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철학은 만물의 근원(아르케)은 무엇인가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이전에 사람들은 태양은 아폴론, 바다는 포세이돈이 관장한다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세계의 기원과 구조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의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측면에서 세계의 기원과 구조를 탐구해보자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철학이란 ‘삶의 방식’에 관한 고찰이나 ‘인생론’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세계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처럼 하나의 진실을 추구하는 일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는 마치 이과에서 가르칠 법한 내용이다. 자연철학자라 불리는 이들은 변하는 세계 속에 절대 불변의 원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제1부 제1장 고대 철학」중에서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의 차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구약성서』는 유대인의 역사와 율법·시편 등을 기록한 것이고, 『신약성서』는 예수의 등장과 그 제자의 활약, 포교의 편지와 묵시록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사이에는 약 400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므로 세상도 몰라보게 변했다.
---「제1부 제2장 종교를 통해 현대를 바라보자」중에서
근대 철학자는 지금까지의 철학을 바탕으로 ‘이성’을 통해 0부터 시작해 수학처럼 정합성을 가진 철학을 추구한다. 그 시작은 데카르트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함으로써 절대 의심할 수 없는 철학 제1원리를 토대로 삼고, 여기서부터 연역적으로 여러 학문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 후 스피노자, 라이프니츠가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는 ‘대륙합리론’이라는 사상 조류를 형성한다.
---「제1부 제3장 근대 철학」중에서
구조주의에서는 무의식적인 구조에 따른 관계성에 주목했다. 이는 현대 사회와 미개 사회에도 각각의 구조가 존재하므로, 현대적 사회가 꼭 시대를 앞서간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문화상대주의와 관련 있다. 이러한 사상은 근대 철학이 중시한 실체와 이성, 그리고 진리, 나아가 발달사관을 부정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저마다 다른 존재이며, 정해진 것은 없고, 욕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신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목적도 없다’라는 인간의 민낯을 온 천하에 밝힌 것이다. 어찌 되었든 믿었던 인간의 이성이 산산조각으로 붕괴된 시대가 현대다.
---「제1부 제4장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철학」중에서
경제학과 철학은 언뜻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둘을 연결해 세상이 크게 변했기 때문에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전 경제학에서는 크게 애덤 스미스의 경제이론부터 존 스튜어트 밀의 경제학까지를 다룬다. 여기서는 자유방임주의의 형태로 국가가 경제에 개입하지 않은 구조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제1부 제5장 사회와 경제사상」중에서
먼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칸트의 인식론을 이어받았다. 칸트의 ‘현상과 물자체(物自體)’를 ‘현상(표상)과 의지’로 치환한다. 여기가 어려운 부분인데 현상은 유한한데 의지가 무한하게 솟구치기 때문에 인생은 고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해하면 된다. 앙리 베르그송의 철학도 굉장히 난해한데, 이 철학은 데카르트 철학의 심신 문제와 현대의 뇌과학 문제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므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제1부 제6장 삶과 생존 철학」중에서
고대와 근대 철학은 세계의 원리부터 삶의 방식을 설명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현대 사회는 과학의 시대이므로 세계의 원리는 과학이 주도한다. 철학의 대상 분야는 과학을 포함한 사회와 문화, 정치, 언어 등으로 확대되었고, 나아가 더욱 복잡해졌다. 과학철학처럼 이과와 문과의 경계가 모호한 분야도 발전하고 있다. 이 종합적인 학문을 우리는 ‘철학’이라 부른다.
---「제1부 제7장 미래로 이어지는 사상」중에서
이처럼 철학은 현실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세상’을 추구하는 학문이기에, 종국에는 우리의 최후의 순간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도록 한다. 죽음에 관해 깊이 고찰하다보면 어쩐지 지금 살아 있는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므로 이또한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제2부 제1장 철학·사상의 응용」중에서
철학에서는 ‘어쩌면 타자라는 존재는 의식을 지니지 않은 존재면서 그냥겉으로만 나와 이야기를 할 뿐인 공허한 존재일지 몰라’라며 타자의 존재도 의심한다. -이를 일반적으로 ‘철학적 좀비’라 표현한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나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일지 몰라’라는 말로 대표되는 독아론(獨我論)이다.
---「제2부 제2장 사회·정치 철학」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