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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 단편선

: 대문호 톨스토이의 사상과 종교, 인간에 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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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80g | 128*188*30mm
ISBN13 9788976041319
ISBN10 897604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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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사는 손잡이를 돌려 보았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좁은 복도를 걸어 들어갔다. 거실로 향하는 문도 열려 있었다. 왼쪽에는 벽돌 화덕이 있고 마주 보이는 벽 앞에는 성상을 올려놓은 받침대가, 그 앞에는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 옆의 의자에 모자도 쓰지 않고 옷을 하나만 걸친 노파가 앉아 있었다. 노파는 탁자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그 옆에는 비쩍 마르고 배만 불룩 튀어나온, 얼굴이 누렇게 뜬 아이가 노파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울어 대면서 뭔가를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엘리사는 거실로 들어갔다. 집 안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화덕 뒤쪽에 한 여자가 바닥에 누워 있었다. 여자는 눈을 감고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납작
드러누워서는 다리를 바르작거리고 있었다. 악취는 그 여자에게서 나는 듯했다. 여자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게 분명했다. 노파가 고개를 들더니 낯선 이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세요?” 노파가 물었다.
“뭐가 필요하세요? 우린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답니다.”
노파는 소러시아 사투리를 썼지만 엘리사는 그 말을 알아들었다.
“물을 얻어 마시려고 들어왔습니다.” 엘리사가 대답했다.
“물을 떠올 사람이 아무도, 아무도 없어요. 그냥 가세요.”
엘리사가 물었다.
“그러면 저 여인을 돌볼 만한 사람도 없습니까?”
“없어요. 아무도 없어요. 내 아들은 집 밖에서 죽어 가고 있고 우리는 집 안에서 죽어 가고 있는걸요.”
어린 남자아이는 낯선 사람을 보더니 울음을 그쳤다가 노파가 말을 시작하자 다시 노파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울부짖었다.
“빵 주세요, 할머니. 빵 주세요.”
엘리사가 노파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하는데 남자가 비틀거리며 오두막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벽에 기대어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오자 문지방 옆의 구석에 쓰러져 버렸다. 겨우 다시 일어나서는 의자까지 오려 하지도 않고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한 번에 한 단어를 뱉고는 말을 멈추고 헐떡거리며 숨을 돌렸다.
“병마가 우리를 덮쳤습니다…… 굶주림도요. 아이가 굶어 죽어 가고 있어요.”
남자는 아이 쪽을 가리키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두 노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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