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할 때마다 미디어와 독서를 융합하려는 시도는 늘 있어왔다. 오래 전부터 TV 방송에서는 책이나 독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해왔다. KBS1의 ‘TV, 책을 말하다’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MBC의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역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오랜 기간 방송된 프로그램이다. 이후 KBS1에서는 2013년 ‘다시 책’이라는 프로그램을 2016년까지 방송하였고, MBC에서는 2016년 예능과 독서를 결합한 ‘달빛 프린스’라는 프로그램을 시도하였다. TVN에서 2020년에 방송한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시청자들이 책의 제목을 들어봤으나 읽지 않았을 유명한 책들을 소개하고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책이나 독서 활동을 중심으로 한 방송은 책에 대한 관심과 독서 행위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방송에 소개된 책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출판과 서점을 활성화시켜 독서 문화를 증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시청자들이 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평생 독자로 나아가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
팟캐스트(podcast)에서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등과 같은 책과 관련된 방송이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책이나 독서와 관련된 방송들이 활발하게 생산·수용되어, ‘북튜버’, ‘북스타그램’과 같은 새로운 단어들이 출현하였다. 또한 방송은 아니지만 책의 구매를 유도하는 동영상인 북트레일러(book-trailer), 다양한 오디오북 플랫폼, 챗북(chat-book) 등은 독자들이 책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할 때마다 미디어와 독서는 끊임없이 융합하려는 시도를 하였고, 이와 관련한 연구들도 출판, 서점, 미디어의 효과, 독서 문화, 독자 특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들과 연구들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독서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 방송이나 그에 대한 연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 비해 그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교육적인 관점에서의 담론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먼저 유튜브의 이용 경험과 이용 환경에 대한 연구가 있다. 아동이 유튜브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유튜브 이용 빈도와 심리적인 상관관계는 어떠한지, 아동의 유튜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바람직하게 유튜브를 시청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이 주된 관심이 된다. 둘째는 아동과 관련된 유튜브 방송을 분석한 연구들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방송의 내용, 디자인 등이 아동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지, 방송의 장르 유형, 내용, 제작자 특성 등은 어떠한지 등을 분석 기준으로 삼고 있다. 셋째는 아동 독서 관련 유튜브 방송을 분석한 연구인데 아동 독서 관련 유튜브 방송의 현황과 특성을 고찰한 연구(윤신원, 2022)와 초등 아동 독서 관련 유튜브 방송의 자막을 분석하여 방송 자막의 기능이 아동의 전반적인 독서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윤신원 외, 2022)만 눈에 띈다.
이상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아동 유튜브 방송 자체에 대한 분석은 대부분 아동 중에서 연령이 낮은 유아를 대상으로 하거나 아동 콘텐츠 전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동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보호주의적인 입장뿐 아니라 유튜브 방송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바람직한 활용을 장려하는 입장이 함께 나타나는 등, 유아를 비롯한 아동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을 인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디어 환경이 변화할 때마다 새로운 미디어와 독서는 끊임없이 융합을 시도하였고 이는 유튜브 방송 또한 예외는 아니다. 유튜브 방송에 대한 아동의 관심과 사용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아동의 유튜브 시청에 대해 부정적이고 교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던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아동이 경험하는 미디어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아동의 독서 행위를 촉진하기 위한 미디어와 독서의 새로운 융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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