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에게 자신들이 유럽인인지 혹은 아시아인인지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그저 두 대륙의 거대한 땅에 터를 잡고 사는 ‘러시아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들은 이런 단순한 분류를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러시아는 유럽의 문학, 예술, 음악에 크게 이바지했다. 러시아 영토의 3분의 2는 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유럽 지역에 모여 산다. 가장 큰 도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다.
--- 「1장 영토와 국민」 중에서
러시아인들은 스스로를 “다정하고 친절하며, 손님을 따뜻이 맞아주는 한편, 게으르고 무책임하며, 비실용적이고, 굴욕적일 정도로 인내심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런 묘사는 전형적인 러시아 민화 영웅인 예멜리야를 닮았다. 그는 똑똑한 형들과는 달리 사랑스럽고 잘 속아 넘어가지만, 열심히 일하지 않고서도 결국 원하는 걸 얻어낸다.
--- 「2장 가치관과 사고방식」 중에서
휴일과 기념일이 많은 러시아에서 사람들이 음식에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오죽하면 “새해 전날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주어야 할 최고의 선물은 과식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러시아 코미디언 미하일 자도르노프가 말했을까! 당신은 꽤 자주 파티에 초대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가 일종의 내부 규칙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당신이 파티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방문이 성사될 수도 방해받을 수도 있다.
--- 「3장 풍습과 전통」 중에서
러시아인들은 대다수가 독서가들이다. 당신은 전화보다는 책을 손에 들고 지하철이나 여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놀랄지도 모른다. 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는 말했다. “컴퓨터는 미국의 힘이고, 독서가는 러시아의 힘이다.” 러시아인들은 책을 좋아하고 자신들의 풍부한 문학적 전통을 자랑스러워한다.
--- 「4장 친구 사귀기」 중에서
서양의 아이들이 스스로 삶의 현실에 직면하게끔 길러지고 자라서 독립한다면, 러시아의 아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가족이 자신을 부양하고 지켜주리라는 것을 알면서 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의 지원은 공짜가 아니다. 부모들은 흔히 자식들이 결혼한 후에도 성인이 된 자녀들의 삶에 간섭하려고 한다.
--- 「5장 일상생활」 중에서
러시아의 극장은 전통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방식으로 러시아의 정신을 드러내며 번성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예술극장 MHAT부터 불과 몇 줄의 좌석이 있는 지하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모든 극장은 열성적인 관객들로 꽉 들어찬다. 규모가 크고 꽤 잘 알려진 극장의 공연 티켓은 비쌀 수도 있지만, 규모가 작고 덜 알려진 극장의 경우에는 종종 놀라우리만치 저렴하다. 러시아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데에는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 「6장 여가생활」 중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길게 뻗은 웅장한 길, 운하, 다리가 있는 격자무늬에 유럽의 전통적인 도시 형태로 지어졌다. 모스크바는 옛 수도로 마을들이 모여 유기적으로 성장했다. 모스크바는 1917년에 다시 수도가 되었다. 모스크바는 혼돈의 용광로이며, 역동적이고 부유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북구의 방식대로 차분하고 묵직하다.
--- 「7장 여행 이모저모」 중에서
부패는 정계의 고질적인 풍토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공무원과 공직자의 급여가 낮은 한, 뇌물수수와 부정부패는 러시아 생활에서 필수적인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러시아에서 운전할 계획이라면 어느 시점에서 교통경찰에게 뇌물을 주어야 할 것이다.
--- 「8장 비즈니스 현황」 중에서
개인적인 의사소통은 러시아인의 또 다른 모순을 한 겹 더 드러낸다. 낯선 사람에게는 미소를 짓지 않지만, 친구에게 건네는 미소는 언제나 따뜻하고 진실하다는 것. 거리에서 눈을 마주치는 행위는 피하지만 사업상, 또는 개인적으로 의사소통이 부족하면 수상쩍게 생각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무례하다고 느낀다.
--- 「9장 의사소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