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그리고 부산항으로도 전해졌다. 1876년 부산항이 개항하고 1883년 부산해관이 들어서면서 영국인 또는 미국인 해관장이 커피를 들여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반도에서 커피는 갑배차, 갑비차, 가배차, 가비차 등으로 불렸다.
---「최초의 커피를 맛보다」중에서
부산의 해안가 카페들은 동해의 수평선과 하늘이 맞닿아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기장 일광의 카페들은 그 풍광으로 유명하다. 좋아하는 자리가 몇 군데나 있을 만큼 단골이 된 카페는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에다 길고양이와 갈매기, 그리고 가끔 검독수리의 정지 비행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커피의 바다, 변화의 물결」중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인기는 인스턴트 커피나 프랜차이즈 커피의 천편일률적인 맛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커피 맛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배경에는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해온 지역 로스터리들이 있다. 현지에서 질 좋은 생두를 직접 공수하는 부산지역 로스터들의 노력과 그들 각각의 개성이 밴 다양한 맛의 커피가 있어 스페셜티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커피의 바다, 변화의 물결」중에서
커피 산지에서 생두를 수입하는 로컬 카페가 점차 늘어나며 부산 커피가 성장하고, 이를 동력으로 부산이 커피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도 할 만하다. 부산시 자체적으로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부산이 ‘스페셜티 커피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해 ‘2020 부산 유망업종’으로 스페셜티 카페를 선정하기도 했다.
---「부산 ‘스페셜티 커피’」중에서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커피는 해발고도와 온도, 태양, 강우량, 바람, 토양의 질에 따라 생두의 품질과 향미가 달라진다. 산 중턱에서 자란 사과와 산 아래에서 자란 사과 맛이 다르고 영주에서 키운 사과와 밀양의 얼음골 사과 맛이 다른 것과 비슷한 이치다. 생두는 그만의 특징을 품고 자란다. 우리가 즐기는 커피향과 아로마는 바로 이 떼루아에서 시작된 것이다.
---「부산 떼루아」중에서
‘바다의 도시’답게 부산은 해안로가 매우 길다. 시원하게 펼쳐진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포구와 대가 많아 그 길이를 다 이어 계산하면 약 280km나 된다. 해안로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경치가 좋은 바닷가에는 음식점과 상점들이 들어섰다. 커피 소비가 날로 늘며 전국적으로 카페가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해안로가 길고 아름다운 부산에서는 해안 중심으로도 크고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며 상권의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뷰 맛집 해안가 카페」중에서
한때 부산에도 예술인들이 모이는 다방이 번성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부산은 몰려든 피란민으로 포화상태가 되어 대혼란을 겪는다. 피란민 중에는 예술가들, 문인들도 있었다. 살던 동네를 떠나 낯선 곳으로 온 그들이 전쟁 전 향수를 찾아 모여든 곳이 바로 다방이다. ‘요새 어느 다방에 나가시오?’라고 인사를 주고받을 만큼 많았다는 다방은 부산으로 피란 온 예술인들에게 활동 공간이자 교류의 장소가 되어주었다.
---「피란 문인의 아지트 〈밀다원〉 다방」중에서
다방의 인기는 70~80년대까지 이어졌는데, 그 다방 가운데 한 곳이 영도 깡깡이마을에 남아있다. 1966년 개업한 후 40여 년간 큰 변화 없이 옛날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양다방〉이다. 최근에는 드라마와 예능 촬영장소로 이용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양다방〉이 자리한 깡깡이예술마을은 자갈치시장 건너편, 영도대교·남항대교와 맞닿은 곳에 자리 잡은 버선 형상의 마을이다. 오랫동안 수리조선소 역할을 해온 깡깡이마을에는 현재 물양장 두 곳과 수리조선소 십여 곳이 남아있고, 200여개에 달하는 공업사와 선박 부품업체가 마을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전히 선박들이 활발히 출입하는 이곳은 부산 조선산업의 발전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항구도시 부산의 원형을 간직한 곳이다.
---「영도 깡깡이마을 그리고 〈양다방〉」중에서
4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양다방〉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거쳐 갔을까. 다방으로 몰려들던 선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방 문화가 번창했던 한 시대가 지나가자 다방은 카페로 변신했고, 사람들은 계란이 동동 뜬 모닝커피와 쌍화차 대신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마신다.
---「영도 깡깡이마을 그리고 〈양다방〉」중에서
공구상과 전파상이 몰려 있던 서면 뒤쪽 골목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었는데, 요즘은 전포동 카페 거리로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방울공장을 카페로 리모델링한 〈신기산업〉은 영도의 오랜 공장들을 카페로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되었다. 영도의 조선소 공업단지에는 폐창고의 널찍한 공간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무명일기〉가 있으며, 비어있던 제강공장을 개조한 수영의 〈F1963〉에는 유명 카페가 입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영도 봉래동에 물류 창고를 개조한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가 들어왔다. 어둡고 사람이 다니지 않던 항구의 거리가 카페 불빛으로 환해졌다.
---「우리 동네 카페 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