠에서 돼지목살이 탔다. 노래를 다 부른 그는 얼굴을 들이밀고 내게 물었다. 개 안았어. 내 반응이 없자 어깨를 잡고 흔들며 다시 물었다. 개 안았냐구. 귀찮아 고개를 끄덕여주자 그는 볼때기에 입술을 대고 순식간에 뭔가를 쪽 빨아갔다. 그럼 내 노래 개 안았네.
--- p.119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지척이다. 협곡의 바람이 알갱이 진 눈밭의 표면을 깎아 당신이 잠든 그곳으로 퍼 나른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통속인 나의 산장까지, 이제 거의 다 와 간다. 나는 오늘 밤, 나만의 세레나데를 틀어놓을 것이다. 당신의 슬픔을 내 눈물로는 희석할 수 없음을 절감할 것이다. 나는 당신이 기억 못 하는, 당신이 감당 못 한 눈빛을 소장하고 있다. 아직 당신과 가고 싶은 곳이 남아있다.
--- p.128

진드기가 달라붙은 무궁화나무에 꽃이 만발한 여름밤, 그가 혼잣말을 흘린 적이 있었다. 그는 걷잡을 수 없이 취해 짧은 교각에 서 있었다. 녹이 슨 교회 종탑이 간신히 윤곽을 드러낸 언덕을 바라보았다. 그가 찬물의 개구리처럼 짧고 가늘게 울었다. 거기 목매달아 죽은 동네 아주머니의 이름을 부른 것도 같았다.
--- p.147

어느 만추의 저녁 장작 난로를 피워 고구마를 굽고 싶고 책상에 군고구마를 올려두고 비스듬한 햇살을 보면서 먹먹해 한 시간을 위로받고 싶었다. 불현듯 목이 메는 느낌 끝이 없는 짧은 시 한 편 옮겨적고 싶었다.
--- p.189

어머니는 딴전을 피우는 내 얼굴을 보며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듯 말했다. 똥독도 항상 다독거려야 한다. 다독거리지 못하면 휘젓지나 마라. 휘저으면 내게만 냄새 난다는 것만 알고 살면 되는 겨.
--- p.192

방충망으로 밀려 들어오는 풀벌레 소리가 서글퍼졌다. 중년 남자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 이미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거라고 한 동료 시인의 쓸쓸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잠이 안 와 열 걸음이 될까 말까 한 마당의 코스모스 길을 반복해 걸었다. 땅보다 하늘이 훨씬 많았다고 노래한 동료 시인의 시구절이 떠올랐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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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윤학의 절대 경지라면 ‘묘사’를 빼놓을 수 없다. 시인 이윤학은 언어로 성을 쌓아 나의 관념을 성곽에 가둔다. 제목 하나하나가 성안에 방이다. 나는 미로처럼 얽힌 복도를 따라 시인 이윤학이 만든 방을 찾아 손깍지 베개를 하고 오랫동안 머문다. 시인은 ‘아프다, 슬프다, 그립다’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온갖 정서를 동원해 시인의 문장에 빠져든다. 시인이 만든 긴긴 인생 열차에 탑승하여 차창 밖에 펼쳐진 시인의 삶을 마음껏 감상한다. ‘시를 써 봐도 모자란 당신’은 나와 동일시되고, 시인의 삶은 든든한 위로가 되어 판화처럼 박힌다. 근래에 보기 드문 문장과 묘사와 삶의 향기다.
- 박병춘
시적 리얼리티가 빛나는 글. 산문정신과 시 정신의 접점에서 한 땀 한 땀 건져 올린 글. 산문이 시 같은 글. 시와 산문이 한 덩어리로 만나 바다에 깔린 빛으로 눈부신 글. 마음까지 시려와 자꾸 조심조심 뒤돌아보게 되는 글. 벼리고 벼린 문장의 저 깊이 시인의 가족이 그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였구나. 그 풍경은 자연과 삶이 하나의 세계를 이뤘구나 느껴지는 글. 아픈 등에 남은 뜸자국처럼 호호 불어볼 수도 없는 자리… 자꾸 거울에 비춰 확인하게 만드는 글.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글. 산문 한 편 한 편이 시이고, 온 삶이 섬세한 문장 안에서 빛난다. 도저히 어느 틈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다.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가닿을 수 없는, 어느새 무한한 공간과 시간의 넓이와 깊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
- 윤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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