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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_포구를 걷다

부산_포구를 걷다

비치리딩 시리즈-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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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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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28*188*20mm
ISBN13 9791185124278
ISBN10 118512427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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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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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모래가 밀려와서 쌓인 섬이고 산과 들 흙이 씻겨 와서 쌓인 섬이다. 모래는 얼마큼 밀려와야 섬이 되나. 흙은 얼마큼 씻겨 와야 섬이 되나. 나는 얼마큼 밀리고 얼마큼 씻겨야 내 안에 섬 하나를 우뚝 쌓나.
--- p.14

너는 나를 만나 하나가 되고 우리가 된다. 평평해진다. 하나가 되고 우리가 되어 평평해진다면 높고 낮음이 무엇이랴. 얕고 깊음이 무엇이랴. 둘러보면 아직도 만나지 못한 네가 있다. 돌아보면 아직도 만나지 못한 내가 있다. 나는 언제쯤 평평해질 것인가. 평평해져서 바다에 닿을 것인가.
--- p.24

길과 길이 엇갈리고 나와 내가 뒤섞인다. 앞날이 불안한 연인과 건너던 불안한 구름다리는 이제 콘크리트 다리가 되어 흔들어도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불안하던 그때가 좋은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지금이 좋은가.
--- p.41

공간은 기둥이다. 사람이 붙잡는 공간이고 사람 추억이 붙잡는 공간이다. 기둥이 없는 삶은 얼마나 불안한가. 얼마나 아슬한가. 기둥은 걸림이기도 하지만 안식이기도 하다. 기둥은 막힘이기도 하지만 은신이기도 하다.
--- p.48

다 바뀔 때 바뀌지 않는 것 하나쯤. 소중한 것은 또 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도 오랜 세월을 두고 보면 그때 그대로인 구름 같고 하늘 같은 것. 가지는 흔들려도 뿌리는 끄덕도 않는 듬직한 나무 같은 것. 그래도 다른 것은 있게 마련이다.
--- p.65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이 쉬 부글대고 쉬 치받는 건 섬을 향해 쉼 없이 밀려가는 파도 때문. 쉽게 털고 쉽게 푸는 건 파도가 덧없다는 걸 알기 때문. 그러면서 외로움은 섬처럼 축축해지고 그러면서 그리움도 촉촉해진다.
--- p.82

내가 선 자리, 포구. 포구는 경계다. 물과 뭍의 경계다. 젖음과 젖지 않음의 경계다. 나아감과 돌아옴의 경계다. 애초의 포구가 구불구불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닮았기 때문. 경계에 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하루에도 몇 번씩 몇십 번씩 갈팡질팡하는 사람의 구불구불한 마음을 닮았기 때문.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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